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美스테그플레이션, 신용안정

서은경 기자
미국 경제가 성장은 둔화되고 있지만 근원 인플레이션이 좀처럼 꺾이지 않고 1년후 기대인플레이션이 급등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고물가 경기침체를 뜻하는 ‘스테그플레이션’ 리스크가 높아지는 모습이다. 뉴욕증시는 지난 금요일 JP모간 등 월가 대형은행들이 어닝 서프라이즈를 내놓으며 랠리를 펼쳤지만 S&P 500 지수의 추가 상승을 이끌기엔 역부족이었다. 애널리스트들은 S&P 500 기업들의 이익이 1분기 8% 감소해 ‘어글리 어닝시즌’이 되겠지만 이를 저점으로 향후 개선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미국 상업은행의 대출이 계절조정 기준 4월 5일 마감 주간에 102억 달러 늘어 3주만에 첫 증가세로 돌아서고 은행 예금역시 610억 달러 늘어나 신용 여건이 안정화되는 모습이다. 옐런 미 재무장관은 은행들이 다소 신중해져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필요성을 대체할만큼 신용여건이 타이트해질 수 있지만 경기 전망을 크게 바꿀 정도는 아니라고 진단했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몇주 앞두고 지난 주말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참석한 선거 유세 현장에서 폭발물이 터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기시다 총리는 다행히 폭발 현장을 벗어난 상태였지만, 작년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선거 지원 유세를 하다가 피격 당해 숨진 데 이어 또다시 비슷한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안겨줬다. G-7 외교장관 회동에서 미국은 동맹국들에게 중국의 군사적 위협은 물론 경제적 강압에 맞서 공조를 촉구할 방침이다. 래리 서머스 전 미 재무장관은 미국이 글로벌 영향력을 잃고 세계가 분절화되고 있다는 우려스러운 신호를 경고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미국 스테그플레이션  

높은 인플레이션과 금리 상승이 가계 지출과 제조업 활동을 제한함에 따라 미국 경제가 점진적으로 식고 있다는 신호를 더했다.  3월 소매판매는 주유소 매출 부진과 자동차 판매 둔화에 시장 예상보다 크게 악화된 1% 감소를 기록하며 4개월래 최대폭 후퇴했다. 제조업 생산의 경우 2월은 0.6% 증가로 상향 조정된 반면 3월은 0.5% 감소로 돌아섰다. 한편 미시간대 소비자 설문에서 1년후 기대인플레이션이 4월초 4.6%로 3월 3.6%에서 점프해 거의 2년래 가장 큰 폭의 상승을 보였다. 5년-10년 기대인플레이션은 2.9%에 머물렀다. 미시간대 소비자신뢰지수는 63.5로 이전치와 예상치를 상회했다.

도이치은행의 Justin Weidner는 기대 인플레이션이 아직 불확실한 상태에서 연준 위원들이 경제와 관련해 희소식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연준이 보다 장기적 견해에 초점을 두고 있는데다 대개 유가 급등이 근원 물가로 전가되지 않기 때문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BNP파리바의 Yelena Shulyatyeva는 “오늘 지표의 공통 주제는 1분기에 상황이 상대적으로 견조했지만 2분기로 가면서 확실히 둔화되고 있다는 점”이라고 진단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미국 경제가 3분기부터 투자 부진에 따른 경기하강에 들어서 올 하반기 GDP가 평균 1.1% 수축될 것으로 내다봤다.

추가 인상 선호하는 연준위원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이사는 여전히 높은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통화정책의 추가 긴축을 선호한다면서, 다만 신용이 예상보다 긴축될 경우 필요하다면 자신의 스탠스를 조정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지시간 금요일 연설에서 “금융 여건이 아직 상당히 타이트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노동시장이 계속해서 강하고 꽤 타이트하며 인플레이션이 목표를 크게 상회한 상태로, 따라서 통화정책을 추가로 긴축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얼마나 더 가야할지는 인플레이션과 실물경제, 신용여건 긴축 정도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수요 둔화의 조짐은 환영할만 일이지만 인플레이션이 유의미하게 지속적으로 우리의 2% 목표를 향해 내려가기 전까지 나는 여전히 할 일이 남아있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총재는 한번 더 25bp 인상을 한다면 인플레이션이 점진적으로 2% 목표로 되돌아올 것이란 어느 정도 확신을 갖고 연준이 긴축 행진을 끝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로이터 인터뷰에서 밝혔다. 반면 오스틴 굴스비 시카고 연은총재는 연준위원들이 추가 금리 인상에 있어 지나치게 공격적으로 나가선 안된다며, 최근 은행 위기에 따른 신용 여건 긴축은 연준의 물가 안정 노력을 도울 수 있다고 금요일 CNBC 인터뷰에서 말했다.

월가은행 어닝서프라이즈

JP모간체이스, 씨티그룹, 웰스파고가 미국 기업 어닝시즌 포문을 활짝 열었다. 연준의 가파른 금리 인상에 3월 실리콘밸리은행(SVB)이 무너지고 지역은행 고객들이 서둘러 비보장 예금을 안전한 피난처로 옮긴 가운데 월가 대형은행들은 오히려 금리 상승을 기회로 반사이익을 즐기는 모습이다. JP모간은 1분기 순이자수입(NII)이 애널리스트 예상을 뛰어 넘은 49% 급증했다며, 올해 NII 전망치를 1월에 제시했던 730억 달러에서 810억 달러로 상향조정했다. 고객들이 금리가 더 높은 투자상품으로 대거 이동했을 것이라는 시장 전망과 달리 예금은 작년말 대비 2% 늘었다. 1분기 조정 매출은 393억 달러로 전년비 25% 증가했고, 채권·외환·상품(FICC) 및 트레이딩 부문 수익 역시 57억 달러로 시장 예상을 웃돌았다. 주당순이익(EPS)은 4.1달러로 시장 예상 평균치 3.38달러를 상회했다. 실적 발표 후 JP모간 주가는 7% 넘게 급등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간 CEO는 “미국 경제가 전반적으로 튼튼한 토대에 머물고 있다. 소비자들은 여전히 지출을 하고 강한 대차대조표를 보유하고 있으며 기업들은 양호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지난 일년간 우리가 모니터링해 온 먹구름이 아직 수평선에 머물고 있고 은행 혼란이 이러한 리스크를 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씨티그룹 역시 조정 EPS가 시장 예상보다 좋은 1.86달러를 기록하고, FICC 수익이 45억 달러로 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주가가 4% 넘게 올랐다. 웰스파고도 마찬가지로 어닝 서프라이즈를 발표했다. NII는 133억 달러로 전년비 45% 급증했고, EPS는 1.23달러로 시장 예상치 1.13달러를 상회했다. 마크 메이슨 씨티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근 금융 불안 속에 대형은행으로 옮긴 기업들의 자금이 “꽤 끈적하다”며 당분간 머물 것으로 전망한 반면, 제레미 바눔 JP모간 CFO는 이같은 예금이 “특별히 안정적이라고 가정하지 않는 편이 신중하고 적절하다”고 지적했다.

ECB 추가 인상 고민

Pierre Wunsch 유럽중앙은행(ECB) 정책위원은 금리를 더 올려야 한다는 “강한 컨센서스”가 있다며 다음달 정책회의는 아마도 25bp나 50bp 인상이 될 것이라며, 이미 역대 최악인 근원 인플레이션이 또다시 안좋게 나올 경우 50bp 인상으로 기울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Joachim Nagel과 Gediminas Simkus는 아직 긴축이 끝나지 않았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고, 대표적 매파인 Robert Holzmann은 근원 인플레이션의 지속성을 지적하며 5월 50bp 인상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유로존 경제가 최근 은행 불안을 대체로 잘 넘기면서 추가 긴축 기대를 지지하는 모습으로, 머니마켓은 아직 25bp 인상을 바라보고 있다. 반면 Mario Centeno 정책위원은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이 후퇴하고 임금 지표에서 역내 압력을 찾을 수 없다며 다음달 금리 인상을 아예 중단하거나 25bp 인상으로 속도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PBOC 외환정책

이강 중국인민은행(PBOC) 총재는 대체로 정례적인 외환시장 개입을 끝냈다며, 중국의 외환정책에 대해 “기본적으로 아직도 관리변동환율제도라고 부를 수 있지만 주로 시장이 결정해야 한다”고 현지시간 토요일 워싱턴에서 말했다. 중국 당국이 아직 시장에 개입할 권한이 있지만 역사적으로 볼때 머지않아 시장이 결국 중앙은행을 이겼다고 설명했다. 위안화가 언제 자유롭게 환전이 가능해질지 날짜를 정할 순 없지만 기본 정책은 위안화의 사용을 보다 쉽게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중국인은 일인당 연간 최대 5만불까지 환전이 가능하다. 미-중 환율은 갑작스런 대규모 자본 이탈이 없어 “균형” 상태라고 진단하고, 중국은 자본수지 흑자를 추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