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트럼프 탄핵가결, 美금리↓

(블룸버그) — 트럼프 대통령이 미 의사당 난입 사태를 조장했다는 책임론에 휘말리며 임기를 며칠 남겨두고 하원에서 탄핵안이 232대 197표로 가결됐다. 10명의 공화당 의원이 민주당과 손을 잡으면서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두 번째 탄핵당하는 대통령이 되었다. 트럼프는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2019년말 하원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뒤 상원에서 무죄판결이 나오면서 부활했지만, 이번엔 공화당내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어 임기가 끝나더라도 상원이 탄핵에 손을 들어줄 경우 2024년 대선 출마의 길이 막힐 수도 있다. 매코널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아직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며 바이든 취임식 전에 상원 탄핵심리를 개시하기 위한 긴급회의를 소집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도이치은행 등 일련의 기업들이 트럼프와의 단절을 선언하고 의회내 트럼프 지지자들에게 더이상 기부를 하지 않겠다고 결정한데 이어 뉴욕시는 Trump Organization과의 모든 사업을 끝내겠다고 밝혔다.

뉴욕 증시는 기술주가 상승을 이끌며 이틀째 올랐다. 미국채 30년물 금리는 240억 달러 규모의 입찰 호조와 연준 인사들의 테이퍼링 우려 일축에 한때 6bp 넘게 후퇴했다. 인텔은 VMware의 Pat Gelsinger를 신임 CEO로 임명한 뒤 7% 가량 급등했다. 미국 12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전월비 0.1%로 이전치 0.2%에서 둔화되어 부진한 고용과 소비를 반영했다. 미 연방 예산적자는 팬데믹 구제 지출로 인해 작년 10월-12월 기간 동안 5729억 달러를 기록해 전년동기대비 61% 급증했다. 중국군 관련 미국인의 투자 금지 대상에서 므누신 재무장관의 개입 덕분에 알리바바와 텐센트, 바이두는 제외될 예정이라고 다우존스가 보도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연준 발언

브레이너드 연준이사는 올해 후반 연준이 채권 매입 프로그램을 축소할 수 있다는 견해에 반대하면서 미국 경제가 당분간 양적완화 지지를 필요로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경제는 고용과 인플레이션 측면에서 우리의 목표로부터 동떨어져 있다. 긍정적인 전망이라 하더라도 상당한 추가 진전을 이루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현지시간 수요일 강조했다. “나의 기본 시나리오에 따르면 현재 속도의 채권 매입이 꽤 오랫동안 적절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고용과 인플레이션 목표에 있어서 상당한 추가 진전이 나올 때까지 팬데믹 자산 매입이 적어도 현재 속도로 계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총재는 현지시간 수요일 로이터 행사 인터뷰에서 연준이 시간에 걸쳐 평균 2%의 인플레이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신뢰를 회복해야만 한다고 말하고는 연준이 연내 테이퍼링에 대해 논의를 시작해야 할지 묻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클라리다 연준부의장은 인플레이션이 1년간 2%에 머무를 때까지 기준금리를 올리진 않을 생각이라고 전했다.

연준 베이지북

1월 4일까지 12개 지역 연준은행이 수집한 정보를 토대로 한 베이지북은 미국 경제활동이 2020년말 완만하게 증가했지만 코로나19 감염 증가와 규제 조치에 고용이 둔화되었다고 진단했다. 일부 지역은 소매판매가 줄고 레저와 접객 서비스 수요가 감소했다고 전했다. 코로나19 백신 전망이 2021년 성장에 대한 기업의 낙관론을 부추겼지만 감염 재확산에 따른 단기 비즈니스 여건에 대한 우려로 희석되었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코로나19 구제법안이 12월 21일 통과되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27일에서야 서명함에 따라 경제 전망을 바꿀만한 요인으로 재정 지원이 언급되진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한 1월 5일 조지아주 상원 결선투표를 향한 낙관론도 포함되지 않았다며, 민주당이 상원 장악에 성공함에 따라 추가 부양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미국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계절적 요인으로 다소 줄어들수 있지만 바이러스와 봉쇄 조치가 좀처럼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외환시장 초관심

통화 트레이더들은 다음 빅 이벤트로 미국 정치의 혼란보다 연준의 행보에 더 관심을 갖고 있는 분위기다. 유로화 변동성에 대한 베팅은 1월 27일 연준의 정책회의를 포함하는 3주물이 최고 수준인 반면, 미 하원의 트럼프 대통령 탄핵 투표와 조 바이든 당선인의 취임식, ECB 정책회의까지 커버하는 2주물은 최저치다. 이는 최근 불거진 연준 테이퍼링 논쟁이 하루 거래량 6.6조 달러 규모의 외환시장에서 주요 재료로 작용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투자자들은 현지시간 목요일 예정된 파월 연준의장의 발언에서 추가적인 신호를 기대하고 있다. 앞서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총재와 로젠그렌 보스턴 연은총재는 팬데믹이 여전히 창궐하고 있는 상황에서 채권 매입 축소 논의는 시의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반면 바킨 리치몬드 연은총재와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총재는 올 하반기 미국 경제가 강하게 반등할 수 있다며 보다 매파적 견해를 내놓았다.

ECB 올해 성장 전망 유효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코로나19 재확산과 봉쇄 조치의 재시행에도 불구하고 유로존 경제 성장에 대한 ECB의 전망은 아직 타당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는 로이터 주최 온라인 행사에서 올해 3.9%의 반등을 전망하게 했던 전제조건들이 현재 아직 유효하다고 믿는다며, “일부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긍정적인 토대로 출발했다”고 평가했다. 무엇보다 미국 선거와 브렉시트 무역협상, 백신 접종 등 많은 불확실성이 해소되었다고 지적하면서, 동시에 통화 및 재정 지원을 멈춰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많은 금융기관들이 최근 팬데믹 봉쇄 조치 강화를 반영해 유로존 성장 전망을 하향조정하고, 작년 4분기에 이어 올 1분기에도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된다며 더블딥 침체를 예고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가 추적하는 고빈도 지표들에 따르면 연휴 이후 첫 주에 경제활동이 소폭 반등했으나 이같은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 라가르드는 지난 12월 제시했던 ECB의 수정 경제 전망이 봉쇄조치가 1분기 말까지 지속될 가능성을 전제로 했다며, 3월말 이후에도 봉쇄 조치가 풀리지 않을 경우 우려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달러 대비 유로화의 상승세에 대해 정책 당국이 “극도로 주의깊게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리보금리 소송

일부 글로벌 은행들은 리보금리가 “가격 고정 카르텔”이라며 제기된 소송에 대해 미국 법원에게 리보를 즉시 중지해서는 안된다고 촉구했다. JP모간, 크레디트스위스, 도이치은행을 포함한 피고인측은 11월 제출한 서면 주장에서 리보금리의 효력를 즉시 중지하는 가처분 명령이 내려질 경우 금융시장에 혼란을 일으키고 수년간의 금리 개혁 노력을 수포로 만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27명의 개인 대출자와 신용카드 사용자를 포함한 원고측은 금전적 손해도 요구하고 있다. 이 사건과 관련이 없는 변호사들은 가처분 명령의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보고 있지만 리보금리를 지탱해 온 은행들이 짊어져야 할 법적 비용과 리스크는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한 단 한 건의 법원 결정만으로 멈출 수 있다는 점에서 이미 신뢰가 땅에 떨어진 리보금리의 취약성마저 드러났다. Friedman Kaplan Seiler & Adelman 법률회사의 파트너인 Anne Beaumont는 “가처분 명령이 나올 경우 재앙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리보가 살아있는 한 계속해서 이같은 소송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