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이란시한연기, 유가안도 일시적?

(블룸버그) — 이란 전쟁이 4주차에 접어든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 개방에 48시간 최후 통첩을 보냈던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에너지 인프라와 발전소에 대한 공습 계획을 5일간 연기하고,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 결과를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그는 양측이 대화를 시작했고 이미 주요 쟁점에서 “상당한 의견 접근”이 이루어졌으며 서로 “합의를 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란 측은 이를 부인했다. 당장 최악의 충돌은 피했다는 안도감에 국제유가가 급락하고 뉴욕증시는 반등했다.

군사·외교적 판단과 시장 안정 의도가 뒤섞이면서 워싱턴과 월가에서는 실제 평화 협상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가 과거 강경 발언을 철회한 전례, 이란이 핵 협상을 지연시켜 온 이력, 그리고 미국이 군사 행동에 앞서 속이기 위해 협상을 활용한 사례 등이 맞물리며 협상이 실질적인 합의로 이어질지에 대한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웰스파고는 “시장이 절망과 희망 사이를 오가고 있는 듯하다”며 “이번 반등이 탄탄한 기반 위에 있는지는 불분명하다”고 진단했다. 다음은 시장참가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트럼프 발언에 달러-원 출렁…노무라 ‘한은 100bp 인상 프라이싱’

간밤 달러-원(REGN) 환율은 이란 전쟁 관련 헤드라인에 변동성을 보이면서 전 거래일 대비 약 16원 내린 1488원 정도에 거래를 마쳤다. 트럼프가 호르무즈 개방에 48시간 시한을 통보하자 서울 장중 환율은 1518원까지 올랐으나, 이후 이란 에너지 공격을 5일간 유예한다는 발표에 달러-원은 수직낙하했다. 소시에테제너랄은 해협이 신속하게 열리지 않는다면 앞으로 몇 주안에 금리 상승과 원유 수입국들의 상당한 비용 증가를 보게 될 수 있다며, 유가 급등기 이후에는 미국의 경기침체가 뒤따라 왔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란 전쟁에 더해 신현송 전 BIS 국장이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로 지명된 여파도 함께 작용하며 월요일 서울 금리시장은 한은의 금리인상 프라이싱을 대폭 추가했다. 노무라는 아시아 금리 시장 내에서 지난 며칠 동안 한국이 가장 큰 폭의 매도세를 보였으며, 현재 시장은 향후 12개월 동안 최소 100bp의 금리 인상을 프라이싱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들은 2년물 금리가 5년물 수준까지 오를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유지했으나, 최근 가격 움직임에 확신정도를 5분의 4에서 5분의 3으로 낮추며 일부 이익을 실현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동맹국 경고에 협상 시도…이란 강경노선 정당화 위험도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내 전력 인프라 파괴 위협을 철회한 것은 동맹국들과 걸프 국가들이 전쟁이 재앙으로 번질 수 있다고 경고한 데 따른 것이라고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들이 전했다. 일부 동맹국들은 이번 분쟁이 빠르게 재앙적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고 우려했고, 중동 지역 파트너들은 이란 인프라가 영구적으로 파괴될 경우 전쟁이 끝난 후에 ‘실패국가’ 상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미국 측에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 국방부 중동 담당 부차관보를 지낸 데이나 스트롤은 “민간 에너지 인프라를 겨냥한 공격은 새로운 수준의 확전을 초래하고 전쟁 범죄로 간주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란이 즉각 협상 자체를 부인하면서 오히려 자국의 승리라고 강조한 점도 우려를 키우고 있다. 파르스 통신은 “이란이 중동 전역의 발전소를 타격하겠다고 경고하자 트럼프가 물러섰다”고 보도했고, 이란 의회의장은 “금융 및 석유 시장을 조작하기 위한 가짜 뉴스”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습 유예 조치가 이란의 전략을 정당화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특히 협상이 실패할 경우 위험은 더욱 커질 수 있다. 미 국가정보위원회 근동 부국장을 지낸 조너선 파니코프는 “이란은 역내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보복 위협만으로도 미국을 물러서게 할 수 있다고 인식할 위험이 있다”며 “이란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승리하고 있을 뿐 아니라 억지력이 강화됐다고 판단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가 안도 일시적?…라보뱅크 ‘공급 정상화 시간걸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브렌트유는 최대 14.4% 내린 배럴당 96달러까지 밀렸고,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역시 최대 14.1% 하락하며 배럴당 약 84달러 수준으로 떨어졌다. 트럼프는 “가능한 한 많은 원유를 시장에 공급하고 싶다”며 “합의가 이뤄지면 가격은 급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호르무즈 해협이 “이번 일이 잘 풀리면 곧 재개될 것”이라며, 미국과 이란이 공동으로 관리할 가능성도 언급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호르무즈가 해결되지 않는 이상 유가 안도는 지속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라보뱅크는 “이번 상황이 호르무즈 해협을 즉각 재개시키는 것은 아니며, 에너지 시장은 여전히 실제 공급 차질 문제에 직면해 있다”며 “시간을 벌고 있을 뿐, 에너지 흐름 정상화는 더 뒤로 미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PVM 오일 어소시에이츠는 “시장 상황은 완전히 혼란 상태”라며 트럼프가 “유가 급등과 주가 하락이라는 시장 압력에 밀린 셈”이라고 평가했다. SEB는 “호르무즈 해협 재개 여부는 트럼프 정책이 아니라 이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일부 미 당국자는 호르무즈 해협에 최소 12개의 이란 기뢰가 설치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CBS가 보도했다.

이란 전쟁 예측 적중한 폴리마켓 트레이더, 이번엔 휴전 베팅

이란 전쟁 발발을 맞혔던 한 폴리마켓 트레이더가 이번에는 다음 주 휴전을 예상하며 베팅에 나서면서 내부자 거래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 마켓와치가 보도했다. 트레이더들은 예측시장 플랫폼인 폴리마켓을 통해 이란 전쟁의 시작과 종료 시점을 두고 베팅을 이어가고 있다. 마켓와치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가 중동 전쟁 해결과 관련해 “매우 좋고 생산적인 대화”가 있었다고 밝히기 전부터 일부 계정들은 전쟁이 이르면 이번 주 내 종료될 것이라는 데 대규모 베팅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개설된 10개 계정은 ‘미국-이란 휴전’ 시장에서 3월 31일 또는 4월 15일까지 휴전이 이뤄질 것이라는 데 수천 달러씩 베팅했으며, 총 베팅 규모는 약 16만 달러에 달한다. 이들은 이달 말까지 휴전이 성사될 경우 100만 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한 계정은 2월 말 개설된 뒤 미국의 이란 공격 시점을 정확히 맞히며 약 8만5000 달러의 수익을 올린 전력이 있어 주목받고 있다. 해당 계정은 현재 3월 31일과 4월 15일 휴전에 각각 8005달러와 1만5614달러를 베팅한 상태다.

굴스비 ‘인상과 인하 모두 가능’…마이런 ‘4번인하 고수’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총재는 중동 전쟁 전개 상황에 따라 금리 인상 또는 인하 재개가 모두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안정적으로 움직인다면 올해 여러 차례 금리 인하 환경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서도 “반대로 상황이 다르게 전개돼 인플레이션이 통제 불능 상태로 치닫는다면 금리 인상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유가 상승이 소비자들의 기대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을 주목하고 있다며, 유가 충격은 성장 둔화와 물가 상승을 동시에 초래할 수 있어 중앙은행 입장에서는 가장 대응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스티븐 마이런 연준이사는 이란 전쟁과 관련한 단기적 상황을 이유로 통화정책 전망을 바꿔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그는 “전망을 변경하기 전에 모든 정보가 충분히 들어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며 “앞으로 12개월을 내다봤을 때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에 대해 명확한 판단을 내리기에는 아직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유가 상승이 장기화될 경우 다른 상품과 서비스 가격으로 파급될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전쟁 이전에 제시했던 올해 4차례 금리 인하 전망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기사 관련 문의:
김대도(런던), dkim640@bloomberg.net;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