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백악관 코로나 비상, 중국압박

(블룸버그) — 펜스 부통령의 대변인과 트럼프 대통령의 딸 이방카 백악관 선임고문의 측근까지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백악관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이들과 접촉한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팀의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과 식품의약국(FDA) 국장은 물론 펜스 부통령마저 자가격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 지지를 선언한 오바마 전 대통령은 트럼프가 “절대적으로 혼란스러운 재앙”을 초래했다며 그의 팬데믹 대응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한편 뉴욕의 코로나19 사망자수가 하루 200명대로 줄고, 영국은 봉쇄 해제와 경제 재개를 위한 신중한 첫단계를 발표했다. 10일 서울에서 확진된 국내 감염 코로나19 신규 환자가 최소 20명으로 집계되어 최근 61일 동안 하루 최다를 기록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미국 기업들이 금융위기래 최악의 실적 악화를 발표하고 고용 등 거시경제지표 역시 끔찍하지만 뉴욕증시는 6년래 최고의 분기 어닝시즌 랠리를 연출하는 분위기다. S&P 500 지수는 지난 한 주간 3.5% 올라 3월 저점에서 상승폭을 30%로 확대했다. 미국채2년물 금리는 장중 0.1%까지 밀리며 사상최저치를 경신한 뒤 반등했고, 연준은 미국채 매입 규모를 지난주 하루 약 80억 달러에서 이번주 70억 달러로 축소하기로 했다. 유로는 ECB 양적완화에 대한 독일 헌재의 위헌 판결로 유럽내 긴장이 고조되면서 오늘 아침 아시아장에서 달러대비 약세를 보이고 있다. BofA는 글로벌 통화정책 동조화로 금리격차에 대한 환율의 민감도가 낮아진만큼 달러의 향방은 실질금리 다이내믹스와 기대인플레이션, 미-중 관계에 달려 있다고 진단했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코로나19가 한국의 수출에 글로벌 금융위기보다 더 큰 타격을 주겠지만 글로벌 공급체인 재편이 한국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음은 시장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중국 압박하는 트럼프

미-중 무역협상 대표들이 금요일 전화통화에서 양자간 무역합의 이행을 위한 우호적인 여건을 마련하고 경제와 공중보건 분야 협력을 약속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1단계 무역합의의 미래에 의문을 던졌다. 트럼프는 현지시간 금요일 Fox & Friends 인터뷰에서 “나는 중국과 매우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코로나19 팬데믹이 무역합의를 뒤덮고 있다고 불평했다. “다른 어떤 누구도 중국과 무역합의를 체결하지 못했다. 중국이 거부했기 때문이다. 중국이 일방적으로 미국을 벗겨먹는 바람에 우리는 매년 5000억 달러나 손해를 보고 있다”며, 코로나19 발발과 관련해 관세 부과 등 어떤 방식으로 중국에 책임을 물을지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커들로 백악관 고문은 미-중 무역관계가 궤도를 벗어나지는 않았지만, 트럼프가 기업 인센티브를 통해 보다 많은 기업을 미국으로 되돌아오게 하는데 매우 관심이 많다고 전했다. 그는 “해외 공급체인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은 안전하지 않으며 믿을 수 없는데다 좋은 비즈니스 관행이 아니다”라고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강조했다. 한편 중국인민은행은 “보다 강력한” 통화정책으로 성장 충격에 대응하겠다고 일요일 분기통화정책이행 보고서에서 밝혔다.

대공황 이후 최악의 美실업

코로나19 충격에 미국 고용시장이 단 한달만에 붕괴했지만 피해가 끝나려면 아직 멀어보인다. 금요일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4월 비노동부문 고용자수는 2050만명이 줄었고 실업률은 14.7%로 1930년대 대공황이래 최악을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 -2200만명과 16%에는 못미쳤지만, 대량 해고 사태가 일반 기업 근무자들까지 번지고 있어 5월은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Moody’s Analytics는 많은 이들이 일시해고 상태로 경제 재개시 바로 직장으로 돌아갈 수 있으면 좋겠지만 이를 보장할 수는 없다며, 고용이 위기 이전으로 돌아가려면 수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팬데믹에 사상최장기 팽창을 자랑하던 미국 경제는 멈춰섰고, 십년에 걸쳐 만들어진 일자리가 거의 모두 사라져버렸다. 이미 7만5000명 이상의 미국인이 코로나19로 사망한데다 감염 확산 우려도 여전해 기업들은 아직 정상화에 신중한 모습이다. Oxford Economics는 경제성과를 자신의 치적으로 내세워왔던 트럼프의 재선 도전은 상당한 압력에 직면해있다.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총재는 “일자리의 경우 불행히도 최악의 상황은 아직 일어나지 않았다”며, 현재 사실상 약 23%~24%가 실직 상태로 경기회복이 자신의 예상대로 점진적으로 진행될 경우 이들은 지속적인 재정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하셋백악관 고문은 실업률이 5월이나 6월쯤 20%를 넘어 피크에 도달할 수도 있다고 보았고, 므누신 재무장관은 실질실업률이 이미 25%에 가까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위험자산 랠리 논쟁

대부분의 위험자산이 코로나19의 글로벌 파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절정에 달했던 3월 중순 저점에서 탈피했지만 향후 시장의 방향에 대해 월가 거물들의 의견이 엇갈리는 모습이다. 각국 중앙은행과 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대대적인 부양책의 장기적 효과를 놓고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씨티그룹은 최근 증시 랠리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정책 대응에 기반한 시장이 “무기한 지속될지 확실치 않아 주의가 요구된다”며, 가혹한 경제 현실이 다시 충격을 가할 경우 위험자산이 취약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반면 JP모간은 증시 랠리가 정당할 뿐만 아니라 지속될 수 있다고 낙관했다. “경제활동 붕괴가 기록적이긴 하지만 그 충격을 흡수하고 회복을 지지하기 위한 글로벌 정책 대응 역시 역사적”이라며, 경제가 재개됨에 따라 위험자산이 반등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MSCI AC World Index는 2월 고점에서 최대 34% 급락한 뒤에 3월 23일부터 약 25% 반등했다. 한편 골드만은 시장이 이미향후 2년간 거시경제 우려를 가격에 반영했다며, 바이러스 감염율 안정과 유동성 압박 완화 등이 최근 증시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모간스탠리는 지금처럼 극단적인 상황에서 시장과 실물경제 간의 괴리는 일반적인 현상이라며, U자 형이라도 회복을 한다면 괜찮다고 주장했다.

美 마이너스 금리 가능성 재개

선물시장이 다시 유럽과 일본에 이어 미국 정책금리도 마이너스로 하락할 가능성을 가격에 다시 반영하면서 머니매니저와 트레이더, 애널리스트 등이 허를 찔렸다. 최악의 고용 충격 속에 연방기금금리 계약에 따르면 연준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 시기는 이르면 올해 12월이나 내년 중반 쯤으로 예상된다. 투자자들은 왜 시장이 갑작스럽게 마이너스 금리에 베팅하는지 이유를 찾느라 애쓰는 분위기다. 사실 코로나19로 인한 막대한 경제적 손실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은 최근 며칠 위험자산을 사들이고 있는데다 연준 인사들 역시 마이너스 금리는 고려대상이 아니라며 여전히 거리를 두고 있다. R.W. Pressprich의 Larry Milstein은 연준의 공격적 대응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 가까운 미래에 마이너스 금리를 기대하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며, 일부 투자자들은 연준의 정책수단이 한계에 거의 도달했다고 보는 듯 하다고 진단했다. 구겐하임 파트너스의 글로벌 최고투자책임자 Scott Minerd는 금요일 미국채 금리 하락세가 조만간 마이너스 금리 시대의 도래를 암시한다고 주장했다. FHN Financial Capital Markets는 1개월과 3개월물 리보금리 급락 및 MMF 자금 유입에 트레이더들이 금리하락 가능성에 대해 초조하게 느끼기 시작했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유나이티드항공 채권발행 불발

유나이티드항공이 22.5억 달러의 정크본드를 발행하려 했으나 잠재적 투자자들과의 조건 합의에 실패하며 결국 포기하고 말았다. 최근 정크본드 시장이 뜨거워지자 유나이티드는 채권을 발행해 20억 달러의 1년만기 대출을 리파이낸스할 생각이었다. 비공식 가격 협의에서 채권금리가 대출이자보다 훨씬 높은 11%로 치솟자며 유나이티드 경영진은 너무 불리한 조건이라고 판단하고 딜을 무산시키기로 했다. 회사가 담보로 제시한 항공기의 일부가 너무 노후화되어 그 가치가 몇년안에 휴지조각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일각에서 제기됐다. 투자자들은 우량자산만을 담보로 내놓으라는 메시지를 미국 전역의 기업 재무담당자에게 보낸 셈이다. 당국의 지원 노력에도 대부분의 기업들은 디폴트 리스크가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연준이 회사채 매입 카드를 꺼내들자 코로나19 여파로 자금난을 겪고 있는 기업들이 크루즈선, 영화관, 엔진 등 각종 담보로 채권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