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연이은 경고, 인상중단 없다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뉴욕증시는 미국 고용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ADP 취업자 증가세가 5월 12만8000명으로 시장 예상을 크게 하회하며 2020년 4월래 최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노동 수요가 다소 식어 일부 인플레이션 압력이 느슨해질 수 있다는 기대에 테크업종과 자유소비재를 중심으로 3거래일만에 상승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달러 강세 여파에 실적 전망을 하향조정하며 주가가 한때 4% 가까이 급락했지만 장막판 반등에 성공했다. 한편 골드만삭스는 달러 피크 신호에 신흥시장(EM) 주식과 채권, 통화의 수혜가 예상된다며, 달러 지수가 5월 고점 대비 거의 3% 후퇴한 사실은 EM 반등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5월 소비자물가(CPI) 상승률은 전년비 5.4%로 2008년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연이은 경고

제이미 다이먼 JP모간 최고경영자가 투자자들에게 경제 “허리케인”을 경고한데 이어 존 왈드론 골드만삭스 사장도 글로벌 경제를 뒤흔드는 일련의 충격 속에서 더욱 험난한 나날을 예고했다. 왈드론은 현지시간 목요일 투자자 컨퍼런스에서 “이것은 내 경력 중 목격했던 가장 복잡하고 역동적인 환경 중 하나”라며, “내게 있어 이처럼 시스템에 대한 많은 충격이 합쳐진 것은 전례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인플레이션과 통화정책 변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에 따른 리스크가 글로벌 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보다 험난한 경제가 예상된다”며, 자본시장 환경 역시 보다 어려워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골드만삭스는 어떤 경제 환경에서도 잘 해 나갈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한편 블랙록 최고경영자인 래리 핑크는 글로벌 공급망 문제로 인플레이션이 수년 간 높은 수준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연준 9월에 안쉰다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부의장은 연준의 금리 인상 경로에 있어서 9월에 쉬어가야 할 근거를 찾기 어렵다고 CNBC 인터뷰에서 지적했다. 또한 6월과 7월 50bp 인상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는 시장의 기대가 합리적인 경로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만일 월간 인플레이션 지표가 둔화되지 않거나 정말로 뜨거운 수요가 어느 정도 식어가지 않는다면 9월에도 기준금리를 50bp 인상하는 것이 적절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플레이션이 둔화될 경우엔 그보다 느린 속도로 움직일 수는 있지만 “현재로선 금리 인상을 쉬어갈 근거를 찾기가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우리는 인플레이션을 2% 목표로 끌어내리는데 여전히 할 일이 많다”고 지적하고, 최우선 과제가 물가 안정으로 연준은 이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진정되고 있다는 “일련의 일관적 데이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총재 역시 6월과 7월에 50bp 인상을 선호한다며, 다만 9월의 경우 인플레이션 전개에 따라 긴축 속도가 빨라지거나 느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캐나다 긴축 의지

캐나다 중앙은행(BOC)은 물가 압력이 지속됨에 따라 기대 인플레이션을 고정시키기 위해 기준금리를 경기 위축적 수준까지 높여야 할 가능성이 높아졌음을 시사했다. 전일 정책금리를 1.5%로 50bp 인상한데 이어 Paul Beaudry BOC 부총재는 현지시간 목요일 발언에서 2%-3%로 추정되는 “중립 범위”의 상단 또는 그 위로 갈 수도 있다며 새로운 가이던스를 제시했다. 또한 이번주 회의에서 정책위원들이 인플레이션의 상방 리스크와 확산에 대해 논의했다고 전했다. 그의 발언은 BOC가 30년래 가장 뜨거운 물가 상승세를 억제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경제 성장을 둔화시킬 수준까지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시장의 베팅을 뒷받침할 전망이다. 해당 소식에 캐나다달러는 미달러대비 0.7%가량 강세를 연출했고, 캐나다 2년물 국채 금리는 5bp 가량 올라 2008년래 최고치인 2.84%를 기록했다. Beaudry는 정책위원들이 금리의 수준과 인상 폭 등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구체적으로 75bp 인상도 옵션 중 하나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ECB도 12월 50bp 인상?

유럽중앙은행(ECB)이 12월 회의에서 2000년 이래 처음으로 50bp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머니마켓이 기대를 높였다. 트레이더들은 심지어 이르면 10월 회의에서도 50bp 인상이 나올 가능성에 베팅하는 분위기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유가 움직임에 되살아나면서 유로존 역시 금리인상 베팅이 탄력을 받고 있다. 미국 재고가 줄고 유럽이 러시아산 원유 금수 조치를 추진하고 OPEC+가 증산 속도를 높일수 있을지 의구심이 제기되는 가운데 유가는 불안한 모습이다. ECB 인사들은 오랫동안 25bp 인상을 예고해왔으나, 일부 정책위원들은 빅스텝 가능성을 제기했다. Nordea Bank의 Jan von Gerich는 ECB가 처음부터 빅스텝으로 시작하기엔 무리가 있다며, 7월과 9월 12월에 각각 25bp씩 움직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최근 9월 50bp 인상 확률이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OPEC+ 증산

OPEC+가 증산 규모를 7월과 8월에 하루 64만8000배럴로 기존보다 약 50% 늘리기로 합의했다. 러시아의 전적인 지지 속에 OPEC+ 장관급 회의는 단 11분만에 끝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사우디 등 여러 회원국이 러시아 공급 감소에 따른 부족분을 채우거나 러시아를 아예 OPEC+ 쿼터에서 제외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국제유가는 하락했지만, 막상 OPEC+의 증산 합의 소식이 나온 후 WTI는 2% 가량 올랐다. 일부 트레이더들이 더 큰 규모의 증산을 기대했기 때문이다. Enverus Intelligence Research의 Bill Farren-Price는 “마이너한 변경이지만 러시아에 대한 유럽연합(EU)의 제재조치가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면서 올해말 예상되는 타이트한 수급 상황을 인정한 셈”이라고 진단했다.

미국은 OPEC+의 증산 확대 결정을 즉각 환영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특히 “사우디 아라비아가 이번 합의를 성사시키는데 있어 OPEC+ 의장국이자 최대 산유국으로서의 역할을 인정한다”면서 “미국은 계속해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에너지 가격 압력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유가 급등에 지지율이 하락하자 바이든 미 대통령은 이달 사우디를 방문해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를 만날 계획이라고 뉴욕타임즈지가 보도했다. 한편 EU는 러시아에 대한 6차 제재 패키지를 승인했다. 해상을 통한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금지하고 러시아 최대은행인 Sberbank를 국제결제시스템 SWIFT로부터 차단시키기로 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