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美제조업 깜짝강세, 연준의심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미국의 3월 ISM 제조업 지수가 시장 예상보다 강하게 나오자 올해 연준의 금리 인하 전망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면서 장중 한때 미국채 금리가 전 구간에 걸쳐 10bp 넘게 올랐다. 스왑시장은 연내 금리 인하 기대를 65bp 정도로 낮췄고, 6월 첫 인하가 단행될 확률을 잠시 50% 미만으로 가격에 반영했다. 연준이 지난 점도표에서 제시했던 25bp씩 올해 3차례 인하 전망마저 시장에서 확신하지 못하는 셈이다. 뉴욕증시는 S&P 500 지수의 경우 5250선을 내준 반면 나스닥 지수는 구글 알파벳과 메타 플랫폼스의 랠리 덕분에 소폭 상승하는 등 혼조세로 마감했다.

세계적 헤지펀드 시타델의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인 켄 그리핀은 투자자들에 보낸 서한에서 완만한 경제 성장을 예상하면서 미국 국가부채 문제가 간과할 수 없는 우려 사항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US스틸 인수와 관련해 바이든 대통령 등 미국내 반대를 무마하기 위해 일본제철은 적어도 기존 노동 합의가 만료되는 2026년까지 직원을 해고하지 않고 추가 14억 달러의 자본지출을 투자하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은 시장 참가자들이 관심을 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미국 제조업, 2022년 이래 처음으로 확장…구매물가지수도 올라

미국의 제조업 활동이 급격한 생산 반등과 수요 증가로 인해 2022년 9월 이후 처음으로 확장으로 돌아섰다. 3월 ISM 제조업 지수는 50.3으로 기준선인 50을 살짝 넘기며 16개월간 지속된 위축을 멈췄다. 블룸버그 사전 설문에서 이코노미스트들은 중앙값 기준 48.3을 예상했으며, 가장 높은 전망치는 49.5였다. 생산 지수는 2020년 중반 이후 가장 큰 폭인 6.2포인트 상승한 54.6으로 2022년 6월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신규 주문 지수 역시 51.4로 확장으로 돌아섰고, 고용 지수는 47.4로 2월에 비해 개선됐다. 한편 ISM 구매물가 지수는 3월 55.8로 2022년 7월래 가장 높은 수준으로 상승해 고집스런 인플레이션 압력을 시사했다. ISM 제조업 비즈니스 설문 위원회의 Timothy Fiore 위원장은 “수요가 회복 초기 단계로 확실히 여건이 나아지고 있다는 신호가 있다. 기업들이 확장에 재진입함에 따라 생산이 1월과 2월에 비해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디스인플레이션의 ‘마지막 마일’…고용 보고서 주목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이번 ISM 제조업 지수가 디스인플레이션의 “마지막 마일”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를 더했다고 진단했다. 수요 개선과 재고 감소로 생산자와 기업들이 큰 폭의 가격 인하와 할인을 피할 수 있게 되었고, 공급망마저 거의 정상화되면서 재화가 향후 디스인플레이션 추세를 이끄는데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AmeriVet Securities의 미국 금리 거래 및 전략 책임자인 Gregory Faranello는 이번 ISM 보고서가 지난주 나왔던 경제 회복탄력성이 연준의 인내심을 가능하게 한다는 판단을 뒷받침한다며, 채권시장에게 이는 고금리 장기화를 의미한다고 진단했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금요일 나올 3월 고용보고서로 옮겨질 전망이다. 블룸버그 설문에서 이코노미스트들은 중앙값 기준 비농업부문 고용이 20만5000명 증가한 것으로 예상했다. 파월 연준의장이 한때 중립적 수준으로 추정했던 10만 명의 두 배로, 노동시장이 여전히 타이트함을 재차 확인해 줄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실업률이 3.9%에 머물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만일 4% 이상으로 나올 경우 5월이나 6월 인하 기대가 높아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달러-엔 또 152 위협…日당국 개입 경계 

미국의 3월 ISM 제조업 서프라이즈가 달러 강세를 부추김에 따라 달러-엔 환율이 뉴욕장에서 현지시간 월요일 한때 0.3% 가량 올라 151.77로 일고점을 높이며 일본 외환당국이 시장 개입에 나설 위험이 있는 152엔선을 위협했다. 달러-엔 환율은 지난 주 장중 기준 151.97까지 상승해 34년래 고점을 경신한 바 있다.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상이 정부가 “높은 긴장감”을 가지고 환율시장 동향을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지나친 움직임에 대해서는 모든 수단을 배제하지 않고 적절한 조치를 취할 방침이라고 말한 후에 트레이더들은 당국 개입 가능성에 잔뜩 긴장하고 있다.

제프리스의 FX 글로벌 책임자인 Brad Bechtel은 “당국이 152 수준에 대해 불안해 하는 듯 보인다”며, 장기적 차트상 이는 중요한 저항선이라고 지적했다. “달러-엔이 152를 향해 서서히 간다면 당국이 반응하지 않겠지만 152를 급하게 뚫고 154나 155로 간다면 당국의 반응이 나올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엔화는 올해 들어 달러 대비 7% 가량 가치가 하락했고, 지난 1년에 걸쳐 12% 넘게 후퇴해 G-10 통화 중 가장 약세를 보였다.

WTI 84불…수급에 중동불안까지

올해 수요가 예상보다 강할 수 있다는 신호와 이스라엘의 시리아 공격으로 중동 분쟁이 확대될 우려가 제기된 가운데 국제유가가 2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현지시간 월요일 뉴욕장에서 한때 1.6% 올라 배럴당 84.49달러로 작년 10월 30일래 고점을 경신했다.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의 제조업 활동이 3월 예상보다 활발한 것으로 나타나 소비 회복 기대를 부추겼고, 골드만삭스는 유럽의 수요가 회복탄력적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이스라엘이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을 미사일로 공격해 이란 혁명수비대 고위 장교인 모하마드레자 자헤디 등 여러 명이 사망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이란 외무장관은 이스라엘에 책임을 추궁했고 이란의 시리아 특사는 “단호한 대응”을 경고하는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더욱 고조됐다.

미국 최대 석유 저장고인 오클라호마주 쿠싱의 원유 공급이 타이트해진 점도 선물 가격을 끌어올렸다. Wood Mackenzie에 따르면 공급이 지난주 약 72만 배럴 줄면서 쿠싱 재고는 2년래 계절적으로 가장 적은 수준이다. 설상가상 멕시코 국영 석유기업인 페멕스(PEMEX)가 향후 몇달에 걸쳐 원유 수출 일부를 중단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WTI가 올 1분기에 16% 급등한 가운데 OPEC+는 현지시간 수요일 회동에서 현재의 감산 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트레이더들은 지난주 브렌트유 롱 포지션이 1년여래 최대 수준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시장의 방향 전환 가능성도 주시하고 있다. 브렌트유 알고리즘의 경우 최대한의 롱 포지션에 도달한 것으로 Bridgeton Research Group 자료에 나타났다.

뉴욕증시 추락 혹은 비상? 

S&P 500 지수가 이례적으로 두 분기 연속 두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한 가운데 투자자들은 이제 미국 주식시장이 추락할지 아니면 더 비상할지 가늠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다. 옵션시장에서 트레이더들은 보다 극단적인 테일 리스크에 대비한 헤지를 조용히 늘리고 있다. 제한적 조정시 유리한 풋 옵션 수요는 수년래 최저 수준에 머물고 있어 전체적으로 월가는 약간의 증시 부진에 대해 특별히 걱정하지 않는 듯 보이지만, 가격에 반영하지 못한 리스크가 강세장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우려는 커지는 분위기다. 파생상품 분석회사인 Asym 500의 설립자 Rocky Fishman은 “각종 테일 리스크가 있는데다 시장이 그동안 많이 움직였기 때문에 테일 헤지에 대한 수요는 놀랍지 않다”며, “오히려 기본 헤지에 대한 수요 부족이 더 놀랍다”고 진단했다.

인플레이션이 하락 추세를 이어가고 연준이 올해 금리 인하 의지를 시사함에 따라 금리 변동성이 2022년 2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주식 시장에 전반적으로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었고, 일부 주요 종목에 매수가 집중된 가운데 투자자들은 덜 사랑받는 업종과 종목에서 가치를 찾고 있는 상황이다. 모간스탠리 자산운용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Lisa Shalett은 “미국의 전반적인 경제 성장이 계속 견고하게 유지되는 진정한 연착륙 또는 노랜딩(no landing) 시나리오에 대해 시장은 좀더 확신하는 분위기”라며, 산업과 소재, 에너지 등 경기순환주를 포함해 보다 광범위한 종목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고 낙관했다.

Cboe Global Markets의 Mandy Xu는 “투자자들이 밸류에이션이나 수익 또는 조정을 가져올 수 있는 다른 재료에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다”며, “그렇지만 변동성을 크게 확대할 수 있는 잠재적인 블랙스완 이벤트에 대한 우려는 많다”고 전했다. 주요 리스크는 올해 연준의 금리 인하 시기와 그 규모로, 파월 연준의장은 지난 금요일 정책 완화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인공지능(AI) 열풍 역시 핵심 이슈로, 바클레이즈는 테크주가 포지션닝 쏠림과 기술적 요인으로 인해 매도세의 첫 희생타가 될 수 있다고 최근 경고했다. Interactive Brokers의 수석 스트래티지스트인 Steve Sosnick은 시장 전반적으로 헤지가 부족해 “옵션 트레이더들이 소위 ‘FOMO 보험’을 사고 싶어하는 듯 보인다”며, “그러나 시장 조정과 진정한 테일 리스크 사이에는 상당한 갭이 있다”고 지적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