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채 숏 과도?
미국채 금리가 대부분의 구간에서 3거래일 연속 하락을 이어갔다. 그동안의 금리 상승 베팅이 과도했다는 판단 속에 이를 일부 되돌리는 듯 보인다. 연준이 5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50bp 인상할 것이란 전망이 거의 기정사실화되고 스왑시장이 6월과 7월에도 50bp 인상을 내다보며 올해 안에 총 250bp의 추가 인상을 가격에 반영하면서 채권 약세 포지션이 쌓여갔다. 그러나 급격한 통화 긴축과 중국의 강력한 코로나 봉쇄 조치로 글로벌 성장 우려가 대두되면서 채권 금리 상승세가 꺾인 분위기다. 미국채 3년물 금리는 한때 14bp 가까이 하락했고, 10년물 역시 10bp 가량 빠진 2.72%로 4월 14일래 최저 수준으로 후퇴했다. 씨티그룹 스트래티지스트들은 한쪽으로 쏠린 미국채 숏 포지션이 과도한 상태라며, 벤치마크 10년물 금리가 2.68% 아래로 밀릴 경우 약세 베팅이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BMO Capital Markets의 Ian Lyngen는 미국채 입찰 결과가 매우 강하게 나올 경우 매파적 기조가 정점에 도달했다는 신호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 가스 중단
러시아가 폴란드와 불가리아에 4월 27일부로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위협했다. 앞서 관련 보도에 유럽에서 천연가스 가격이 한때 17% 급등했다. 폴란드 정부는 재고가 충분하다고 밝혔고, 폴란드의 가스회사는 공급 중단 가능성에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서방세계의 전례없는 금융·경제 제재조치에 맞서 유럽에게 루블화로 결제하지 않으면 가스 공급을 끊겠다고 위협해왔다. 그러나 유럽연합(EU)측은 푸틴의 요구를 들어줄 경우 제재 원칙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그의 입지를 강화시켜준다고 판단해 이를 일축했다. 폴란드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해 보다 고통스런 처벌이 필요하다며 루블화 대금 지급을 거부해왔고, 현지시간 화요일에도 이같은 입장을 재확인했다.
中 부양책
중국 당국이 코로나 관련 봉쇄 조치로 타격을 입은 경제를 부양하기 위해 인프라 건설을 강화하는 등 다양한 조치를 발표했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화요일 국가 중앙재정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일부 지역의 건설 프로젝트를 앞당기고 강화하기로 결정했다고 국영 CCTV가 보도했다. 공항을 비롯한 교통 허브와 에너지 및 수자원 보존 프로젝트가 포함되었다. 위원회는 또한 재정 지출을 늘리고 인프라 건설을 위한 장기 자금 조달 채널을 확대할 것을 촉구했다. 앞서 중국인민은행(PBOC)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실물경제를 위한 통화정책 지원을 강화하고,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테크기업 규제를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마무리짓겠다며 투자자들을 달래기 위해 애썼다.
PBOC에 힘입어 중국 증시 벤치마크 CSI 300 지수와 위안화가 장중 반등을 시도했으나 다시 약세로 돌아섰다. 다만 항셍 테크 지수는 2.9% 상승으로 마감했다. Principal Global Investors의 Seema Shah는 중국이 제로 코로나와 5.5% 경제성장률이라는 상충적 정책 목표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어려움에 처해 있다며 “앞에 놓인 불확실성을 감안할 때 비중확대로 갈 타이밍은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HSBC Holdings는 코로나19 감염 확산으로 디폴트가 계속 늘고 있어 이미 자금난을 겪고 있는 중국 부동산 시장이 추가 고통에 시달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日 물가대책
기시다 후미오 일본총리는 엔화 가치가 20년래 최저 수준으로 하락한 영향에 에너지와 식료품의 가격 급등세가 더욱 가팔라지자 기업과 소비자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6.2조 엔 규모의 대책을 발표했다. 또한 일본은행(BOJ)에겐 2%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을 위해 계속 노력해 달라고 주문했다. “유가 상승과 전반적인 인플레이션이 어떤 경우에도 팬데믹으로부터 회복 중인 사회·경제활동을 가로막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엔화 약세와 관련해 환율의 급격한 변동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환율 수준은 경제와 통화 정책 등 다양한 요인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저소득층과 중소기업 지원 등을 담은 이번 정부 패키지는 BOJ가 초저금리 기조를 고수하는데 어느 정도 보호막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으로 정부의 물가 안정 노력을 적극 돕고 있는 다른 나라들과 달리 BOJ는 에너지와 식품 가격 상승 문제를 대체로 정부의 손에 맡기고 있다. 다이와증권의 수석 시장 이코노미스트인 Mari Iwashita는 “일본의 경우 행정부는 물가에, BOJ는 통화정책에 집중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BOJ가 완화적 통화정책을 지속해 경제를 뒷받침할 수 있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도이치 ‘연준 금리 5-6%’
David Folkerts-Landau 등 도이치은행 이코노미스트들은 연준이 40년래 최고치인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1980년대 이후 가장 공격적인 긴축 조치를 취해야민 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보수적으로 볼때 연방기금금리가 5%-6%까지 가면 물가안정 임무 완수에 충분할 것 같다”며, 이같은 통화 긴축과 그에 따른 금융시장 혼란으로 미국 경제가 내년 말이면 “상당한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극도로 타이트한 노동시장과 미국 가계의 기대 인플레이션을 감안할 때 FOMC가 말하는 중립금리 2.5% 수준에서는 날뛰는 물가를 잡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도이치가 보는 중립금리는 5% 정도로, 이에 따라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4.5%-5%로 상승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대부분의 월가 전망과 비교해 상당히 회의적인 견해임을 도이치은행 역시 인정했다. 골드만삭스의 경우 향후 2년에 걸쳐 경제가 위축될 확률이 35% 정도로 추정했고,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2024년초 경기침체 확률이 44%로 진단했다. 한편 브레이너드 연준이사는 연준부의장 지명을 상원으로부터 인준 받았다.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