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트럼프 금리인하압박, 골디락스

뉴욕 증시가 지난 금요일 미국 고용 서프라이즈와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압박에 작년 후반 기록했던 사상 최고치를 되찾기 위한 랠리를 이어갔다. 3월 고용보고서가 강한 고용과 임금 상승률 둔화를 보이며 ‘골디락스’를 연출했고, 미-중 무역협상 진전 역시 투심을 지지했다. 트럼프가 연준에 통화정책 완화를 주문하면서 미국채 일드커브는 장기물 금리가 내리며 플랫해졌다. 달러지수(BBDXY)는 0.1% 가량 올랐다.
커들로 백악관 경제고문은 미국과 중국이 무역 합의에 “더욱더 가까워지고 있다”며, 고위급 관료들이 이번주에도 대화를 계속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신화통신은 금요일 마무리된 워싱턴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진전이 있었다며, 기술 이전과 지적재산권 보호, 비관세 조치, 서비스, 농업, 무역수지, 이행 등을 담은 합의문 내용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별도의 논평에서 “남은 이슈들은 만만치 않다”고 진단했다. 한편, 중국 3월 외환보유고는 예상을 상회한 3.0988조 달러로 5개월 연속 늘었으며, 금 보유 역시 4개월 연속 증가했다.
파운드는 메이 영국 총리가 브렉시트 시한을 6월 30일까지 연기하는 방안을 EU에 요청한 후 최대 0.7% 하락했다. 트럼프는 멕시코가 불법 이민을 막지 못한다면 멕시코산 자동차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며, 최악의 경우 국경마저 폐쇄하겠다고 위협했다. 리비아 내전이 격화되면서 공급 차질 우려에 글로벌 유가가 널뛰기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트럼프 ‘연준 금리 내리고 양적긴축 멈춰라’

트럼프는 금요일 연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 연준에게 금리를 인하하고 대차대조표 축소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심지어 양적완화로 전환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지난해 연준의 금리 인상에 격분한 트럼프는 파월 의장을 파면하는 방안까지 논의했었다. 또한 공석인 연준 이사에 자신의 정치적 지지자인 허만 케인과 스티븐 무어를 지명할 계획이다. 여러 이코노미스트들과 의회 의원들이 두 사람의 자격에 대해 의문을 제기해왔다. 이들은 아직 공식 임명되지는 않았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경제고문은 두 사람의 임명에 대해 연준의 전통적인 정치적 독립성을 훼손시킬 의도는 없다며, 단지 “우리는 우리의 견해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없고 임금이 오르고 있는데 왜 금리를 올려야 하는가?”고 반문했다. 시장에서는 인플레이션이 계속 저조할 경우 금리인하는 시간문제로 보고 있다. 그러나 양적완화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는 트럼프의 주장에는 어리둥절한 모습이다.

완벽한 고용보고서

미국 3월 비농업부문 고용증가가 19만 6000명으로 예상치 17만 7000명을 크게 상회해 경기 둔화 우려를 덜어줬다. 2월 수치는 2만명에서 3만 3000명으로 상향 조정됐다. 금요일 노동부 보고서에 따르면 시간당 평균임금 상승률은 전월비 +0.1%로 2월 +0.4%에서 후퇴했고, 실업률은 3.8%로 49년래 저점 부근에 머물렀다. 소시에테제네랄은 “연준에 완벽한 고용보고서”라고 평가하면서, 임금 압력이 없다는 연준의 주장이 사실상 증명되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3월 고용 호조는 2월 고용 충격을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음을 확인시켜줬다며, 12월부터 1분기까지 이어진 소프트패치가 이제 사라지기 시작했고 임금 상승 속도가 느려져 연준이 물가 압력에 대해 좀더 여유를 가질수 있다고 진단했다.

세계 최대 노르웨이 국부펀드 EM채권 정리

1조 달러 규모의 세계 최대인 노르웨이 국부펀드(GPFG)가 3100억 달러의 채권투자를 재정비하면서 포트폴리오에서 칠레와 체코 등 EM의 국채와 회사채를 줄이기로 결정했다. 다행인 점은 이같은 결정이 개도국에 대한 불신임투표가 아니라, 채권이 전 세계에 걸쳐 상관관계가 높아지면서 단지 투자구조를 단순화하려는 움직임이란 사실이다. GPFG는 계속해서 채권 포트폴리오 중 5%까지 EM에 투자할 수 있으며, 이는 약 150억 달러에 이른다. 현재 EM 투자액은 280억 달러 정도다. 투자자들은 GPFG가 포지션을 정리하려면 수년이 걸릴 수 있어 자산가격에 큰 영향은 미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코메르츠방크는 “EM에 대해 약세로 바뀌고 있다는 신호는 아니다. 선진국의 저금리 정책 때문에 대체로 수익률 사냥은 지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Ashmore Group은 나올 수 있는 총 매도 규모가 140억 달러 정도로 EM 채권 시장의 0.05%에 불과한데다, 매물이 서서히 나오면서 시장에서 거의 느끼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블룸버그 설문조사에서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EM 채권이 올해 반등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메이, 브렉시트 연기 요청

메이 영국총리가 브렉시트 시한을 6월 30일로 연기해달라고 유럽연합(EU)에 요청하면서 이번주 EU 정상회담을 앞두고 신경전이 예상된다. 메이는 시한 연장을 요청하면서 정치적으로 충격이 될 수 있는 다음달 유럽 선거 참여는 피할 생각이다. EU는 영국의 교착 상태를 감안할 때 연장이 필요하다면 더 장기가 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6월 30일은 메이가 지난달 요청했던 기한으로, 당시 EU는 이를 거부했다. 메이의 선택지가 줄면서 그는 3차례나 거부당한 브렉시트 합의안을 어떻게든 의회에서 통과되도록 필사적 노력을 하고 있다. 보수당의 지지를 얻는데 실패하자 결국 야당에게 도움을 청했지만, 노동당이 메이의 타협의지에 실망하며 다시 갈길을 잃은 모습이다. 보수당 Truss 의원은 장기 연장을 ‘연옥’에 비유하며 결사반대했다. EU 27개국 정상들은 수요일 브뤼셀 정상회담에서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이지만 아직까지 브렉시트 연장 기간과 조건에 대해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

감원 물결

노무라에 이어 프랑스 소시에테제네랄(SG)도 대규모 감원을 계획 중으로 알려졌다. 투자은행 부문이 1분기에도 어려움을 겪음에 따라 파리에서 최대 700명을 감원하고 런던과 뉴욕에서도 수백명을 정리할 예정이다. SocGen은 시장 혼란에 깜짝 실적 경고를 내놓은 후 5억 유로의 비용을 절감하고 수익성이 낮은 투자은행 사업들을 재검토하고 있다. 한편, 골드만삭스그룹은 이머징 마켓과 G-10 외환 트레이딩 부서를 하나의 그룹으로 합치는 등 조직 개편을 지속하고 있다. 고객들의 “변화하는 요구”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리스크 관리와 비용 절감에 더 효율적이라고 골드만은 설명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