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12월 폭락장 데자뷰? 터키 제재

(블룸버그) — 지난주 나온 미-중 구두 합의에 대해 일부에서 회의론이 제기되고 중국이 공식 서명에 앞서 이르면 이달 추가 협상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며 뉴욕증시는 갈팡질팡했다.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중국과 여러 무역 이슈에서 “기본적 합의”를 했다며, 많은 세부사항을 논의하고 문서화해야 하지만 결국 딜이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CNBC에서 밝혔다. 브렉시트 낙관론 역시 숨을 돌리고 미국이 시리아를 침공한 터키에 제재조치를 강행하면서 리스크온 랠리가 주춤했다. 한편 영국과 EU간에 막판 타협이 이루어지고 있어 브렉시트 합의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텔레그래프 보도가 전해지며 파운드가 아시아장 초반 0.2% 가량 상승했다.
JP모간과 달리 모간스탠리는 미-중 무역전쟁 휴전을 근거로 주식에 베팅하는 전략이 10개월전 비참하게 실패했음을 상기시키며 이번에도 성공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경고했다. 지난 금요일 S&P 500 지수가 급등후 장 막판 뒷걸음친 모습이 작년 12월 트럼프-시진핑 휴전 선언 직후 증시 움직임과 “놀라울 정도로 유사하다”며, 이번 합의가 경제와 비즈니스 펀더멘털 개선에는 무용지물이라고 평가했다. 기존 관세가 거의 그대로 남아 있는 한 이번 ‘미니딜’이 현재 경제와 기업실적의 둔화세를 바꾸긴 어렵다는 진단이다. 당시 S&P 500 지수는 휴전 발표후 16%나 추락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선의의 표시’ 위안화

위안화 고시환율은 미-중 무역합의에 있어서 중국측의 선의를 판단하는데 중요한 척도다.중국인민은행(PBOC)이 월요일 고시한 기준환율은 지난 금요일과 거의 비슷했다. 위안화 강세 고시는 수출을 위해 환율을 주작하고 있다는 우려를 진정시켜줄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은 화요일 고시환율에 주목하고 있다. 월요일 현물시장에서 달러-역내위안화 환율은 5거래일 연속 하락했고, 달러-역외위안화 환율 역시 4거래일 연속 내렸다. Capital Economics는 “PBOC가 선의의 제스처로 조용히 위안화 지지로 돌아설 수도 있다”며, 최근 1단계 무역합의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중국이 지속가능한 해결책에 근접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씨티그룹 역시 내년 미국 대선 전까지 포괄적 무역 합의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보고, 1단계 합의에 포함된 통화협정은 위안화의 “강제적인 일방향” 강세를 공언하기 보다는 위안화를 평가절하하지 않겠다는 약속이 담겼을 것으로 분석했다. 따라서 역외위안화의 강세 모멘텀이 다소 이어질 수 있지만, 달러-위안화 환율이 7위안선을 뚫고 내려오기엔 장벽이 높아 보인다고 진단했다. 도이치은행은 이번 합의가 ‘“매우 제한적”이라고 평가하고, 최종 서명까지 수주가 걸릴 수 있다며, 양국 갈등 뒤에 숨어 있는 보다 큰 이슈들 중 많은 부분이 전혀 해결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중국, 추가 협상 원해

중국은 시진핑 국가주석이 서명하기 전에 이달 추가 협상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자랑한 1단계 합의의 세부사항을 마무리짓고 싶어한다고 소식통이 밝혔다. 중국은 양국 지도자가 다음달 APEC 정상회의에서 체결할 가능성이 있는 합의 문건을 최종 확정짓기 위해 류허 부총리를 대표로 한 협상단을 보낼 수도 있으며, 미국이 12월 예고한 대중관세 인상도 철회하기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국은 지난주 협상에 대해 서로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다. 트럼프는 “우리는 합의에 도달했고, 상당히 이를 문서화하는데 접근했다”며 몇 주간 추가 협상이면 가능할 것으로 시사했다. 반면 중국 상무부는 단지 “양측이 상당한 진전을 이루었다”며 “최종 합의를 향해 함께 노력하기로 동의했다”고 발표했다. 중국 국영 신화통신 역시 보도에서 합의라는 단어를 쓰지 않았다. Taoran Notes는 양측의 어조가 다른 이유는 문화와 언어적 차이 때문이라며, 기본적으로 의견을 같이 했다고 주장했다.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현지시간 월요일 CNBC 인터뷰에서 향후 몇주간 실무협상을 거쳐 1단계 합의에 양측이 서명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렇지 못할 경우 새로운 대중 관세는 예정대로 12월 15일부터 시행된다고 밝혔다.

터키 제재

미국은 시리아를 침공한 터키에 제재조치를 단행하기로 했다. 트럼프는 일부 터키 정부관료를 제재 대상으로 지정하고, 철강관세를 50%로 올리고, 무역 협상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는 시리아 북부에 주둔했던 미군을 철수시켰고 결국 터키의 쿠르드족 퇴치 군사작전을 인정한 꼴이 됐다. 터키로부터 공격을 받은 쿠르드족의 구원 요청에 시리아 대통령은 병력을 파병했다. 트럼프는 “200년이나 싸워온 이들과의 또다른 전쟁에” 미국이 개입하진 않겠다며, 쿠르드족이 이슬람국가(IS) 구금자들을 풀어준 것은 미국을 끌어들이기 위한 시도일 수 있다며 음모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한편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과 펠로시 민주당 하원의장은 터키 제재와 관련해 힘을 합치기로 했다. 제재 우려에 달러-터키리라 환율은 한때 0.94% 올라 5.94선 부근을 시도했고, 보르사 이스탄불 국가 100 지수는 5% 이상 급락했다.

채권시장 발작?

일주일간의 낙관론만으로 채권시장은 발작하지 않는다. 브렉시트 협상과 미-중 미니딜에 대한 낙관론이 후퇴하면서 채권시장이 지난주 침체를 빠르게 회복하는 모습이다. 투자자들은 올해 대부분 성공적이었던 전략으로 돌아가 채권을 사고 글로벌 경제에 예민한 통화를 팔고 주식을 피하고 있다. 경기침체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었기 때문이다. Aberdeen Standard Investments는 미국채 매수 포지션 재진입 기회를 노리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추개 구매 약속만으로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를 잠재우는데 충분치 않다는 진단 속에 중국이 추가 협상을 원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채권 매수세가 되살아났다. 중국 9월 수출과 수입이 예상보다 더 큰 폭으로 위축된데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이번주 성장 전망을 낮출 가능성이 있어 경기 우려를 더했다. 길트가 월요일 채권시장 랠리를 이끌며, 10년물 금리가 0.61%로 최대 10bp 하락했다. 다른 유럽 채권시장도 비슷한 모습을 보였고, 미국채 시장은 휴일로 문을 닫았다.

골드만 ‘파운드 랠리’

골드만삭스는 영국과 EU간 브렉시트 합의문 마련 협상만으로도 파운드가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EU가 보다 영국에 구체적 계획안을 요구하면서 파운드는 월요일 하락했지만, 지난주엔 2.7% 랠리를 펼쳐 2년여래 최고의 주간성적을 기록했다. 골드만은 금요일 투자자노트에서 파운드가 1.3달러까지 상승할 잠재력이 있다고 진단했다. 브렉시트 합의를 향한 추가 진전시 리얼머니쪽 숏커버링에 파운드 랠리가 이어질 수 있다며, 파운드-달러 매수 트레이드를 초기 목표가 1.3달러로 재차 권고했다. 골드만은 EU와 존슨 영국 총리가 이번주 합의에 성공할 경우 영국 의회가 10월말 질서정연한 브렉시트를 지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주 브렉시트 합의에 대한 낙관론이 지나친 기대였을 수도 있다는 지적 속에 파운드는 2년래 최고의 주간성적을 기록한 후 월요일 1% 가량 급락했다. 보리스 존슨영국 총리가 제안한 브렉시트 타협안이 여전히 구체적 내용을 담고 있지 않다는 EU측 지적도 나왔다. “지난 목요일과 금요일 큰 변화가 있었지만, 여전히 가장 가능성 높은 결과는 시한 연장과 총선, 불확실성 지속”이라고 소시에테제네랄은 전망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