오늘의 5가지 이슈: 인하 누가 먼저? 팽팽한 연준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현지시간 29일 연준이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지표인 2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발표와 파월 연준의장의 발언이 예정된 가운데 뉴욕증시는 지난주 신고점 랠리 피로감에 2거래일 연속 쉬어가는 모습이다. 모간스탠리와 JP모간은 기업들의 실적이 가속화되지 못할 경우 높아진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하기 어렵다고 경고했다. Bellwether Wealth는 4월 중순 분기 어닝시즌이 시작되면 주식시장이 시험대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미국의 2월 신규주택 매매가 시장 예상과 달리 3개월래 처음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주택시장의 회복에 온도차가 있음을 보여줬다.재선에 도전하는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은 뉴욕 법원 항소심 공탁금이 대폭 줄어든데다 그가 세운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Truth Social)’의 트럼프 미디어가 우회 상장에 성공하는 등 호재가 잇따랐다. 트럼프 미디어와 합병한 기업인수목적회사(SPAC) 디지털월드애퀴지션(DWAC) 주가가 월요일 35% 급등해, 화요일부터 DJT라는 티커로 나스닥에서 거래될 합병사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트럼프는 이번 딜로 50억 달러 이상의 주식을 보유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최근 항공기 안전 문제로 곤혹을 치르고 있는 보잉사는 데이브 칼훈 최고경영자(CEO) 등 수뇌부 교체를 예고하면서 주가가 장초 4% 가까이 뛰었다. 다음은 시장 참가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금리인하 누가 먼저? 

트레이더들이 기존 전망을 뒤집어 영란은행(BOE)이 유럽중앙은행(ECB)과 연준보다 먼저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베팅하는 모습이다. 앤드류 베일리 BOE 총재가 지난주 발언에서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완화됨에 따라 향후 회의에서 금리 인하를 검토할 수 있다고 말한 뒤 머니마켓은 다음 정책회의에서 BOE 금리 인하 확률을 20% 정도로 가격에 반영했다. 연준이나 ECB에 비해 약 두 배나 높다. 시장은 앞서 지난해 고집스럽게 높은 인플레이션에 BOE가 다른 주요국 중앙은행에 뒤처질 것으로 예상했었다. 연초만 해도 트레이더들은 올해 세 번째 회의까지 연준과 ECB의 경우 2회 인하를 점친 반면 BOE는 단 1회만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었다.

이제 논쟁은 BOE가 다음 정책회의가 열리는 5월에 금리를 내릴지 여부에 쏠려 있다. 씨티그룹 스트래티지스트 Jamie Searle은 현재 가격에 반영된 5월 금리 인하 예상치의 3배를 목표로 하는 스왑 베팅을 추천했다. 그는 지난주 통화정책 당국이 “미리 행동해야 한다”는 베일리 총재의 발언이 5월을 “합리적인 인하 시기”로 보이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모든 이들이 확신하는 것은 아니다. JP모간의 스트래티지스트들은 5월 회의 전에 경제지표가 충분치 않다며 전술적으로 5월 인하에 베팅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Agne Stengeryte는 시장이 영국의 인플레이션이 사라지기를 원하고 있지만 BOE보다 ECB가 6월에 먼저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팽팽한 연준 

리사 쿡 연준이사는 미국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 둔화를 위해 금리 인하에 신중한 접근 방식을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준위원들은 지난주 점도표에서 중앙값 기준 올해 3차례 금리 인하 전망을 고수했지만 내부 의견은 크게 갈렸다. 연준위원 19명 중 10명은 올해 25bp씩 3번 이상 인하를, 나머지 9명은 2번 이하의 인하를 내다봤고 그 중 2명은 동결을 예상했다. 쿡은 현지시간 월요일 하버드 대학교 강연 자료에서 고용과 인플레이션 목표를 달성하는데 있어 리스크가 보다 균형적으로 바뀌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가 안정을 완전히 회복하려면 시간에 걸쳐 통화 정책 완화에 신중한 접근 방식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예상했던 대로 디스인플레이션의 경로는 울퉁불퉁하고 불균등했지만, 추가 정책 조정에 대한 신중한 접근을 통해 견조한 노동 시장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동시에 인플레이션을 2%로 지속 가능하게 되돌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총재는 현지시간 월요일 Yahoo! Finance 인터뷰에서 자신은 올해 3차례 인하를 전망했다고 밝혔다.  “이렇게 불확실한 시기에 우리는 두가지 책무에서 균형을 맞춰야 한다”며, 최근 물가 불안에도 보다 광범위한 디스인플레이션 추세는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다만 인하 개시 시점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총재는 월요일 발언에서도 올해 1차례 금리 인하를 예상한다며, 경제가 버텨주는 한 연준이 인내심을 가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연준 금리 경로 재평가 

미국채 스트래티지스트들이 주간 보고서에서 지난주 FOMC 점도표 업데이트 등을 반영해 연준의 금리 경로를 재평가했다. 골드만삭스는 연준의 완화가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더디고 늦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채 10년물 금리의 연말 전망치를 기존 4%에서 4.25%로 높이고 2년과 5년, 30년물 금리 전망치도 상향 조정했다. 바클레이즈는 연준이 현재 가격에 반영된 것보다 적은 폭으로 금리를 내릴 수 있다며, 미국채 10년물 매도 권고를 유지했다.

TD증권은 연준의 첫 금리 인하 예상 시기를 5월에서 6월로 늦추고, 올해 전체 인하폭을 100bp로 내다봤다. 씨티그룹은 경제지표 강세가 지속되면서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4.5%-4.6%에 근접할 수 있다며, 연준이 6월을 스킵하고 7월부터 인하를 시작하는 전망을 토대로 한 옵션 구조에 기회가 있다고 주장했다. JP모간은 5s30s 스티프너 등 연준의 완화 기조에 베팅하는 트레이드를 추천했고, 웰스파고는 주요 10개국(G-10) 중앙은행들의 비둘기파적 기조 전환을 지적하며 10s30s과 5s10s 스티프너를 선호했다.

트럼프 사기사건 항소 공탁금 대폭 감액…첫 형사재판 4월 15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뉴욕 항소법원으로부터 사기 대출 의혹과 관련해 항소 공탁금을 1억7500만 달러로 68% 감액받으면서 이를 납부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현지시간 25일까지 4억5400만 달러의 벌금을 내거나 항소를 위해 벌금액의 120%에 달하는 약 5억4500만 달러의 보증 채권을 공탁해야 했으나, 이번 결정 덕분에 자산 압류 등 심각한 재정 위기는 일단 모면한 분위기다. 항소법원은 감액 결정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채 10일 내에 납부하도록 했다.

공화당 대선후보로 백악관 재입성을 노리고 있는 트럼프는 이날 기자들에게 “나는 항소부의 결정을 매우 존중한다”며 “현금이나 채권, 담보 등 무엇이든 필요한 형태로 1억7500만 달러를 10일 이내에 신속하게 내겠다”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의 첫 형사재판이 4월 15일 열릴 예정이다. 뉴욕법원은 이른바 ‘성추문 입막음 의혹’과 관련한 재판을 당초 3월 25일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맨해튼 지검이 새로운 증거를 법원에 제출하면서 연기한 바 있다. 이는 트럼프가 기소된 형사재판 4건 중 처음 개시되는 것으로, 11월 대통령 선거 전에 판결이 나올 수 있다. 트럼프는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유엔 휴전 결의안 반발…미국에 대표단 파견 취소

바이든 미 행정부가 가자 지구의 즉각적인 휴전을 요구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결정하자 이스라엘 정부는 이에 반발해 미국으로의 자국 대표단 파견 계획을 취소했다. 현지시간 25일 열린 회의에서 10개 비상임 이사국이 공동으로 제안한 결의안에 15개 안보리 이사국 중 14개국이 찬성표를 던졌고, 미국은 10월 7일 이스라엘에 대한 하마스의 공격을 명시적으로 규탄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기권했다. 전쟁 발발 후 처음으로 채택된 이번 안보리 결의안은 3월 10일부터 시작되는 이슬람 금식성월 라마단 기간 동안 “항구적이고 지속 가능한” 휴전으로 이어질 수 있는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았다. 또한 “즉각적이고 조건 없는” 모든 인질 석방과 인도주의적 접근의 보장을 요구했다.

그동안 미국은 유엔에서 이스라엘을 옹호하며 이스라엘의 이익에 반하는 결의안을 여러 차례 반대해왔다. 그러나 전쟁이 수개월째 지속되며 민간인 희생이 크게 늘고 이스라엘이 피난민이 모여든 가자지구 남부의 라파시를 침공하겠다는 계획을 고집하면서 입장에 변화가 생긴 듯 보인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실은 미국에게 해당 결의안 거부를 요청했으나 이를 거절당하자 “하마스에게 국제사회가 이스라엘을 압박해 인질 석방 없이도 휴전이 가능할 것이라는 희망을 안겨줬다”며 비난했다. 또한 라파시 침공과 인도주의적 원조 확대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미국-이스라엘간 고위급 회담을 철회했다. 한편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탄도미사일 공격을 가했다고 우크라이나 당국이 밝혔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슬람 무장 세력이 지난 주말 139명이나 사망한 모스크바 공연장 테러 사태의 주범임을 시인하면서도 우크라이나 및 서방 세계와의 연류 의혹을 버리지 않았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