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바이러스공포, 탄핵 속전속결

(블룸버그) — 무역전쟁이 진화되면서 안도했던 투자자들이 이번엔 중국발 바이러스 공포에 휩싸였다. ‘우한 폐렴’의 원인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미국내 첫 감염 사례 소식이 전해지면서 뉴욕증시는 아시아와 유럽을 따라 후퇴했다. 이로서 미국을 포함해 6개국에서 감염이 확인됐고, 중국에선 사망자가 6명으로 늘었다. 17년전 아시아에서 800명 가까이 사망했던 사스(SARS)만큼 치명적이진 않지만 대규모 인구 이동이 예상되는 중국 춘제 연휴를 앞두고 발병된 만큼 광범위한 전염과 소비위축이 우려된다. 안전자산 선호에 미국채 금리가 장기물 중심으로 하락하고 엔화가 강세를 나타냈다. 역외위안화는 1주일래 저점으로 밀렸다.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을 결정할 상원재판이 현지시간 화요일 본격 시작됐다. 월요일 CNN 여론조사에 따르면 51%의 미국인들은 탄핵에 찬성했고, 45%가 반대했다. 몬머스대 여론조사에선 4명중 3명 이상이 트럼프를 포함해 행정부 관료들이 증언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상원을 장악하고 있는 공화당의 속전속결 의지를 감안할 때 탄핵안은 이르면 다음주 기각될 수 있다. 한편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홍콩 시위를 구실로 중국 당국의 통제권을 강화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며, 자신은 사임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주용철 주제네바 북한대표부 참사관은 미국이 ‘비핵화 연말 시한’을 무시했기 때문에 북한도 더는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를 하지 않겠다는 약속에 얽매이지 않겠다고 밝혔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한국 작년 4분기 GDP 성장률이 전기대비 1.2%로 블룸버그 설문 예상치 상단마저 훌쩍 넘어 2017년 3분기 이래 최고성적을 기록했다. 사우디는 50억 달러 규모로 채권 발행에 나선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보호막 엔화…샌더스=유로

제프리스는 미국 정치 이벤트와 중국의 치명적 바이러스를 둘러싼 불확실성에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으로 몰리면서 엔화가 상승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달러-엔 환율 하락은 바이러스와 트럼프 탄핵으로부터 보호막을 제공한다며, 수익률 게임이 한동안 대단했지만 이제 향후 며칠 내에 보호막과 리스크 축소를 향한 비드가 강해질 전망이라고 지적했다. 달러-엔 환율은 장중 0.4% 가까이 하락하며 1월 8일래 최대폭 후퇴했다. 한편, 옵션 트레이더들이 유로 강세 베팅을 통해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버니 샌더스가 승리할 경우에 대비해 헤지하기 시작했다. 미 대선 후보 경선의 시작점인 아이오와주 코커스가 2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헤지펀드들은 유로-달러 콜 스프레드를 매수하고 있다. 샌더스 승리 가능성이 높아질 경우 달러가 약세 압력에 놓일 수 있다는 베팅인 셈이다. 군드라흐는 달러 약세를 점치며, 올해 시장의 최대 리스크는 샌더스의 선전이라고 예고했다. 크레디트스위스 역시 투자자들에게 샌더스 승리 가능성을 무시해선 안된다고 조언했다.

트럼프 탄핵 속전속결

맥코넬 상원 원내대표가 트럼프 탄핵 관련 상원의 심판 진행을 위해 제안한 규정은 백악관 법률팀에 유리하게 작용할 듯 보인다. 맥코넬은 클린턴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적용했던 규정을 모델로 삼겠다고 말해왔으나, 월요일 그가 발표한 결의안은 상당한 차이가 있다. 매우 타이트한 일정표와 더불어 하원 증거 처리에 대한 규제 등이 대표적이다. 척 슈머 상원 민주당 대표는 이에 대해 대통령에게 혜택을 주기 위한 “커버업”이라고 비난했다. 공화당은 애초에 하원 탄핵소추위원들과 트럼프 변호인단에게 각각 이틀내에 24시간 동안 각자의 주장을 설명할 기회를 주기로 했다가 비난이 이어지자 3일로 막판 타협했다. 만일 증인이 소환되지 않는다면 탄핵 심리는 속도를 낼 수 있다. 맥코넬이 공화당을 단결시켜 증인과 새로운 증거 채택을 막아낼 경우 트럼프는 이르면 다음주 무죄선고를 받아낼 수 있다.

미-중 무역합의 충격 진화

한정 중국 부총리는 미국과의 무역 협상이 경쟁 수출국에 피해를 주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으로부터의 수입 확대 약속이 WTO 의무에 부합한다며, 다른 나라로부터의 수입을 압박하지 않을 것이라고 안심시켰다. 또한 외국인 투자자들에 대한 장벽을 낮추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중국은 문호를 더욱 개방하겠다”며, “일부 국가의 보호주의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개방 결심은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고 다보스포럼에서 말했다. 또한 “1단계 미-중 무역 협정은 양국은 물론 세계에도 좋은 일이다”고 강조했다. 이번 협정은 다른 지역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비판가들은 지적했다. PIIE의 Chad Bown은 “관리무역”이 국제 교역을 확대한다기보다 방향을 바꿀 뿐이라고 주장했다. 예를 들면 중국은 미국산 대두 구입을 늘리는 대신 브라질산 유지종자 수입을 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 독일 싱크탱크는 중국이 시장 상황에 따라 미국산 재화와 서비스를 향후 2년에 걸쳐 2000억 달러 확대하기로 하면서 유럽이 내년 110억 달러 가량 피해를 볼 것으로 추정했다. 한편, 트럼프는 EU와 대규모 무역합의에 도달하기를 희망한다면서도, 무역합의 불발시 유럽산 자동차에 대해 관세 부과를 강력히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캐나다 동결 전망…서프라이즈?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폴로즈 캐나다 중앙은행(BOC) 총재는 이번에도 선진국 중 가장 매파적이라는 유명세를 포기하지 않을 듯 보인다. 현지시간 수요일 BOC는 기준금리를 선진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인 1.75%로 10차례 회의 연속 동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은 폴로즈 총재가 퇴임하는 6월까지 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을 40 % 미만으로 보고 있다. 경기가 작년말 크게 둔화되었지만 안정적 인플레이션과 꿈틀거리는 부동산 시장 및 가계대출 등 그가 동결 기조를 고수할 이유는 다양하다. 캐나다달러의 경우 작년 미달러대비 거의 5% 올랐으나 무역 갈등 완화 등으로 올해 들어 0.6% 가량 약세로 돌아섰다. BMO Capital Markets는 폴로즈가 통화에 대해 또다시 경고를 날릴 필요는 없겠지만 그로부터 언제든 서프라이즈가 나올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TD증권은 BOC의 성장 전망이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며, 캐나다달러 매도를 권고했다.

20년물과 감세…S&P 500 연말 3600 간다

TD 증권은 20년 만기 미국채 발행 재개가 트럼프의 핵심 재선 공약인 세금 인하를 위한 사전작업이라며, 5월 20년물이 발행되면서 추가 감세안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미 재무부가 2월 5일 리펀딩 일정 공개에 앞서 20년물 발행 계획을 미리 발표한 것은 시장에 5월 발행을 준비하도록 하고 이에 발맞춰 “감세 2.0”을 논의하기 위해서라며, 재무부가 20년물 발행을 위해 다른 쿠폰채 규모를 줄이진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감세 2.0이 아니더라도 내년 펀딩갭이 워낙 커서 쿠폰채 발행 규모를 줄일 이유가 없으며, 4분기면 자금조달 필요성이 높아지기 시작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크레디트스위스는 기업 실적 증가세와 산업생산 반등에 S&P 500 지수가 연말 3600포인트까지 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