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꼭 알아야 할 5가지:환율보고서 폭풍? 관세폭탄

(블룸버그) — 트럼프 미 대통령이 관세폭탄을 두 배로 투척했다. 그는 기존 500억 달러 상당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고율관세 계획을 발표한데 이어 한국시간으로 오늘 아침 1000억 달러 상당의 추가 조치를 검토하라고 미 무역대표부에 지시했다. 이 소식에 엔화가 반등하고 호주달러가 급락하는 등 아시아 금융시장이 고스란히 충격을 받고 있다. 미증시 주요 주가지수 선물 역시 1% 넘게 하락 중이다. 간밤 미-중 양국이 확전을 막기 위해 협상에 나설 것이란 기대로 미 증시와 미국채 금리가 3거래일 연속 올랐지만, 트럼프의 발언에 다시 긴장이 고조되는 모습이다.
미 재무부의 환율 보고서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달러-원 환율은 1050원대 초반을 타진한 후 1060원 부근에서 거래되었다. 한국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될 가능성은 낮지만 당국은 외환시장 투명성 제고 노력 등을 통해 미국의 보다 강경한 압박을 막기 위해 애쓰고 있다. 중국 역시 관심 대상이다.
오늘 삼성전자가 1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하며, 박근혜 전 대통령의 1심 선고와 미 3월 고용보고서가 예정돼 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오늘 가장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미 증시 사흘째 상승…‘치킨게임’ 언제든 악화될 수 있어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관련 발언 수위를 낮추면서 미 증시가 사흘째 상승했다. 달러는 강세를 보였고 위험선호가 되살아나며 엔화는 G-10 통화 가운데 가장 약세를 보였다. 미 고용지표 발표를 앞두고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약 2주래 고점인 2.83% 위에서 마감했다. 유가는 상승했고 금은 하락했다. 아시아 주식 선물은 역내 전반에 걸쳐 견조한 초반 흐름을 시사하고 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친구”라고 부르면서도 중국이 무역에 있어서 미국을 이용하는 부당행위를 중단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이슈로 사실 피곤하지만 양국이 시간에 걸쳐 무역협상을 타결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정책국장은 미국의 대중 관세에 관해 므누신 미 재무장관과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중국 당국과 협상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긴장은 여전하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Scott Kennedy는 전형적인 ‘치킨게임’이라며 양국 정상이 서로 자신이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에 상황을 오판해 관계가 더욱 악화될 가능성을 지적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경우 공산당 지배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수십년간 고속 성장에 의존해 왔기 때문에, 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가운데 체제 붕괴를 위협할 수 있는 경기침체를 감당하기 어렵다. 한편, 트럼프 미 대통령은 11월 중간선거를 포함해 수많은 정치적 난제에 봉착해 있다.

美 환율보고서 핵폭풍?…원화, 주요통화 중 절상률 2위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수지 적자를 축소하기 위한 공약을 내세우며 일련의 관세 부과 계획을 발표한데 이어 미 재무부의 반기 환율보고서가 곧 나온다. 이전보다 공격적인 내용이 담길 경우 해당 통화에 강세 압력이 가해질 수 있다. 작년 10월 보고서에서 한국, 중국, 일본, 독일, 스위스 등이 관찰대상국에 올랐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선임 아시아 이코노미스트 Gareth Leather 등은 이번 보고서가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를 보여주는 또 다른 시험대가 될 것”이라며 환율조작국 지정은 경제적일 뿐만 아니라 정치적인 결정으로, 뻔한 결과가 아닐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과 태국 역시 관심 대상이다.
미국이 환율조작을 통한 무역 불공정을 막기 위해 제정한 2015년 교역촉진법에 따르면, 대미 무역 흑자 200억 달러 초과,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흑자 비율 3% 초과, 지속적인 일방향 시장 개입(연간 GDP 대비 2% 초과 달러 순매수) 등 세 가지 요건에 해당할 경우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된다. 이 중 2개 요건에만 해당되면 관찰대상국으로 분류된다.
김동연 부총리는 어제 외환시장 개입내역 공개와 관련해 경제와 외환시장 상황, 다른나라 사례 등을 살펴본 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또, 환율은 기본적으로 시장에 맡기지만 급격한 쏠림이 있을 경우 분명하게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지난 6개월간 원화 가치는 달러 대비 8% 가량 올라 16개 주요 통화 중 남아공 란드화 다음으로 가장 강세를 보였다. 5년물 한국 CDS프리미엄(뉴욕 CMA 집계 기준)은 3거래일 연속 하락해 50bp 아래로 내려왔다.

미국 고용보고서 대기…영국 경제지표 실망에 파운드 약세

날씨는 아직 쌀쌀하지만 미국 고용시장은 뜨겁다. 블룸버그 전문가 설문에 따르면 3월 비농업부분 고용건수가 18만5000건 증가했을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 2월 31만3000건의 깜짝 증가세보다는 적지만 여전히 견조한 수준이다. 3월 실업률은 4.0%로 하락했을 것으로 전망됐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비농업부문 고용 21만 건 증가와 실업률 3.9%로 더 좋은 결과를 내다보면서 “지난달 악천후가 아마도 노동시간 축소로 눈에 띄게 드러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고용 추세가 노동력의 자연증가율을 쉽게 넘어서고 있어 실업률이 4%를 하향돌파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분석했다.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총재는 아직 기준금리가 중립수준에 미치지 못했다면서도, 해당 레벨에 도달할 경우 금리인상을 멈추고 경제 반응을 지켜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영국 3월 마킷/CIPS 서비스 PMI가 예상치와 이전치보다 한참 낮은 51.7로 2016년 중반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악천후에 경기 불확실성에 따른 소비 둔화까지 겹치며 영국 경제성장률이 작년말 0.4%에서 1분기 0.3%로 하락했을 것으로 IHS Markit은 추산했다. 이에 파운드화는 장중 1빅 이상 내려 3월 중순래 저점을 경신하기도 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여전히 5월 영란은행 금리인상 가능성을 약 85%로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유로존 종합 PMI 역시 2p 가량 하락해 경기침체를 겪었던 2012년래 최대폭 후퇴했다. 유로화도 장중 0.5% 가까이 밀리며 3월초 이래 저점을 경신했다.

사우디, 아시아 수출 주요 원유가격 깜짝 인상…‘수요 자신감’

사우디아라비아가 아시아에 수출하는 주요 원유 가격을 깜짝 인상했다. 이같은 움직임은 OPEC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가 산유량 한도를 줄일 계획이 없음을 시사한다. 국영 사우디 아람코가 아랍 경질유 공식 판매가격을 배럴당 10센트 인상해 중동지역 벤치마크 5월 선적분과 가격차가 배럴당 1.20달러로 확대됐다. Price Futures Group의 선임 시장 애널리스트 Phil Flynn은 “사우디가 수요 상황에 관해 상당히 자신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사우디의 유가는 다른 중동 국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중요하다. 한편, WTI는 미 원유 공급과잉이 늘고 있다는 신호에 장중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JP모간 다이먼의 금융 제국…페이스북 바닥?

제이미 다이먼 JP모간 CEO가 금융의 아마존을 건설하려는 듯 하다. 다이먼 CEO는 이미 우위를 점하고 있는 사업 영역을 포함해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거의 모든 곳에 있다’고 밝혔다. 주주들에게 보낸 연례 서한에서 “우리는 채권, 통화, 원자재상품 분야에서도 성장 기회를 전망한다”고 전했다. JP모간은 은행인력 충원, 지점 확대, 신규시장 진입을 계획 중이다. 특히, 개발과 엔지니어 분야의 뛰어난 자사 인력을 자랑하며, 인공지능이나 빅 데이터, 머신러닝 등에 있어서 실리콘밸리의 “매우 스마트한” 도전자들에게 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마크 저커버그와 월가 애널리스트들이 페이스북 방어에 나서면서 페이스북 주가가 장중 4% 넘게 반등했다.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자사 광고 사업에 “유의미한 영향”이 관측되지 않았다고 말했고, BofAML은 페이스북이 데이터 문제를 다루는데 진전이 있다고 평가했다. 도이치은행은 “이제 바닥이라고 조심스럽게 낙관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아마존을 비난하며 불공평한 경쟁조건을 “매우 심각하게 들여다보겠다”고 현지시간 목요일 기자들에게 말했다. 최근 기술주 대혼란에 백악관 관료들이 ‘아마존 때리기’ 진화에 나선 가운데 이번 발언이 기조 변경을 의미하는지는 현재 불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