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테이퍼링 연기? 미국채 쇼트

(블룸버그) — 델타 변이 확산 우려에 따른 변동성 확대 속에 뉴욕증시는 지난 금요일 저가 매수에 힘입어 반등했다. 시장의 관심은 이제 8월 26-28일 ‘잭슨홀 미팅’에서 연준의 조기 테이퍼링 신호가 나올지에 온통 쏠려있는 모습이다. 중앙은행 총재들의 연례 심포지엄인 잭슨홀 행사는 작년에 이어 이번에도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일각에선 테이퍼링 계획 발표가 연말로 늦춰질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달러(BBDXY)는 금요일 오름폭을 줄이긴 했으나 주간 기준 1.3% 가량 올라 6월래 최대폭 상승했다. Capital Economics는 달러가 어느 정도 고평가된 상태지만 향후 6-12개월에 걸쳐 추가로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오는 목요일 한국은행금통위의 기준금리 결정과 관련해 블룸버그 설문조사에서 20일 기준 5명의 이코노미스트가 25bp 인상을, 6명은 동결을 점쳤다. 지난 달만해도 연내 40bp 인상을 가격에 반영했던 스왑시장은 기대치를 25bp로 낮췄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테이퍼링 연기?

카플란 댈러스 연은총재는 델타 변이가 지속되고 경제 회복에 타격을 줄 경우 테이퍼링을 조기에 시행해야 한다는 자신의 견해가 바뀔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연준의 채권 매입을 10월부터 점진적으로 축소하는 방안을 선호해 온 매파적 인사인 카플란이 델타 리스크 확대시 입장 선회 가능성을 시사한 셈이다. “델타 변이가 충분히 지속되거나 영국이나 인도와는 다르게 전개되어 수요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할지 기민하게 마음을 열고 경직된 사고를 피해야 한다”며, 한달 정도 시간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자산 매입 프로그램은 수요 진작에 유용하지만 현재 수요가 메인 이슈는 아니라며, 자산 매입이 노동시장에 도움을 주고 있는지 불확실하다고 진단했다.

미국채 쇼트

주택시장 거품에 대한 “빅 쇼트”로 유명해진 마이클 버리가 이번엔 미국채 장기물 가격 하락에 베팅하는 모습이다. 그가 운용하는 Scion Asset Management는 iShares 20년 이상 미국채 ETF(TLT)에 대해 6월 말 기준 2억8000만 달러의 풋옵션을 보유한 상태라고 최근 공시에서 밝혔다. 이 옵션 계약은 미국채 금리가 오를 경우 수익이 나는 구조다. 최근 시장은 델타 변이 공포에 안전자산 선호가 강해지며 금리가 하락세를 보여왔다. 그러나 연준의 연례 잭슨홀 심포지엄을 앞두고 연내 테이퍼링 착수가 예상되고 있어 미국채 약세론자들의 베팅이 옳을 수도 있다. 모간스탠리의 Guneet Dhingra는 모든 경제지표가 매우 견조하다며, 미국채 금리가 향후 몇개월에 걸쳐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델타 변이 우려는 이미 시장에 반영된 상태로, 파월 연준의장이 크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견해를 확인할 경우 시장이 움직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파월 연임?

옐런 미 재무장관이 백악관 고위 자문들에게 파월 연준의장의 재임을 지지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9월초 노동절 쯤에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있다.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중앙은행의 수장으로 월가가 신임하는 파월을 다시 지명할 경우 정책 연속성을 기대할 수 있다. 파월의 4년 임기는 내년 2월 끝날 예정이다. 백악관은 그동안 여러 후보자를 물색해 특히 그들의 노동시장에 대한 견해를 살펴보았으나, 최근 델타 변이에 따른 감염 급증에 불확실성이 높아지자 연준의 리더십 교체에 보다 신중해질 수도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연준의장을 지냈던 옐런의 지지는 파월에게 막강한 힘을 보태줄 수 있다.

EM 낙관론

신흥시장(EM) 증시가 10년 넘게 부진한 성적을 보이며 선진국 대비 20년래 저점 부근까지 밀렸으나 이제 원자재 가격 상승과 기업 실적 기대에 낙관적 베팅이 살아나는 양상이다. 골드만삭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라자드자산운용 모두 백신 접종 가속화와 값싼 밸류에이션이 EM 주식에 도움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남아공과 러시아, 브라질 시장이 수혜가 예상되는 반면 중국의 규제 단속은 아시아 증시에 계속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올해 들어 MSCI 선진국 주식 지수는 약 14% 상승했지만 EM은 5% 하락했다. 이같은 상황은 향후 몇달 안에 글로벌 경제가 본격적으로 회복하고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되고 원자재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바뀔 수 있다. BofA에 따르면 이미 동유럽과 중동, 아프리카 EM 증시는 3월 이후 자금 유입이 가속화되는 모습이다. Franklin Templeton Investments는 기술주가 EM 증시를 이끌 수 있다며, 한국과 대만이 유리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중국 테크주 매도 

중국 당국이 테크 분야에 대해 규제 단속을 강화하면서 1.5조 달러 규모의 시가총액이 증발했지만 펀드 자금 유출 속도를 볼 때 아직까지 매수 신호는 보이지 않는다. 중국은 지난 금요일 강력한 개인정보보호법을 통과시켜 빅테크를 더욱 옥죄고 나섰다. Alphalex Capital Management HK의 Alex Au는 매도세가 끝나지 않았다며, 자신은 지난달 보유했던 중국 테크주를 모두 팔아치웠고 최근엔 한때 선호했던 종목에 대해 숏포지션을 구축했다고 밝혔다. 서머스 전 재무장관은 중국 시장이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보다 위험한 환경이 되었다고 진단했다. 반면 JP모간은 이같은 매도세가 “실존적 위기”를 초래하진 않는다며 여전히 중국 증시에 대해 긍정적 입장을 견지했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올해 들어 연설과 회의에서 “공동부유”란 단어를 65차례나 언급한 가운데 중국 당국은 지난주 각종 대책을 통해 보다 적극적으로 소득 격차를 해소하겠다고 약속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