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꼭 알아야 할 5가지: 트럼프, 또 환율 발언

(블룸버그) — 간밤 뉴욕증시가 일제히 반등하면서 시장의 관심이 무역전쟁에서 기업들의 실적으로 옮겨가고 있는 분위기다. 그러나, 트럼프 미 대통령의 일거수 일투족은 여전히 시장을 움직이는 가장 중요한 재료로 작용하고 있다. 트럼프가 러시아 제재안에 대해 보다 신중한 태도를 보인 점이 지정학적 리스크 우려를 잦아들게 한 반면, 중국과 러시아가 통화절하 게임을 하고 있다는 돌발 발언을 내놓은 점은 미달러 약세로 이어졌다. 한편 한국시간으로 오늘 오전 미확인 미사일이 시리아 상공에 진입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오늘 아시아 장에서는 중국의 GDP 및 소매판매, 일본 광공업생산 지표가 발표될 예정이며, 유럽 및 뉴욕장에서도 독일 ZEW 서베이 결과 및 미국 광공업생산 등 굵직한 경제지표 발표가 대기 중이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오늘 가장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시장 우려 잦아들까? 본격 어닝시즌에 美증시 강세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에 대한 추가 조치가 아직 만족스럽지 않다며 해당 계획에 제동을 걸었다는 워싱턴포스트지의 보도로 미루어, 미국이 당장 러시아에 새로운 제재조치를 단행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지난 일요일 므누신 미 재무장관이 월요일에 시리아 정부를 지원한 책임을 물어 새로운 러시아 제재조치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백악관은 한 발 물러선 모습이다.
이에 무역전쟁 및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기업들의 실적 공개로 시장 참여자들의 관심이 옮겨가면서, 뉴욕증시 전반은 일제히 반등에 성공, 주요 주가지수가 1% 가량 올랐다. 공포지수 VIX는 5거래일 연속 하락해 3월 중순 수준으로 내려갔다. WTI 최근월물도 2% 가량 하락, 6거래일만에 상승세를 접었다.
JP모간의 기술적 분석가 Jason Hunter는 S&P500지수가 지난 3주간 저항으로 작용한 2675선 위에서 마감해 추가 회복을 위한 모멘텀을 얻었다고 진단했다. 상승 일변도의 장세에 재진입할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지만 기술적 환경은 지수가 여름에 고점 경신을 할 수 있는 쪽으로 재료가 쌓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예상을 넘는 실적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반응은 미지근했다. 주식 트레이딩 확대와 비용절감 노력 덕분에 자기자본이익률(ROE)이 10.85%까지 높아졌지만, 애널리스트들은 대출 증가에 실망한 모습이다. 다음 타자는 골드만삭스로, 트레이딩 매출 실적이 가장 큰 관심사다.

중국과 러시아가 통화 절하 게임을 하고 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중국과 러시아가 통화 절하 게임을 하고 있다”는 트위터 게시물을 올리자 외환시장을 비롯한 뉴욕 금융시장이 반응했다. 90선을 앞두고 지지력을 보이던 달러인덱스가 3거래일만에 하락했으며, 미국채 시장에는 지지력을 제공했다. 이는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된 나라가 한 곳도 없다는 지난 주말 미 재무부 상반기 환율보고서 결론과 배치되는 것으로 트럼프 발언의 속내가 주목된다. 러시아 루블화가 미달러 대비 2% 가까이 급등해 작년 1월래 최대폭 강세를 나타냈다.
한편 중국의 미국채 보유액이 6개월래 최대폭 증가하면서 미-중간 무역 긴장에도 불구하고 미국채가 여전히 매력적인 자산임을 뒷받침했다. 현지시간 월요일 미 재무부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월 기준 중국이 보유한 미국 채권과 단기재정증권 등은 85억 달러 늘어난 1.18조 달러에 이른다. 이는 세계 최대 규모로, 2위인 일본의 경우 1월 1.07조 달러에서 2월 1.06조 달러로 줄었다.

연준의 2인자는 누구?

트럼프가 연준의 2인자인 부의장에 핌코의 글로벌 전략 고문이자 컬럼비아대 교수인리처드 클라리다를 지명할 예정이라고 백악관이 밝혔다. 또, 미셸 보우먼 캔자스주 은행위원회 위원장을 연준 이사로 선임했다. 두 명 모두 미 상원의 인준을 거쳐야 한다. 현재 연준 이사회는 7석 중 4자리가 비어있다. 카플란 댈러스 연은총재는 클라디아의 연준 부의장 지명 소식에 환영하며 “그와 오랫동안 알고 지냈다. 매우 훌륭한 분으로 최고의 학자이다. 워낙 뛰어난 분이기 때문에 그가 지명된 것 같다”고 플로리다에서 연설 후 기자들에게 말했다. 그는 이번 지명으로 연준 이사회의 역학구조가 바뀔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항상 일부 자리바뀜이 있어왔다. 새로운 견해와 다양한 의견이 유입되는 것은 건강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美 소매판매 호조 vs 제조업은 지켜봐야

미국 3월 소매판매가 0.4% 증가를 예상했던 시장 전망을 뛰어 넘어 전월비 0.6% 증가했다. 지난 2월 0.1% 감소에서 크게 반등하면서, 소비자들의 수요가 감세와 세금환급에 힘입어 다시 살아나는 모습이다.
한편, 뉴욕주 제조업지수는 4월 15.8로 이전치 22.5에서 하락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산업과 경제활동의 2분기 출발을 가늠하는 조기 신호인 이번 설문 결과에서 기업들이 아마도 무역전쟁 우려에 일부 조심스런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 같다며, 특히 기업들이 가격 인상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물가 압력 확대 역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선행지표 둔화가 가장 뚜렷하게 나타났다는 사실에 주목하며, 만약 이같은 추세가 지속될 경우 목요일 발표예정인 필라델피아 연준 경기전망에서 주목하는 설비투자 열기가 식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1분기에 비해 다소 둔화되긴 했지만 그래도 대부분의 하부 항목들이 제조업 분야의 견조한 활동 수준이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정치권은 내외 여전히 혼란스러워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개인 변호사인 마이클 코헨이 뉴욕 맨해튼 법정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사건을 관할하고 있는 연방법원 판사는 검사들이 지난 주 FBI가 코헨 사무실 및 자택, 호텔방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자료를 즉각적으로 검토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트럼프와 코헨의 요청을 기각했다.
한편 국내에서는 그간 논란의 중심에 섰던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결국 사표를 제출했고, 문재인 대통령은 이를 오늘 오전 중으로 처리할 예정이라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중앙선관위는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의 이른바 ‘더좋은미래 셀프 후원’ 논란에 대해 위법 판단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