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트럼프 유화책에 증시 급등

트럼프 미 대통령이 최근 시장을 불안에 떨게 했던 무역전쟁과 정부 셧다운에 대해 유화 제스처를 보내면서 위험자산 투심을 되살렸다. 트럼프는 3월 1일 대중 관세 인상 유예와 미의회가 제시한 국경 안보 타협안의 수용 가능성을 시사했다. 금융주와 기술주는 물론 유가 반등에 에너지 업종까지 매수세가 몰리면서 미증시 주요지수 모두 1% 넘게 상승했다. 미국채 금리는 이틀째 올랐다.
8거래일 내내 쉬지 않고 달려왔던 달러지수(BBDXY)는 숨을 고르다가 경제활동참가율 확대가 우선 과제라는 파월 발언에 일저점을 낮추며 낙폭을 0.3%로 확대했다. 무역 협상 기대에 역외위안화는 5거래일래 처음으로 강세로 돌아섰고, 유로는 6거래일 하락에서 반등했다. 브렉시트 연기 법안이 2월 27일 표결에 상정될 예정인 가운데 메이 총리는 의회에 자신의 계획과 장기 연장 중 양자택일을 강요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은행이 의사록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 2.6%에 하방위험이 있다고 지적했고, 오늘 뉴질랜드 역시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졌음을 시인할 수도 있어 비둘기파적 기조 선회에 동참하는 중앙은행들이 늘어날 듯 보인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트럼프 ‘3월 1일 시한 넘겨도 좋다’

트럼프는 미-중 협상이 “진정한 딜을 타결하고 이행이 확실하다고 믿을 정도로 합의에 가까워진다면” 3월 1일로 예정된 시한을 좀더 연장할 수도 있다면서도, 대중 관세 인상 유예에 대해 완전히 찬성하는 쪽은 아니라고 밝혔다. 또, 현재로서는 3월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은 트럼프가 무역 전쟁 종결을 위해 시진핑과 “곧(very soon) 만나고 싶어한다”며, 트럼프는 미국에게 공정한 딜을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3월에 양 정상이 만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았다. 이번 주 베이징에서 추가 협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은 중국에게 강력한 구조개혁을 주문하고 있다. 이미 실무협상은 월요일 시작되었으며, 목요일부터 이틀간 라이트하이저와 류허 부총리가 협상 테이블에 앉는다. ANZ는 모든 문제가 깔끔하게 해결되는 빅딜은 어렵겠지만 합의 가능성이 높다며, 줄다리기가 1분기를 넘어설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롤러코스터 위안화…3월 1일 이후 운명은?

씨티그룹은 이번 무역협상에서 돌파구 마련에 실패할 경우 달러-위안화 환율이 7위안선을 위협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반면 관세 동결 합의시 위안화는 랠리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BAML은 향후 한달 동안 위안화 약세에 대비한 헤지를 조언하면서, 양국이 주요 쟁점에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한 채 단지 휴전 기간만 연장한다면 위안화에 압박이 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맥쿼리는 3월 1일 이후 위안화의 운명을 예단하기 어렵다며, 다만 달러가 올해 그렇게 강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 위안화는 대체로 안정적 움직임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도이치은행은 올해 위안화 절하 전망을 일부 조정하면서도 현재 강세가 과도하다고 주장했다. 최근 위안화 절상은 “헛된 기대”로 6.75위안선에서 달러를 저가 매수하면서 “급격한 성장 둔화, 정책 완화 및 국제수지 압력 등을 고려할 때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도이치는 연말 달러-위안화 환율 전망을 기존 7.4위안에서 7위안으로 낮추었다. 2020년말 전망은 7.4위안을 유지했다.

美 구인건수 사상 최대…경기침체 논쟁

미국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 따르면 12월 구인건수가 734만 명으로 16만 9000명 늘었다. 예상치 684만 6000명을 크게 상회한 수치로 사상 최대를 경신했다. 이직률은 2.3%에 머물러 미국인들은 취업 전망에 여전히 자신감을 보였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노동시장이 여전히 타이트해 인력 부족 현상이 지속되고 있어 올해 임금 및 물가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연준이 올해 하반기에 기준금리를 2차례 추가로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금리 선물 시장은 인하 쪽으로 보고 있다.
파월 연준의장은 미국 경제가 “강하다”면서 연준 인사들이 “경기침체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반대로 예일대 실러 교수는 경기침체 리스크가 실질적이라며, 이르면 올해 나타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연준 대차대조표 불확실성에 ‘관망’이 최고 전략: HSBC

HSBC는 현재 약 4조 달러에 이르는 연준의 대차대조표의 최종 적정 규모를 둘러싼 불확실성을 이유로 관망세가 최고의 전략이라고 조언했다. 연준의 대차대조표 전략이 결정된 후에 금리 방향을 확신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연준은 한달에 최대 500억 달러(미국채 300억 달러, MBS 200억 달러)까지 자산을 축소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해당 한도보다 적게 이루어진다. “우리는 여러 시장과 부문에 걸쳐 듀레이션 중립으로, ‘잘 모르겠다’는 입장”이라고 HSBC는 밝혔다. “G-3 국채금리가 우리의 전망치 부근으로 급격히 하락했기 때문에 이제 우리는 강세론자나 약세론자가 될 수 없다. 중앙은행들 조차 혼란스러워 하는 상황에서 다음 움직임에 대한 분명한 확신이 나오지 않는 한 롱 듀레이션 거래에 재진입할 더 나은 기회를 차라리 기다리겠다.”

OPEC의 고민…사우디 추가 감산

미국의 생산이 계속해서 늘고 수요 전망이 약화되면서 OPEC은 올해 OPEC산 원유에 대한 글로벌 수요 전망치를 하루 3059만 배럴로 기존에 비해 24만 배럴 낮추었다. 세계 원유 생산의 40%를 차지하고 있는 OPEC은 새로운 감산 합의의 이행을 위해 지난달 2년래 최대 규모의 감산을 단행했다. 사우디 아라비아는 이미 약속한 것보다 생산을 더욱 축소하고 있다. 사우디 칼리드 알팔리 에너지장관은 OPEC+ 합의 수준보다 감산을 확대해 다음달 일일 산유량을 980만 배럴로 낮추겠다고 파이낸셜타임즈에서 밝혔다. 그러나 유가는 10월 도달했던 4년래 고점 대비 약 27% 정도 낮다. 세계 경제 둔화로 연료 소비가 위축되고 있는 반면, 미국 셰일 굴착기는 미국의 생산량 기록 경신을 돕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