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미국채가 최고? 환율보고서

(블룸버그) — 드디어 기다리던 미 재무부 반기 환율보고서가 공개됐다. 무역전쟁 고조 속에 우려와 달리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으면서 적어도 본격적 환율전쟁은 피한 모습이다. 그러나 관찰대상국으로 중국과 일본, 한국, 독일을 유지하고 아일랜드, 이탈리아, 베트남, 싱가포르, 말레이시아를 추가해 총 9개국을 지목했다. 기존 명단에서 인도와 스위스는 제외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 합의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며 시진핑의 항복을 압박한 가운데 제이미 다이먼 JP모간 CEO는 미-중 무역전쟁이 단순한 ‘전초전’ 수준을 넘어섰다는 진단을 내놓았다. 아시아장부터 몰린 미국채 사자세에 10년물 금리가 뉴욕장서 2.26% 부근까지 밀리며 2017년래 최저 수준을 경신했고, 3개월물과 역전폭을 9.2bp까지 확대했다. 뉴욕증시는 장초반 상승을 지키지 못하고 오후 들어 매도 우위에 밀려 결국 S&P 500 지수는 3월래 최저 수준에 마감했다. 글로벌 증시는 올해 들어 첫 월간 하락을 향하고 있다.
유로존 경기기대지수가 약 1년만에 개선된 것으로 나오면서 유로가 반짝 반등을 시도했으나, 이탈리아 재정문제를 둘러싼 긴장과 더불어 독일과 유럽내 정치갈등이 깊어지고 있다는 소식에 다시 하락세를 이어갔다. 달러지수(BBDXY)는 월간기준 2015년 이후 최장기인 4개월 연속 랠리 행진이 예상된다. 미국 5월 컨퍼런스보드 소비자심리지수는 예상을 상회, 11월래 최고 수준으로 올라서 견조한 고용시장을 반영했다. 반면 내수 부진에 한국 6월 제조업 업황전망 BSI는 2월래 최저수준인 75로 밀렸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미국채가 최고?

무역 분쟁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연준의 연내 금리 인하 기대감을 압도하며 미국채 일드커브 주요 구간이 역전되고 다른 구간 역시 플랫해졌다. 이같은 플래트닝 거래는 금요일 발표될 연준 선호 인플레이션 지표 등 리스크에 직면해 있다. 인플레이션이 또 다시 낮게 나올 경우 트레이더들은 2019년 금리가 더 큰 폭으로 인하될 것이란 기대에 베팅하면서 일드커브가 다시 가팔라질 수 있다. Seaport Global은 미국 경제가 1년 반 정도 후에 침체에 접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보았다. BofA는 현재 채권이 강세장에 있다며, 기술분석상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사상최저에서 최근 피크까지 상승 구간의 피보나치 되돌림 50%까지 왔고, 61.8% 되돌림 수준인 2.05%까지 갈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채 2년물 금리의 경우 아마도 올해 안에 2%를 하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400억 달러 규모의 2년물 미국채 입찰에서 낙찰금리는 2.125%로 2018년 1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G Plus는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새로운 변동성지수(VIX)’ 역할을 한다며, 글로벌 시장과 경제에 대한 신뢰의 척도가 되었다고 지적했다.

희생양 아이폰

월가는 수개월 동안 중국내 아이폰 수요 전망에 대해 불안을 감추지 못했으나,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화웨이를 블랙리스트로 지명해 중국으로부터의 보복 가능성이 높아지자 더욱 우려가 커졌다. 이달초 Wedbush는 화웨이 봉쇄조치에 대해 미국 남북전쟁의 시초가 된 “섬터요새의 순간”이라고 규정하고 애플이 무역 불확실성의 상징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코웬은 중국이 아이폰 판매를 금지할 경우 애플의 이익이 2020회계연도에 26% 감소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씨티 역시 중국내 아이폰 수요 둔화를 이유로 화요일 애플 목표주가를 220달러에서 205달러로 낮추며 애플의 중국 시장 점유율이 현재 12%에서 반토막 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모간스탠리는 무역전쟁 최악의 시나리오 경우 애플의 수익이 약 23%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고, 골드만삭스는 29% 추락을 예상했다. 애플 주가는 현재 178달러대로 이달 들어 15% 넘게 하락했다.

中당국, 일부 역외채권 발행 규제 나서

중국이 부동산 개발업자와 지방정부 자금조달기관(LGFV)의 역외채권 발행을 규제하고 나섰다. 올해 발행 급증에 따른 크레딧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는 4월 초부터 이들 기업의 역외채권 발행 쿼터 승인 기준을 강화해왔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연준의 비둘기파적 기조 선회에 올해 채권 발행이 크게 늘었으나, 최근 몇주간 미-중간 무역 갈등이 격화되면서 아시아 달러채권 스프레드가 확대되기 시작했다. NDRC는 3월 26일 달러채권 시장 참가자들과 회의를 열어 채권 발행 급증에 따른 잠재적 리스크를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 집계 자료에 따르면, 중국은 올해 현재까지 역외 시장에서 850억 달러 규모의 채권을 발행해, 동기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에 40억 달러 정도 못미쳤다.

러시아채권 인기

러시아 재무부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수요가 워낙 강해 이미 연간 발행 목표액의 절반을 채웠고, 할인된 가격에 추가 발행도 가능해 보인다. 그러나 미국의 신규 제재조치에 대한 두려움은 여전하다. 이는 러시아가 올해 두번째 유로본드 발행에 나서려는 주요 이유다. 블랙록이나 캘퍼스와 같은 대형 미국 투자자들이 수십억 달러의 러시아 채권을 보유한다면 미 당국이 새로운 제재조치로 러시아 채권시장을 겨냥하는데 다시 한번 고민할 것이란 계산인 셈이다. 러시아는 미국과 외교적으로 충돌할 경우 상황이 갑자기 나빠질 수 있음을 과거 경험으로부터 뼈저리게 배웠다. 올해 새로운 제재조치 위협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으면서 투자자들이 러시아의 하이일드에 매료되어 다시 몰려왔고, 덕분에 러시아 채권은 EM 시장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현재 외국인들은 루블화와 경화 표시 러시아 국채 중 500억 달러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EU 파워게임

유럽의회 선거가 끝나면서 유럽연합(EU) 수장직을 놓고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다. EU는 브렉시트 협상대표였던 미셸 바르니에에게 EU 집행위원장을 맡길 듯 하다. 스페인과 아일랜드 역시 프랑스가 밀고 있는 바르니에 편에 섰다. 주요 동부 유럽 국가들은 EU 외교장관직과 같은 대가를 받을 수 있다면 그를 지지할 생각이다. 중도우파가 공식 후보로 내세운 독일의 만프레드 베버는 프랑스가 강력 반대하고 있고 그리스와 헝가리도 외면하고 있다. 또 다른 관심사는 ECB 총재직이다. 프랑스와 독일은 전통적으로 EU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해 왔다. 프랑스 대통령의 움직임에 독일이 ECB 총재직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옌스 바이트만 분데스방크총재는 드라기 현 ECB 총재의 비전통적 완화정책을 반대하고 금리 인상을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오랫동안 매파적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남부 유럽 지도자들에게는 전혀 고려대상이 아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