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트럼프 이란격침경고, 유가 반등

(블룸버그) — 최근 걸프해역에서 이란 선박이 미 해군의 경로를 방해하는 사태가 발생한 후 트럼프 대통령이 필요시 이란 함정 격침 명령을 내리면서 중동 긴장 고조에 국제유가가 사상최악을 벗어나고 뉴욕증시가 3일만에 반등했다. 므누신 재무장관이 대부분의 미국 경제가 8월 말이면 재개될 수 있을 것이라며 보다 확실한 타임라인을 제시하고 미 하원이 추가 구제법안을 승인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투심이 다소 진정되는 모습이다. 중소기업 구제법안이 대체로 마무리되자 펠로시 하원의장은 다음 단계로 주정부와 지방정부 지원을 논의하자고 제안했지만, 맥코넬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연방 차원의 연기금 구제보다 재정난이 심각한 주정부의 파산선고를 허용하는 편이 낫다고 주장했다.
2월 6일과 17일 캘리포니아에서 사망한 2명의 주민이 코로나19에 감염된 사실이 확인되면서 보건당국의 감염 억제 노력이 시작되기 훨씬 전에 이미 전염병이 확산되었다는 주장을 뒷받침했다. 뉴욕주는 코로나19 사망자 수가 1만5000명을 넘어섰고, 그동안 상대적으로 안전했던 싱가포르는 이주노동자를 중심으로 빠르게 악화되며 확진사례가 1만명을 추월했다. 하이튼 미 합참차장은 현지시간 22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관련해 “여전히 북한 핵무력과 군대를 완전히 통제하고 있다고 추정한다”고 밝혔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한국 1분기 경제성장률은 전기대비 -1.4%로 예상치 -1.5%보다 양호했지만 코로나19 충격에 글로벌 금융위기래 최악의 경기위축을 피하진 못했다. 다음은 시장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트럼프發 유가 반등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선박을 괴롭히는 모든 이란 함정을 “쏴서 파괴하라”는 명령을 미 해군에 내렸다고 밝히면서 브렌트유 선물 가격이 21년래 저점에서 반등해 최대 16%나 올라 배럴당 22달러를 시도했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역시 이번주초 마이너스 가격이라는 대폭락을 딛고 배럴당 16달러 수준으로 한때 60% 넘게 반등했다. 트럼프의 발언은 최근 걸프 해역에서 이란 혁명수비대 해군 소속 고속단정이 미해군 군함에 근접해 위협을 가했다는 미국측 주장 뒤에 나온 것으로, 이란은 이에 대해 중동에서 미군을 철수하라는 요구로 맞섰다. 하이튼 미 합참차장은 “대통령이 적에게 경고를 보내서 좋다”며, 미국은 적절할 경우 “압도적인 치명적 무력”을 사용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가솔린 수요가 지난주 사상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원유 재고는 3년래 최대로 쌓였다는 에너지정보청 발표에도 시장은 트럼프 발언에 무게중심을 두는 모습이다. 다만 원유선물 ETN·ETF로 인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시장 상황이 매우 꼬여있는 상태다. 강세론자로 유명한 Pierre Andurand는 유가가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설 수 있다고 경고한 반면 므누신 재무장관은 원유가 8월에 배럴당 30달러에 거래될 것으로 예상했다. 러시아 에너지장관은 글로벌 원유 수요가 하루 2000만-3000만 배럴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므누신 ‘8월 말이면 경제재개’…해고 공포

므누신 재무장관은 코로나19 억제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로 많은 사업장이 문을 닫은 상황에서 대부분의 미국 경제가 8월 말이면 재개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현재 경제 일부분을 개방하려 하고 있고 늦여름 즈음에 경제 전체가 안된다면 대부분이라도 열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4840억 달러의 추가 팬데믹 구제 패키지로 셧다운에 대응하는데 필요한 구제기금이 충분하기를 희망한다며, 이번 기금은 경기부양책이 아닌 구조 자금이라고 강조했다. 소기업 대상으로 중소기업청과 긴급재난대출을 통해 6000억 달러 이상의 연방정부 지원이 이루어지며, 재무부에 할당된 구제기금 중 일부는 연준 대출 기구를 통해 최대 6조 달러의 유동성 레버리지가 가능하다. 한편 갤럽조사에서 미국 근로자 중 4분의 1이 향후 12개월 안에 일자리를 잃거나 일시 해고될 가능성이 “매우 높거나 상당히 높다”고 믿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비중은 45년래 최고치로 작년에 비해 17%p나 증가했다. 유색인종의 경우 32%가 해고를 두려워하고 있고 백인은 21% 정도다. 해당 설문조사는 4월 1일에서 14일까지 진행됐다.

2조 유로 규모의 EU 대응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현지시간 목요일 EU 정상회의를 앞두고 2조 유로(2.2조 달러) 규모의 경제회복을 위한 대책을 타진하고 있다. EU 27개국 지도자들은 화상회의를 열고 코로나19에 따른 봉쇄로 최악의 경기침체가 예상됨에 따라 대응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 관료에 따르면 EU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최악의 경우 -10%까지 악화될 전망이다. 부유한 회원국들은 팬데믹 충격이 가장 큰 남부지역 국가들의 재건을 돕기 위해 새로운 자금조달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압력에 저항해왔다. 블룸버그 뉴스가 확인한 내부 문건에 따르면 이번 타협안은 EU의 기존 예산을 일부 활용하고 새로운 자금조달 기구를 설립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EU는 2021년~2027년 예산에서 3000억 유로의 경제회복기금을 마련하고 자본시장에서 3200억 유로를 조달할 계획이다. 해당 문건은 어떻게 총액 2조 유로에 도달할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프랑스와 스페인, 이탈리아가 소위 코로나19 채권이라는 EU 공동채권 발행을 제안했지만 독일과 네덜란드 등이 반대하며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대부분의 경제가 멈춰서며 그 피해가 막대해지자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압박감이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한편 유럽중앙은행은 4월 7일 기준 신용등급이 적어도 BBB-였던 정크본드를 은행 대출 담보로 인정하기로 했다.

멕시코 달러채 발행…아르헨티나 외채협상

멕시코가 국가신용등급이 줄줄이 강등된 가운데 60억 달러의 달러채권을 발행했다. 5년물은 4.125%로 1월 발행 당시보다 크게 높아져 코로나19 충격과 유가 붕괴로 시달리는 멕시코의 상황이 얼마나 안좋은지를 보여주는 또다른 근거가 되었다. 12년 만기는 5%에, 31년 만기는 5.5%에 각각 발행됐다. 한편, 아르헨티나는 시장 예상대로 총 5억 달러의 달러채권 이자를 지급하는 대신 30일간 유예기간을 갖고 채권단과 채무재조정을 협상하기로 했다. 5월 22일까지 이자를 계속 내지 않거나 구조조정 합의에 실패할 경우 문제가 된 3종류의 채권은 디폴트로 간주된다. 650억 달러의 외채 구조조정을 공식적으로 추진하면서 지난주 밝혔던 3년간 채무 상환 유예, 이자 62%와 원금 5% 경감 조건은 그대로 고수했다. 브라질 헤알은 중앙은행 개입에도 추가 금리 인하 베팅에 사상저점을 경신했다.

PBOC 추가조치

중국인민은행(PBOC)이 조만간 시중은행에 긴급 유동성을 지급하는 대기성 여신제도(SLF )의 차입비용을 낮춰 이미 인하한 다른 금리들과의 괴리를 좁힐 것으로 예상된다. SLF는 금리 통로의 상한선 역할을 한다. 하한선에 해당하는 초과지급준비금리는 4월 7일 0.72%에서 0.35%로 인하한 바 있다. Huatai 증권은 두 금리간 격차가 적어도 2016년래 최대폭으로 벌어졌다며, SLF 금리 역시 조정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금리 통로의 범위가 너무 넓으면 시장의 차입비용을 조절하는데 있어 통화정책의 효과가 약해진다. 씨티그룹은 PBOC가 SLF 금리를 조만간 30bp 인하할 수 있다며, 최근 일련의 금리 인하 조치로 머니마켓 금리가 내려갈 것으로 예상했다. PBOC가 SLF 금리를 변경한 것은 2018년 3월이 마지막으로 당시 10bp를 올린 바 있다. 중국은 코로나19 사태로 1분기에 수십년래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며 경제에 적신호가 켜졌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