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미국채 매도, 러 추가제재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미국채 매도세가 좀처럼 진정되지 않는 분위기다. 파월 연준의장이 물가를 잡기 위해서라면 필요시 보다 공격적인 긴축도 망설이지 않겠다고 말하면서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장중 2.39%에 육박해 2.4%인 상승 채널 상단을 뚫고 다음 저항선인 2.5%(피보나치 76.4% 되돌림)마저 시도할 기세다. BofA의 파생상품 Paul Ciana는 수십년간 이어진 미국채 강세장의 장기 추세선이 테스트를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트레이더들은 올해 남은 FOMC 회의에서 25bp씩 총 7.5번의 인상을 가격에 반영 중이다. 적어도 한번 이상은 50bp 인상이 단행될 것으로 보는 셈이다. 심지어 비둘기파인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총재마저 통화 완화를 치워야할 때라고 주장했다. 뉴욕증시는 반등에 성공해 이제 최근 하락추세가 반전되며 바닥을 지났다는 평가도 나왔다.

핌코 최고경영자를 지냈던 채권시장 베테랑 Mohamed El-Erian은 자신이 향후 12개월 시계로 투자한다면 현재 주식을 줄이겠다며, “시장은 빠져나올 수 있는 멋진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앞으로 경제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시장이 아직 반영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연준이 결국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을 위해 경기 침체를 감수하거나 아니면 높고 불안한 인플레이션이 2023년까지 지속되도록 놔두거나 둘 중 어떤 정책 실수가 덜 심각할지 고민해야 하는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고 우려했다. 결국 저성장과 고물가라는 글로벌 스태그플레이션으로 갈 확률이 높다고 내다봤다. 어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러시아 추가제재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동맹국 지도자들은 현지시간 목요일 브뤼셀에서 만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새로운 제재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백악관이 밝혔다. 제이크 설리반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현지시간 화요일 기자들에게 이번 조치는 “신규 제재는 물론 회피에 대한 공동의 단속 노력”이 포함된다고 전했다. 바이든은 긴급 NATO 정상회담과 G-7 정상회담, 유럽이사회에 참석하는 등 외교 총력전에 나선다. 또한 유럽의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고 러시아 가스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새로운 액션 플랜도 미국과 동맹국들이 공동 발표할 예정이라고 설리반은 말했다. 또한 러시아가 사이버 공격을 감행하거나 대량학살무기를 동원할 경우, 또한 중국이 러시아 군대를 지원하거나 경제 제재를 우회할 수 있도록 도울 경우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에 대해서도 논의한다.

연준 금리 중립수준 위로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총재는 이미 너무 높은 인플레이션이 상승 압력을 더하지 않도록 미국의 통화 정책을 신속하게 긴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지시간 화요일 블룸버그 TV 인터뷰에서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움직여야 한다”며, “최소한 중립 수준으로 가야만 한다. 그래야 이전보다 훨씬 높은 인플레이션의 시기에 추가 상승 압력을 막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립 금리란 인플레이션을 자극하지도 억제하지도 않는 수준을 말한다. 그는 중립금리 수준을 2%로 추정했고, 다른 연준 인사들은 중앙값 기준 2.4% 정도로 보고 있다.

불러드는 인플레이션을 끌어내릴 수 있도록 “억제적(restrictive) 정책”까지도 생각하고 있다며, 전일 파월의 공격적 발언을 환영했다. 5월 50bp 인상 여부는 아직 결론 내리기에 이르지만 시장에 큰 혼란을 주진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연준이 얼마나 빨리 움직여야만 하는지 묻는 질문에 불러드는 “빠를수록 좋다”며, 1994년 긴축을 좋은 예로 들었다. 당시 그린스펀 연준의장의 FOMC는 1년여만에 기준금리를 3%에서 6%로 올리고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면서 경기 연착륙에 성공해 이후 10년이라는 당시 최장기 경제팽창을 이끌었다.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총재 역시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정책금리를 중립수준으로 가져가고 이를 넘어 더 긴축해야 할지 들여다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계 성장전망 낮춘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현재 4.4%에서 하향 조정할 예정이라고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가 현지시간 화요일 Foreign Policy 인터뷰에서 밝혔다. IMF의 수정 전망치는 4월 연례 춘계 회의에서 발표된다. 미국의 경우 상당히 펀더멘털이 강하지만, 아직 코로나 위기에서 빠져 나오지 못해 뒤처진 일부 국가는 경기 침체 리스크가 있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연준을 비롯한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정책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금융 여건이 타이트해져 많은 나라에게 “빅 쇼크”를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고피나스 IMF 수석부총재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글로벌 결제 시스템이 더욱 파편화(fragmentation)되고 있다며, 미달러의 지배적 위치가 당장 무너지진 않겠지만 일부 국가에서 외환보유고 다변화를 고민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경기침체 경고

올해 러시아 에너지 수출이 재개되지 않을 경우 글로벌 경제가 침체를 피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댈러스 연은 소속 이코노미스트 Lutz Kilian과 Michael Plante가 현지시간 화요일 논문에서 주장했다. “러시아 에너지 수출의 대부분이 2022년 남은 기간 동안 시장에 나오지 않는다면 세계 경제 하강은 불가피해 보인다”며, “이번 둔화는 1991년보다 더 오래 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1991년의 경우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으로 오일 공급 쇼크가 발생해 글로벌 경제를 억눌렀으나, 사우디가 증산 약속으로 그 충격을 일부 덜어준 덕분에 경기침체 기간은 1년을 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침략에 대한 보복으로 글로벌 금융기관들이 러시아 에너지 수출 지원을 거부하면서 러시아산 원유 수출에 비상이 걸렸지만 이를 대체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고 이들은 지적했다. 사우디와 UAE가 소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는데다 미국 셰일 생산업체들은 공급망 병목현상과 인력난 등으로 증산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발 석유 공급 부족을 해결하지 못할 경우 유가가 크게 올라 오랫동안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으며, 그 결과 수요가 위축되고 특히 유럽의 경우 천연가스 등 다른 원자재 상품 가격도 올라 경기불황이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증시 재개 준비

모스크바 증권거래소가 일부 대형주에 대해 공매도를 금지해 본격적인 시장 재개를 준비하는 모습이다. 이로써 Gazprom, Lukoil, Sberbank, MMC Norilsk Nickel, Rosneft Oil 등 약 30개 기업과 일부 유로본드의 경우 투자자들은 가격 하락에 베팅할 수 없게 된다. 해당 결정은 화요일부터 발효된다고 모스크바 증권거래소는 밝혔다. 러시아 주식시장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3주 넘게 문을 닫은 상태로, 역사상 최장기 셧다운을 기록 중이다. 거래가 언제 재개될지는 아직 불확실하지만, 이번 공매도 금지 발표는 증시 재개장을 위한 사전작업으로 보인다고 Toronto Dominion Bank의 Cristian Maggio는 지적했다. 앞서 월요일 러시아 일부 역내채권에 한해 거래가 재개되었고, 가격이 급락했다. 한편 디폴트 우려 속에 러시아 재무부는 서방 제재 이후 두번째 외화채권 이자 지급 의무를 이행했다고 밝혔다. 월요일 만기가 돌아온 6600만 달러의 유로본드 쿠폰 이자를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지급하기 위해 러시아 국가예탁결제원가 해당 자금을 화요일처리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