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코로나 백신호재, 바이든 바운스

(블룸버그) — 트럼프 대통령이 아직 미국 대선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승리를 선언하며 월가와 글로벌 금융시장은 일단 ‘바이든 바운스’ 랠리를 보였다. 여기에 코로나19 백신 개발과 관련해 긍정적인 임상시험 결과가 전해지면서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으로 대거 몰려 S&P 500 지수가 장중 4% 가까이 급등하며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그러나 트럼프가 이번 대선에서 불법행위 가능성을 조사하고 재검표를 요구하는 것은 전적으로 그의 권리로 언론이 말하는 바이든의 승리를 받아들일 의무는 없다는 맥코넬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의 발언에 장막판 상승폭을 크게 줄였다. 봉쇄조치 수혜주인 줌 비디오 커뮤니케이션스와 넷플리스 주가가 각각 17%와 8% 넘게 급락하는 등 기술주는 후퇴했다. 국제유가(WTI)는 장중 최대 11.3% 급등했고, 달러는 숏커버가 나오며 반등했다. 미국채 시장은 3월래 최대 매도세가 나타나며 10년물 금리가 10bp 넘게 치솟았다.

바이든 대통령 당선자는 현지시간 월요일 미국이 “암흑의 겨울”을 맞이하고 있다며 코로나19 테스크포스팀을 구성했다. 연준은 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서 팬데믹의 경제적 파장이 악화될 경우 상업용 부동산 등 주요 시장의 자산가격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데다, 경기 회복이 덜 유망해지거나 바이러스 억제 진전이 실망스러울 경우 투자자 위험 심리가 빠르게 바뀔 수 있다”며, “에너지와 여행, 환대산업 등 일부 경제 부문은 특히 장기적 유행병에 취약하다”고 우려했다. 또 팬데믹이 예상보다 더 오래 지속되고 특히 성공적인 백신의 생산이나 배포가 너무 지연될 경우 미국 경제에 대한 하방 압력이 초기의 회복세를 무너뜨려 금융시장을 압박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카플란 댈러스 연은총재는 코로나19로 경제전망에 실제 하방리스크가 있다고 밝혔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코로나 백신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이 수만명의 자원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실험에서 90% 이상 감염 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추가 연구에서 안전성이 입증되면 규제 당국으로부터 긴급사용 승인을 기대할 수 있다. 한 세기래 최악의 팬데믹인 코로나19와의 전 세계적 전쟁이 시작된지 8개월 만에 이룩한 가장 고무적인 과학적 진보다. 이번 결과는 94명의 환자가 코로나19에 감염된 후 실시된 중간 분석을 토대로 하며, 164건의 감염에 도달할 때까지 임상시험이 계속된다. 이 데이터가 계속 유효하고 화이자 계획대로 약 일주일 후 주요 안전성 검사에서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온다면 전 세계적으로 120만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간 팬데믹을 통제하는데 필수적인 해법이 탄생하는 셈이다. 당초 1세대 백신의 효과가 60%~70%로 예상되었던 만큼 “90% 이상은 대단하다”고 Ugur Sahin 바이오엔테크 최고경영자는 지적했다. 하지만 유효성과 관련해 상세한 내용이 나오지 않은데다 고령층 등 주요 하부그룹에서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아직 불확실하다. 화이자는 미국내 긴급사용 승인에 필수적인 두달 간의 안전성 추가 데이터가 11월 셋째주면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여기서 별다른 문제가 없으면 화이자는 이달 미국에서 긴급 사용 승인을 신청할 수 있다. 한편 노바백스의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NVX-CoV2373이 미 식품의약품안전국(FDA) 패스트트랙(Fast Track)으로 선정됐다. 화이자 주가는한때 15.4% 급등했다.

미-중 갈등…에스퍼 해임

미국 정부가 중국이 홍콩의 정치적 자유를 억압한데 대해 4명의 중국인을 추가로 제재 명단에 올렸다. 앞서 중국이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홍콩에 대한 특별대우를 끝내기로 결정하고, 홍콩과의 체결한 탈주범 인도, 국제 수형자 이송, 선박의 국제운항 수입에 대한 상호 세금 면제 등에 대한 양자협정을 중지했다. 또한 홍콩의 정치적 자유 탄압을 이유로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 등 홍콩과 중국 관리 11명을 대상으로 제재를 부과했다. 중국은 이에 내정간섭이라며 강하게 반발하면서 미국 상원의원과 인권운동가 등에 보복조치를 단행했으나 아직까지 백악관 고위관료를 제재대상에 포함시키지는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 역시 홍콩 사태를 포함해 중국의 인권 문제를 강하게 비판해 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바이든 당선자에게 아직 공식 축하인사를 보내지 않았고, 중국 외교부는 미국의 새로운 행정부가 앞으로 “우리와 같은 방향으로 협력하길 바란다며 무역전쟁 등 미-중 갈등에 대해 언급을 회피했다. 한편 남은 임기가 3개월도 채 안되는 트럼프 대통령은 에스퍼 국방장관을 해임하고 후임으로 밀러 국가대테러센터(NCC) 국장을 앉힌다고 밝혔다. 에스퍼가 최근 미국내 시위 확산에 군을 투입하려는 트럼프의 계획에 반대하면서 둘 사이가 급속도로 악화됐다.

EU, 미국에 관세 발동

유럽연합(EU) 무역장관들은 미국의 보잉사 불법 지원에 항의해 40억 달러 상당의 미국산 수입품에 대해 현지시간 화요일부터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항공기 관련 제품과 주류, 땅콩류, 핸드백, 화학약품 등이 관세 대상이다. 미국이 에어버스 보조금을 이유로 유럽산 수입품에 고관세 철퇴를 휘두른데 대한 보복조치다. EU는 이번 제재조치가 신속히 철회되어 미국과 EU간 “협력 관계가 다시 살아나기를” 희망한다며 미국을 압박했다. 돔브로브스키스 EU 무역담당 집행위원은 “우리의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라며, “미국이 관세를 철회하거나 중단한다면 우리는 언제라도 상응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월요일 EU 장관급 화상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말했다. EU는 이번 조치를 이용해 미국과 휴전을 모색할 생각이다. 1월 20일 전까지 임기가 남은 트럼프 대통령과는 어려워 보이지만,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은 항공산업 지원 관련 분쟁을 관세전쟁 대신 협상 테이블에서 해결하자는 유럽측 요구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다.

EM 랠리…터키리라 급반등

신흥시장(EM)이 온건파인 바이든의 승리에 미-중관계 개선 등을 기대하며 축제 분위기다. 그동안 각종 악재에 시달려오던 터키 리라마저 지난 주말 중앙은행 총재가 경질되고 재무장관이 갑자기 사임했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이 금리 인상 가능성에 베팅하며 한때 달러 대비 6% 넘게 급등했다. 2018년 터키 시장 붕괴 후 뒤따른 반등 이래 최대폭 절상이다. 모닝스타 데이터에 따르면 EM 시장에서 적극적이고 과감한 투자 전략을 구사하는 액티브펀드 중 63%가 인덱스 추종 포트폴리오보다 좋은 성적으로 내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과 지정학적 긴장이 변동성을 촉발한 영향이다. 최근 몇년간 이어진 패시브 펀드로의 대탈출 현상이 주춤하는 모습이다.

OPEC+ 유가 지지

OPEC+ 장관들이 기존 감산 합의의 조정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논의하면서 1월로 예정된 생산 확대 계획을 재검토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사우디 아라비아와 UAE는 11월 30일 회의 전까지 어떤 정책 변경도 약속하지 않았지만, 시장의 상황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의사는 재확인했다. 유가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봉쇄 조치가 유럽 등지에서 다시 시행되면서 수요 위축 우려에 지난달 하락했다. 압둘라지즈 빈 살만 사우디 에너지 장관은 “모두의 컨센서스가 있다면 우리는 미래 상황에 따라 감산 합의를 조정할 수 있다”고 월요일 화상으로 진행된 아부다비 국제컨퍼런스에서 말했다. 러시아를 포함한 OPEC+는 내년부터 감산 규모를 하루 770만 배럴에서 200만 배럴 가량 줄여나가기로 했지만, 필요시 이를 변경할 능력이 있으며 다만 모든 회원국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고 수하일 알 마즈루에이 UAE 석유장관이 밝혔다. 올해 OPEC 의장직을 맡은 알제리는 지난주 사우디와 러시아가 다른 산유국들에게 현재의 감산 규모를 내년까지 계속 유지하자며 압박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알제리는 산유국 중 처음으로 이 제안을 지지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