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美대선분수령, 中시장안정조치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뉴욕증시는 미국 경제 낙관론과 주요 테크기업 실적 발표 기대에 힘입어 S&P 500 지수가 재차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시장이 지나치게 멀리 빠르게 올랐다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씨티그룹의 Scott Chronert는 자세히 들여다볼 경우 밸류에이션이 그렇게 비싸지 않다고 진단했다. Nationwide의 Mark Hackett는 “바로 달까지 날아가진 않겠지만 현재 환경이 고무적이라 투자자들에게 현금이 항상 왕은 아니라는 사실을 잘 상기시켜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채권왕’으로 불렸던 빌 그로스는 연준이 당장 양적긴축을 멈추어야 하며, 향후 6개월-12개월에 걸쳐 금리를 인하해야 경기침체를 피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일본은행(BOJ)이 화요일 통화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시장의 관심은 우에다 BOJ 총재가 마이너스 금리 종결에 필요한 인플레이션의 지속가능한 개선세를 어떻게 평가할지에 쏠려있다. 지난 한달간 달러 대비 3.7% 빠진 엔화의 움직임도 주목된다. 블룸버그 분석에 따르면 엔화는 지난 8번의 BOJ 회의 직후 6시간 안에 약세를 보인 바 있다. 다음은 시장 참가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미국 공화당 대선 분수령 

론 디샌티스가 현지시간 일요일 미 공화당 대선 레이스를 중도 포기하고 도날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를 선언함에 따라 23일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서 트럼프와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가 첫 양자구도로 격돌하게 되었다. 트럼프의 재선을 원치 않는 공화당원들에게 뉴햄프셔 경선은 그의 독주를 막을 수 있는 최고의, 그리고 어쩌면 마지막 기회가 될 전망이다. 헤일리의 지지자들은 헤일리가 이번에 트럼프를 이기거나 격차를 크게 줄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요일 발표된 CNN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는 뉴햄프셔에서 50%의 지지율을 누리고 있는 반면 헤일리는 39%로 나타났다. 아이오와 경선에선 트럼프-헤일리 간 격차가 약 30%p나 벌어졌었다. Jennifer Horn 뉴햄프셔 전 공화당 의장은 트럼프가 뉴햄프셔에서 승리한다면 “다 끝난 게임”이라고 내다봤다. 뉴햄프셔는 공화당 온건파와 어느 정당에도 속하지 않은 무당층이 많아 헤일리에게 유리하다는 평가가 나온 가운데 헤일리측 선거진영은 아이오와에서 거의 절반의 공화당 유권자가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주목했다. 반면 Saint Anselm College의 Neil Levesque는 헤일리가 약해서가 아니라 트럼프가 모든 인구집단과 경제 및 이민 등 각종 이슈에서 워낙 강하다고 평가했다.

중국 시장 안정화 조치 촉구

리창 중국 총리가 월요일 국무원 회의를 주재하고 증시 안정에 초점을 맞춘 보다 철저하고 효과적인 조치를 촉구했다고 CCTV가 보도했다. 이번 회의에서 국무원은 상장사의 투자 가치와 질을 개선해야 할 필요를 강조했으며, 시장 안정을 위해 중장기 펀드의 진입을 늘리고 자본시장 규정을 보다 강화하는 방안 등을 논의했다. 또한 거시 정책의 일관성을 높이고 정책 수단의 조화와 혁신을 강화하고 경제 회복세를 공고히 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앞서 UBS Global Wealth Management의 중국 주식 책임자인 Eva Lee는 중국 증시를 되살리기 위해선 보다 지속적이고 효과적이며 “전체론적”인 접근방식이 필요하다고 지난 금요일 지적한 바 있다.

중국의 사실상 벤치마크 대출금리로 간주되는 1년과 5년 만기 대출 우대금리가 지난달과 같은 수준에 유지됨에 따라 CSI 300 주가지수는 월요일 1.6% 하락해 종가 기준 2019년 초 이래 최저치를 경신했다. 심지어 항셍 중국기업지수는 2.4% 급락해 거의 20년래 저점 부근으로 밀렸다. 소형주 CSI 500 지수의 경우 월요일 4.7% 급락한 4781포인트로 마감하면서 이에 연계된 파생상품의 대규모 녹인(Knock-in, 원금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추정 기준선을 하회했다.   중국 증시 매도세가 좀처럼 잦아들지 않는 배경에는 역내 부동산 위기의 악화 및 디플레이션 압력, 미국 금리 경로의 불확실성 등이 자리잡고 있다.

유로존 고용 시장 퍼즐, ECB 조기 금리 인하 위험 시사

유로 지역 노동 시장이 흥미로운 강세를 보임에 따라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인하가 임박했다는 기대를 밀어내고 있다. 경제학 교과서와 달리 팬데믹 이후 첫 경기 침체가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실업률은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임금 역시 크게 오르면서 인플레이션이 3% 아래로 급락했음에도 불구하고 ECB 위원들이 물가에 대해 아직 완전히 안심할 수 없는 모습이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지난 주 다보스에서 임금 상승이 ECB의 계획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많은 ECB 동료들과 마찬가지로 라가르드 역시 기준금리를 낮추기 전에 2024년 급여에 대한 “데이터를 보고” 싶어하며, 아마도 오는 목요일 정책 결정 후 기자회견에서 이같은 메시지를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러한 수치는 봄이나 되어야 나오는 데다가 노동시장의 회복 탄력성이 보다 장기적으로 이어질 수 있어 금리 인하 시기가 늦어질 가능성도 있다. 자산운용사 Point72의 Soeren Radde는 “노동시장이 완화 방향으로 가고 있지만 독일과 같이 가장 많은 영향을 받고 있는 지역에서 조차 그 속도가 놀라울 정도로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임금 상승세가 정상화되긴 하겠지만 “ECB가 예상하는 것보다 시간이 더 오래 걸릴까봐 두렵다”고 우려했다. ECB는 올해 실업률이 다소 오르고, 급여 인상률은 2023년 5.3%에서 2026년 3.3%로 점차 둔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이 높다. 이는 ECB가 1월 25일과 3월 7일 올해 처음 두 차례의 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전망임을 시사한다. 시장은 4월 첫 금리 인하 확률을 3분의 2 정도로 보고 있다.

중국, 미국의 ‘패권주의적’ 반도체 전쟁에 보복할 수도 있다고 경고

헤이그 주재 중국 대사는 네덜란드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유럽연합이 미국 반도체 장비 규제에 대한 중국의 대응에 휩쓸리는 것을 피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Tan Jian 주네덜란드 중국대사는 현지시간 일요일 보도된 NRC 인터뷰에서 “미국이 우리를 패권주의적 방식으로 다룬다면 우리도 당연히 대응할 것”이라며, “그러나 EU와의 관계가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네덜란드의 ASML은 세계적인 최첨단 반도체 장비 생산업체로 바이든 미 행정부가 중국 ‘반도체 굴기’ 견제에 나서면서 지정학적 논쟁에 휩싸였다. 이달부터 ASML은 특정 고급 장비에 대한 중국 판매 금지가 확대된다.

Tan Jian은 “미국이 안보라는 개념을 너무 멀리 확장해 군사적 위험과 아무런 관련 없는 문제까지 포함시켰다. 게다가 동맹국들에게도 이를 따라하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중국 기업들이 각종 통제와 정치적 압력, 허위 정보로 인해 유로존에서 사업을 하는 것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며, “유럽의 대중 정책은 혼란스럽다. 중국을 협력 파트너이자 경제적 경쟁자, 체제 라이벌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존 커비 백악관 대변인은 미국이 중국에게 “디커플링이 아닌 리스크 완화”를 노력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EM 채권 발행 홍수

브라질이 3개월도 채 되지 않아 또다시 채권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만기 10년물과 30년물 달러채를 각각 6.35% and 7.15%에 총 45억 달러 규모로 발행한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투자자들이 미국 금리 전망 리프라이싱과 중국의 실망스런 지표에 위험 자산을 던지고 있지만 연초부터 신흥시장(EM)들이 앞다투어 채권 발행에 나서는 모습이다. 사우디 아라비아 국부펀드는 월요일 5년과 10년, 30년물로 50억 달러 규모의 달러채 발행을 진행 중이며, 아이보리코스트는 유로본드 발행을 위해 BNP파리바 등을 공동 주관사로 선정했다. 칠레와 헝가리 역시 새해 들어 채권 발행시장에 나왔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