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장기전 경고, 어닝전망 우려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바이든 미 대통령이 중동지역 위기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이스라엘 방문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뉴욕증시가 반등하고 국제유가는 하락했다. 2명의 소식통에 따르면 아직 바이든의 일정은 결정된 바 없지만, 미국의 외교적 노력 강화에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이 중동전쟁으로 번지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극단적 위험회피를 막는 분위기다. 바이든은 현지시간 일요일밤 방영된 CBS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장기 점령하는 것은 큰 실수가 될 것이라며 주변국을 자극하지 않으려 애썼다.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월요일 다시 이스라엘로 돌아간 가운데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하마스와의 “장기전”에 대비하라고 경고했다. 게다가 이란 외무장관이 월요일 “정치적 해결을 위한 시간이 촉박해 다른 전선으로의 확전이 불가피한 단계에 다가서고 있다”고 경고하는 등 아직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중국의 글로벌 영향력 강화를 목표로 한 일대일로 이니셔티브 10주년을 기념하는 포럼에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방문해 10월 18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을 가질 예정이라고 인테르팍스가 러시아 보좌관을 인용해 보도했다. 한편 애플의 신형 스마트폰인 아이폰 15의 중국 판매가 이전 모델인 아이폰 14에 비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 중국내 소비 침체와 화웨이 등 경쟁사의 약진 등을 보여줬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유가 불안 진정?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이 자칫 주변 산유국으로 불길이 번질 수 있다는 우려 속에 지난주 5달러 가량 올랐던 국제유가(WTI)가 배럴당 86달러대로 진정되는 모습이다. 동시에 베네수엘라의 정부가 야당과의 대화를 재개하기로 하면서 미국의 일부 석유 제재조치가 완화될 가능성이 높아진 점도 유가 안정에 기여했다. 그러나 중동지역 확전 위험이 여전히 살아 있어 옵션시장에서 유가 급등에 대비한 헤지 수요가 급증했다. Energy Aspects의 Amrita Sen은 “원유 트레이더들이 이번 사태를 놓고 어떻게 거래해야 할지 정말로 난감해하고 있다”며, 직접적인 공급 손실은 없지만 이란과 같은 주요 산유국과의 거리를 감안할 때 “마음을 놓기엔 너무 가깝다”고 지적했다.

기업 어닝전망 우려

모간스탠리와 JP모간 스트래티지스트들은 기업들의 실적 전망이 약화되고 있으며 계속해서 부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모간스탠리의 마이클 윌슨은 S&P 500의 경우 실적 하향조정 대비 상향조정된 종목의 비율이 지난 몇 주 동안 급감했다며, 거시경제적 역풍 등 주기적 리스크가 이같은 현상을 주도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씨티그룹의 어닝 조정 지수에 따르면 실적 발표를 앞두고 4주 연속으로 하향 조정 수가 상향 조정을 앞섰고, JP모간의 미슬라프 마테이카는 이러한 추세가 계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애널리스트들은 훨씬 낙관적인 모습이다.

지난 금요일 월가 대형 은행들을 필두로 어닝 시즌의 막이 오른 가운데 기업들이 금리 인상과 소비 수요 둔화 등 각종 역풍을 어떻게 관리해 왔는지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려 있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보다 높게 오래 유지할 것이란 전망에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수년래 고점을 경신했고, 시장은 경기침체 우려와 더불어 중동 분쟁까지 각종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한편 RBC Capital Markets의 Lori Calvasina는 주당순이익 조정이 다소 부정적으로 바뀌고 불확실한 거시경제 상황이 기업들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발언이 나오고 있음에도 이번 어닝 시즌이 주가 반응 측면에서 볼때 출발이 좋다고 평가했다.

하커 연은총재 ‘높은 금리, 집값 상승에 기여’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총재는 금리가 오름에 따라 대출 비용이 늘고 주택 재고가 제한되면서 첫 주택 구매자가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그 결과 집값이 상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높은 금리로 인해 현 소유주들이 주택을 매물로 내놓지 않으면서 재고난이 심각해졌다고 현지시간 월요일 모기지은행협회가 주최한 행사를 위한 사전배포 연설문에서 지적했다. “금리 상승은 주택 구입을 원하는 사람들의 대출 비용을 증가시켰을 뿐만 아니라 재고 감소에도 기여했다”며, “재고 부족으로 인해 전반적으로 가격이 상승하고 잠재적 구매자들의 수가 줄어드는 것은 단순한 시장 역학”이라고 설명했다. 비록 신규 주택 판매가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보다 광범위한 주택 침체를 보완하기엔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올해 FOMC 금리 결정에 투표권이 있는 하커는 경제 지표가 갑자기 방향을 크게 바꾸지 않는 한 연준이 기준금리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는 지난주 발언을 되풀이했다. 연준이 작년부터 금리를 500bp 넘게 올리고 대차대조표를 축소함으로써 인플레이션과 싸우기 위해 여전히 많은 일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日재무관 환율 발언

달러-엔 환율이 150선을 위협하고 있는 가운데 칸다 마사토 일본 재무성 재무관은 금리 인상과 개입이 과도한 통화 움직임에 대응하는 일반적 원칙이라며, 최근 러시아와 이스라엘 당국이 취한 조치들을 예로 들었다. 그는 “자국 통화 가치가 과도하게 하락할 경우 국가들이 하는 일 중 하나는 자본 유출을 막기 위해 금리를 인상하는 것”이라며, “또 다른 일은 과도한 외환 움직임에 맞서 시장에 개입하는 것”이라고 월요일 기자들에게 말했다. 또한 다양한 요인들이 통화 펀더멘털에 영향을 미친다면서도, 많은 시장 참여자들이 지정학적 긴장을 가장 큰 투자 불안 원인으로 지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같은 발언은 경제 펀더멘털과 금리, 환율 간의 관계에 대한 자신의 생각일 뿐, 지난 주말 나온 국제통화기금(IMF)의 발언에 대한 답변은 아니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Sanjaya Panth IMF 아시아태평양 부국장은 엔화의 평가절하가 주로 금리 차별화에 따른 것으로 경제의 펀더멘털을 반영한 현상으로, 일본이 엔화를 지지하기 위해 외환시장에 개입해야만 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한 바 있다. 칸다 재무관은 시장 움직임이 이상할 경우 액션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과도한 환율 움직임에 대해 필요시 대응할 방침임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다만 최근 시장 움직임이 투기적인지에 대해서는 답변을 거부했다. “우리는 금리 상태를 포함해 매우 복잡한 환경에서 펀더멘털을 판단해야 한다”며, “G-7, G-20 합의에 따라 필요시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비트코인 오보 소동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업계에서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승인했다는 오보가 돌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뉴욕서 월요일 오전 한때 지난 3월래 최대폭인 10% 넘게 급등해 3만 달러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블랙록이 SEC가 ETF 신청을 여전히 검토 중이라고 밝히면서 곧바로 2만8000달러 아래로 밀렸다. 오늘 시장 반응은 여전히 비트코인 관련 상품에 대한 흥분과 기대가 상당함을 보여준다. 현재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 신청은 10건이 넘는다. 업계 거물인 블랙록과 인베스코까지 들어오자 일부 애널리스트들 사이에선 이번의 경우 승인 가능성이 더 높을 수도 있다는 추측이 돌았다. 한편 지난 금요일 SEC가 크립토 자산운용사 그레이스케일에 유리한 법원 판결에 대해 항소하지 않기로 하면서 승인 기대를 키우기도 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