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美기대인플레, 중국 성장경고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지난주 월마트와 타겟의 우울한 경고에 움추렸던 소매업종이 대표적 백화점인 메이시스의 실적 전망 상향 조정에 힘입어 뉴욕증시 랠리를 이끌었다. 미국 모기지금리가 일주일 사이에 5.25%에서 5.10%로 급락해 2020년 4월래 최대폭 하락하고, 브로드컴이 610억 달러에 클라우드 기술의 브이엠웨어(VMware)를 인수하기로 합의한 점도 위험선호를 부추겼다. 애플과 테슬라 등 대형 테크주의 급등 덕분에 나스닥 100 지수는 2.8% 올랐다. 그러나 장 마감후 의류업체 갭(Gap)이 실망스런 분기 실적과 연간 전망 하향을 내놓으면서 주가가 급락해 명암이 엇갈렸다.
달러는 월말 자금 흐름에 지지를 받았지만 미국 경제 둔화 리스크가 상승을 제한할 수도 있다고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은 진단했다. 연준의 공격적 금리 인상 기조가 9월 느려지거나 아예 쉬어갈 수도 있다는 추측이 일면서 시장이 이를 반영할 경우 미국채 중기물과 장기물 금리가 피크를 지났음이 명확해질 수 있다고 BofA는 지적했다. 2.13%에 9월물 OIS 리시브나 5년물을 중심으로 매도시 듀레이션 추가 전략을 추천했다. 헤이먼캐피탈의 최고투자책임자 카일 배스는 CNBC에서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얕은 경기침체가 발생하고 결국 스태그플레이션에 직면해 연준이 금리를 내려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美 기대 인플레

미국 소비자들은 여전히 현재의 인플레이션 충격이 일시적일 뿐이며 물가 상승세가 장기적으로는 안정적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총재가 공동 저자로 블로그에 올린 설문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향후 5년간 물가오름세가 약 3%에 이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단기적인 기대 인플레이션은 계속 상승 추세인데 반해 중기 기대 인플레이션은 지난 몇개월에 걸쳐 높은 평지에 도달했고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은 상당히 안정적인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연준의 물가안정 목표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상승률 기준 2%로, 해당 지표는 3월 6.6%를 기록한 바 있다. 4월 헤드라인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8.3%였다. 한편 미국 1분기 GDP 성장률은 연간화 기준 -1.5%로 나타났다.

중국 성장 경고

중국 리커창 총리는 수요일 비상 회의에서 수천명의 지방정부 관료들들에 2분기 경기 위축을 반드시 피해야 한다며, 정부가 적극 나서지 않는다면 심각한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리커창은 경제 성장률이 합리적 범위를 벗어날 위험이 있다면서, 경제가 특정 속도로 계속해서 확장하지 못할 경우 중국은 회복이 늦어져 막대한 비용을 치루게 된다고 우려했다. 그의 발언은 중국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로 제시한 약 5.5%가 점점 더 가시권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이코노미스트들의 진단을 뒷받침한다. 코로나19 봉쇄 조치 속에 블룸버그 설문에서 이코노미스트들은 기껏해야 4.5%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모간스탠리의 경우 기존 4.2%에서 3.2%로 성장률 전망치를 낮췄다. 중국 성장 우려에 24개 통화 대비 위안화 가치를 추적하는 블룸버그 추산 CFETS RMB 지수가 7개월래 처음으로 100을 하회했다.

러시아 또 300bp 인하

러시아 중앙은행이 한달 약간 넘는 기간 동안 벌써 세번째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하루 전 통보한 목요일 비정례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14%에서 11%로 내렸다. 블룸버그 설문조사에서 23명의 이코노미스트들은 모두 인하를 예상했지만 대부분은 200bp를 내다봤었다. 깜짝 인하 발표 후 루블화는 약세를 확대해 이틀에 걸쳐 달러 대비 10% 넘게 후퇴하며 최근의 랠리를 일부 되돌렸다. 4월 이래 총 900bp나 금리를 내린 엘비라 나비울리나 중앙은행 총재는 향후 회의에서도 추가 금리 인하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정책 성명서는 환율이 인플레이션을 늦추는 데 기여했다는 점 외에 루블화에 대해 별다른 언급이 없었다. 타스 보도에 따르면 나비울리나는 한 컨퍼런스에서 “향후 분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경제가 적응하는 동안 기업과 국민들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예상보다 인플레이션이 빠르게 둔화되면서 러시아 중앙은행은 자신감을 갖고 3개월전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 도입했던 긴급 통화정책 긴축을 거의 모두 정상화했다.

푸틴의 거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세계적인 식량 부족과 가격 상승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자 곡물과 비료를 적극 수출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자국에 대한 제재 조치 해제를 조건으로 내세웠다. 러시아산인지 아니면 2월 말 러시아 침공이 시작된 이후 러시아 군의 항만 봉쇄로 수출이 중단된 우크라이나산 농산품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미국과 동맹국들이 이같은 푸틴의 요구조건을 들어줄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  푸틴은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와의 전화 통화에서 글로벌 식량 공급 차질이 서방 세계의 제재조치로 악화되었다고 주장했다.

앞서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무차관은 우크라이나 정부가 자국 항구를 폭파해 곡물 수출이 중단되었다고 비난했다. 반면 우크라이나 측은 러시아가 배를 부두에 접안하지 못하도록 막고 점령 지역에서 곡물저장고를 훔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백악관 대변인은 러시아의 행동이 세계를 더욱 굶주리게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쟁이 발발하기 전 우크라이나는 밀과 옥수수, 해바라기씨 오일의 주요 수출국이었다.

미국, 중국에 메시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중국의 국제질서 재편 시도를 우려하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겨냥해 매우 직접적인 경고를 보냈다. 그는 현지시간 목요일 연설에서 “중국의 궤도를 바꾸는데 있어 중국 정부에 의지할 수 없다”며, “따라서 우리는 개방되고 포용적인 국제제도를 향한 우리의 비전을 발전시키기 위해 중국 주변으로 전략적 환경을 만들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미래 산업을 장악하려 한다며 미국은 자국내 투자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중국과 새로운 냉전을 원하진 않지만, 시진핑 정부가 중국의 부흥을 도운 국제제도를 흔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시진핑 지배 하에 중국 공산당은 국내에서 더욱 억압적이고 해외에선 보다 공격적이 되었다”며 직설을 퍼부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시절 중국에 부과했던 수입관세 일부를 철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데 대해 Greta Peisch 미 무역대표부 고위 관리는 검토가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