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미국 코로나 1위, 실업대란

(블룸버그) —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사례가 8만2404명으로 중국과 이탈리아를 앞섰다. 사망자수도 1100명을 넘어선 가운데 미국 정부는 의료장비 확충에 애쓰고 있다. 미국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328만명이라는 기록을 세우며 실업대란이 현실화되었지만 뉴욕증시는 2조 달러 경기구제 패키지의 의회 통과 기대에 급등했다. 파월이 연준의장으로서는 처음으로 NBC 아침 인기토크쇼까지 출연하며 심리 안정에 나섰다. 다우존스 지수는 3월 23일 저점에서 20% 넘게 올라 약세장 탈출을 시도했고, S&P 500은 3거래일 동안 18% 가까이 올라 1933년래 최고 랠리를 펼쳤다. 달러는 2% 가까이 밀려 11년래 최대폭 하락이 예상된다. 펠로시 하원의장은 코로나19 지원 패키지를 현지시간 금요일 오전까지 초당적 표결로 신속 통과시키겠다고 자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각 지역을 코로나19 위험정도에 따라 3분류로 나눠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을 유지, 완화, 또는 강화할지 결정하도록 함으로써 경제 정상화를 도모하고 있다.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금융시장을 닫을 생각은 없다며 필요시 거래시간을 단축하는 방안을 고려해볼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모기지 회사의 유동성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테스크포스를 결성했다. 주요 20개국(G-20) 정상들은 목요일 특별 화상회의를 개최하고 글로벌 경제에 5조 달러 이상을 투입하고 있다며 코로나19 팬데믹과 그로 인한 충격을 극복하기 위해 “필요한 무엇이든” 하겠다고 약속했다. 싱가포르는 바이러스 대응 패키지를 GDP의 11%까지 확대했고, 2차례 긴급 조치로 발빠르게 움직였던 영란은행은 26일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사상최저인 0.1%로 유지했다. 미국의 전략비축유 매입이 무산되고 글로벌 원유 수요가 자유낙하하고 있다는 국제에너지기구의 암울한 진단까지 겹치며 국제유가(WTI)는 최대 8.6% 급락했다. 한국 3월 소비자 심리지수는 78.4로 통계작성이 시작된 2008년 이후 최대폭인 18.5p 급락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분기말 달러수요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전례없는 조치를 통해 광적인 달러 러시를 겨우 잠재웠지만 분기 말이 다가오면서 다시 유동성 경색이 촉발될지 주목된다. 포트폴리오 매니저와 기업 재무 담당자들이 분기말을 준비하면서 앞으로 며칠안에 자산 배분에 대규모 변경이 예상된다. 대개 분기말이 되면 이같은 움직임은 달러 강세를 부추기곤 한다. 달러지수(BBDXY)가 10일간의 상승 행진을 멈추고 최근 3거래일 연속 하락했지만, 월가는 현재 분기말 달러 수요가 촉발되어 다시 달러 강세 추세가 재개될까 염려하고 있다. 연준의 통화 정책 지원과 의회 통과를 기다리고 있는 2조 달러의 미국 재정 부양 패키지에도 글로벌 달러 사재기 현상은 여전한 모습이다. 골드만은 “이번 위기의 바닥이나 미달러의 고점을 아직 보지 못했다”며, “경제의 서든스탑을 고려할 때 향후 몇주간 경제지표가 충격적일 수 있다. 달러는 계속해서 안전자산 플로우 등 여러 재료로부터 수혜를 받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글로벌외환거래위원회(GFEC)는 외환시장 변동성이 월말을 맞아 향후 며칠내 급등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BofA는 월말과 분기말에 기업들의 달러 수요가 강하게 나오곤 했다며, 특히 이번의 경우 글로벌 위기가 달러 움직임을 주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JP모간은 중앙은행 백스톱이 워낙 막대해 분기말 펀딩 스퀴즈는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美실업대란

미국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전례없이 급증하면서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피해 규모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3월 21일 종료 주간 기준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328만명으로 1967년 노동부 자료 집계가 시작된 이래 이전 최고 기록을 4배 이상 뛰어넘었다. 3월 초만해도 21만1000건으로 거의 50년래 최저 수준에 근접했었다. 그 이후 코로나19의 빠른 확산에 놀라 많은 지역에서 자택대피령이 내려지고 가게들이 문을 닫으면서 실업이 크게 늘었다. BofA의 Michelle Meyer는 “이번 수치는 경기하강의 깊이와 속도를 보여준다”며, “이번 경기침체의 이례적 특징을 알 수 있다. 충격이 배가되기까지 시간이 걸렸던 과거와 달리 이번엔 갑작스런 침체로, 향후 몇주간 매우 높은 수치가 계속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블룸버그 설문에서 이코노미스트들의 전망치는 중앙값 170만명, 최대 440만명이었다. 도이치은행은 “이번 지표로 미국 경제가 현재 불황 속에 있음이 확실해졌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미는 4월 실업률이 5.5%에 이를 수 있다며, 앞으로도 추가 수백만명이 실업수당을 신청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올 2분기 실업률과 GDP 성장률의 경우 JP모간은 각각 8.5%, -25%를 점쳤고, 웰스파고는 7.3%, -14.7%를 전망했다.

파월 ‘연준 실탄 충분’

파월 연준의장은 코로나19에 맞서 미국 경제의 신용 흐름을 지원하기 위한 중앙은행의 막강한 힘을 계속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현지시간 목요일 NBC ‘투데이’쇼에 출연해 “우리는 그동안 그래왔듯이 유동성을 공격적이고 단도직입적으로 계속할 것”이라며, “이번 대출과 관련해 연준의 실탄이 바닥나는 일은 없다”고 강조했다. 경제활동이 2분기에 아마도 상당히 줄어들 것이라며, 이에 따라 미국 경제가 침체에 접어들 수도 있지만 이는 일시적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지금은 매우 독특한 상황으로, 전형적인 경기 하강이 아니다”라고 평가하면서, 당장 실업이 크게 늘고 경제활동이 심각하게 축소되겠지만 반면 나중에 급반등이 가능할 수 있다고 낙관했다. 한편 미국 경제 활동 재개를 서두르려는 트럼프와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파월은 “우리는 전문가들의 말을 듣는 편”이라며 “바이러스가 일정을 결정한다”는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의 발언에 동의했다. 연준은 수조달러의 유동성을 미국 경제에 뿌릴 준비를 하고 있다. 이번 구제 패키지에서 미 재무부가 연준 대출에 4540억 달러 보증을 제공하게 되면 연준은 이를 레버리지로 이용해 막대한 양의 파이낸싱을 퍼부을 수 있게 된다. 파월 연준의장은 재무부 백스톱 1달러당 10달러의 대출 지원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연준이 위기시 최종대부자 역할에서 한발 더 나아가 광범위한 경제를 위한 “최후의 상업은행”이 되었다고 JP모간은 평가했다.

ECB, 채권매입 족쇄 푼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코로나19 긴급 대응을 위한 7500억 유로 규모의 채권 매입 프로그램과 관련해 매입 규모를 각 회원국 부채의 3분의 1로 한정한 규정을 적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경제 충격을 완화하는데 필요한 막강한 수단으로, 해당 법적 문서가 공개된 후 유로존 국채시장은 광범위한 랠리를 펼쳤다. 채권 매입은 현지시간 목요일부터 시작되었고, ECB는 “이번 이례적 충격에 맞설 수 있도록 경제를 지원하는데 모든 선택지와 비상계획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프로그램은 적어도 올해 말까지 지속될 예정으로, 기존의 QE 오퍼레이션보다 만기가 짧은 채권도 포함된다. 이탈리아 국채 2년물 금리가 한때 34bp 가량 급락했고, 분트 10년물도 12bp 내린 -0.38%까지 밀렸다. ECB는 “유로시스템은 유로존 모든 관할권에서 통화정책의 원활한 파급경로에 그 어떤 리스크도 용인하지 않는다”고 해당 문서에서 밝혔다. 라가르드 ECB 총재는 심각한 경기침체 위협에 직면한 유로존을 지키겠다는 ECB의 사명엔 “한계가 없다”고 강조했다. Bank Pictet & Cies는 “간단히 말해 자산매입에 있어서 사실상 모든 족쇄가 풀린 셈”이라며, 자산매입이 2021년까지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조치로 ECB는 사실상 가장 강력한 정책 수단인 무제한 채권 매입프로그램(OMT)을 가동해야할 필요성이 줄어들었다. EU 정상들은 목요일 화상회의에서 구체적인 유로존 공동 구제 방안을 도출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G-20 공조

G-20 정상들은 공동성명서에서 “바이러스는 국경을 가리지 않는다”며, “우리는 이 공동의 위협에 대항하여 연합된 태세로 대응할 것임에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과감한 대규모의 재정 지원을 지속하겠다”며, “이러한 규모와 범위의 대응은 세계경제를 회복시키고 일자리 보호와 성장 회복에 대한 견고한 기반이 될 것”으로 평가했다. 사우디가 의장국으로 주도한 이번 특별 회의에서 각국 정상들은 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한 경제적이고 사회적인 피해를 최소화하고, 세계성장을 회복하며, 시장 안정성을 유지하고, 복원력을 강화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고 모든 가용한 정책 수단을 활용하기로 약속했다. 이번 성명문에는 사우디와 러시아간 촉발된 유가 충격에 대한 언급은 빠져 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의 코로나19 대응 모델을 국제사회와 공유하기로 하고, 세계 경제에 대한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국가 간 경제교류의 필수적인 흐름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가용한 모든 수단을 활용하여 확장적 거시 정책을 펴야하며, 글로벌 금융 안전망을 강화하고, 저개발·빈곤국의 경제 안정을 위해서도 협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의 경우 총 132조원 규모의 과감한 확장적 거시정책과 금융안정정책을 시행하고 있으며, 필요하다면 추가적인 대책도 강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