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미국채 금리피크? 바이든시대

(블룸버그) — 드디어 현지시간 20일 조 바이든이 미국 46대 대통령에 취임한다. 그는 취임사에서 폭동의 위협 속에 화합을 강조하고, 취임 당일부터 팬데믹과 경기침체에 맞서 시급한 조치들을 쏟아낼 예정이다. ‘닥터둠‘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바이든 시대가 백인 우월주의자들의 폭동 및 러시아와 중국의 사이버테러 등에 시달릴 것으로 예견했다.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두번이나 하원으로부터 탄핵 당한 트럼프 대통령은 그의 부동산 제국마저 흔들리며 초라한 말로를 향하고 있다. 한편 노르웨이서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을 접종한 기저질환 고령자중 29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면서 백신 안전성에 우려가 제기된 가운데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 소장은 바이든 취임 100일 내에 1억회 백신 접종 공약이 실현가능하다며 수주내에 존슨앤존슨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승인을 예상했다.

지난 금요일 뉴욕증시는 한껏 기대를 모았던 바이든의 1.9조 달러 팬데믹 구제안이 최저임금 인상 요구를 담아 공화당 반발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일고, 웰스파고 등 일부 월가 은행의 실적 실망과 엑슨모빌 악재까지 겹치면서 S&P 500 지수가 이틀째 밀렸다. 엑슨모빌은 퍼미안 분지의 자산 가치를 부풀려 평가했다는 내부 고발로 미 증권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고 있다는 보도에 주가가 4.8% 급락했다. 엑슨모빌은 이를 부인했다. 현지시간 19일 인사청문회에서 옐런 미 재무장관 내정자는 트럼프와 달리 환율을 시장에 맡기겠다는 원칙과 더불어 경쟁우위를 위해 약달러를 추구하지 않을 방침임을 확인할 예정이라고 다우존스가 인수위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18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선고를 앞두고 재계에서 이 부회장을 선처해야 한다는 의견이 이어지고 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북한은 17일 최고인민회의를 열어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의 철저한 수행을 촉구했다. 중국은 오늘 작년 4분기 GDP 성적을 발표한다. 시장에서는 전년비 6.2% 성장률을,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6.5%를 예상하고 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미국채 금리 피크?

미국채 저가매수 기회를 노리는 글로벌 현금이 가득해 금리의 상승세를 제한하는 분위기다. 미국 민주당이 행정부와 의회를 모두 장악할 기미를 보이자 인플레이션 기대가 촉발되며 미국채 장기물 금리가 작년 3월래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고, 이제 많은 글로벌 투자자들이 매력을 느끼는 수준에 다가서고 있다. 아시아와 유럽계 자산운용사들 사이에서 코로나19 감염 급증과 저조한 백신 접종을 감안할 때 미국채 금리 피크가 멀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또 바이든 차기 대통령이 제안한 1.9조 달러의 부양책이 탄핵 절차마저 겹치며 여전히 야당 공화당의 지지가 필요한 의회에서 장애물에 직면할 가능성도 있다. 그 결과 유럽과 특히 해외 투자자 중 미국채를 가장 많이 보유한 일본에서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1.25%~1.3% 범위에 진입하고 30년물이 1.92%~2% 영역에 들어갈 경우 추가 매입에 나설 태세다. 이는 최근 리플레이션 트레이드가 모멘텀을 잃기 직전인 고점 대비 10bp 가량 높은 수준이다. BlueBay Asset Management의 Mark Dowding는 “바이러스 경로가 경제지표에 하방 리스크를 제공하고 있다”며, “향후 몇달간 10년물 금리는 1%~1.25%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보고 만일 이 범위의 상단을 벗어날 경우 매수하겠다고 말했다. 30년물의 경우 2%를 매수기회로 제시했다.

바이든 집권 첫 10일 구상

바이든은 취임 후 10일 내에 일련의 행정명령과 지침 등을 통해 팬데믹에 대응하고 가장 논란이 된 트럼프 정책 중 일부를 되돌릴 계획이다. 론 클레인 백악관 비서실장 내정자가 현지시간 토요일 백악관 고문 내정자들에게 보낸 메모에 따르면 바이든의 집권 첫 10일 구상은 팬데믹, 경기 침체, 기후 변화, 인종불평등 등 “중첩되고 복합적인 4대 위기”에 초점을 둔다. 바이든은 당장 취임 첫날부터 코로나19의 경제적 여파를 줄이기 위해 학자금 상환과 이자 지급 유예, 세입자 퇴거 및 압류 제한 확대 조치 등 약 12개의 조처에 서명할 계획이다. “마스크 착용 100일 캠페인” 실시와 더불어 학교와 비즈니스의 안전한 리오프닝을 위한 대책과 코로나19 구제 조치 등도 예정되어 있다. 이어서 연방정부의 구매에 있어서 미국산 제품 구매를 독려하는 추가 조치를 내놓고, 형사사법 시스템, 기후, 과학, 의료 문제 등을 다루며, 트럼프의 국경 강화 조치를 되돌려 불법 이민 통제 과정에서 분리된 가족을 재결합시키기 위한 절차도 도입한다. 또한 불법체류 청소년 추방 유예 제도 폐지로 쫓겨날 위기에 처한 소위 ‘드리머’(Dreamer)들에게 시민권 획득 기회를 주기 위한 이민정책 개혁을 제안할 방침이다. 1.9조 달러의 경제지원책, 투표권, 최저임금 인상안, 폭력으로부터 여성을 보호하는 조치 등도 주요 입법 우선순위다.

골드만 낙관론

골드만삭스가 1.9조 달러의 팬데믹 구제책을 반영해 성장률 전망치를 또 상향조정했다. 지난 주말 고객에게 보낸 보고서에서 Jan Hatzius 등 골드만 이코노미스트들은 미국 경제가 올해 6.6%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전망치는 블룸버그 설문에 참여한 이코노미스트 84명의 추정치 중 두번째 높은 수치로, 설문 중앙값은 4.1%다. 골드만은 2022년과 2023년 성장률을 각각 4.3%과 1.6%로 제시했다. 이번 조정은 민주당이 주도권을 쥔 의회의 도움을 받아 바이든이 상당 규모의 재정 지원, 실업보험 혜택, 교육과 공중보건 지출 등을 통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팬데믹으로부터 피해를 줄일 것이란 기대를 반영한다. 골드만은 바이든이 1.1조 달러의 부양책을 이끌어 낼 것으로 예상했다. 바이든의 제안 중 일부만 의회를 통과한다 하더라도 추가 재난지원금 1400달러가 올 1분기 가처분소득을 크게 높여 올해 명목 가처분소득 성장률이 4.5%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실업률 전망치는 4.8%에서 4.5%로 조정했다. 연준의 경우 테이퍼링이 2022년 전에는 시작되지 않고 금리 인상은 2024년 하반기쯤 이루어질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유지했다. 브라이언 디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내정자는 지난 일요일 미국 경제가 “하향의 소용돌이”에 빠지고 있다며 신속한 대책을 촉구했다.

美재난지원금, 증시에 호재?

이달초 미국 정부가 1인당 600달러의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면서 저가주 거래가 급증하고 테슬라 시가총액은 1300억 달러나 부풀었다. IPO는 두배 증가하고 옵션 트레이딩은 폭발적으로 늘었다. 우연이라고 하기엔 개미투자자들이 요즘 거의 모든 시장의 스펙타클 부근에 자리잡고 있다. 이제 바이든이 추가 1400달러의 현금 지급을 약속하면서 주식 투기가 이어져 이미 자리잡고 있던 버블이 더 커질 수 있다고 AlphaOmega Advisors의 설립자인 Peter Cecchini가 지적했다. Envestnet Yodlee 자료에 따르면 이번에 지원금을 받은 사람들의 경우 작년 12월초에 비해 1월초 주식 거래량이 약 30% 늘었다. 기존 600달러에 더해 1400달러를 받을 수 있는 미국인은 1억5000만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골드만에 따르면 개미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주식으로 구성된 바스켓이 12월말 이후 10% 급등해 S&P 500을 추월했다.

독일 메르켈 후임은?

아민 라셰트가 독일 집권 기민당(CDU) 총재 선거에서 승리를 거두면서 메르켈 총리의 뒤를 이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오는 9월 연방의회 선거에서 CDU와 자매당인 기독교사회당(CSU)이 그를 총리 후보로 내세워 승리해야만 한다. 라셰트는 마르쿠스 쇠더 CSU 대표가 더 유리하다면 자신은 양보할 의사도 있다고 말했지만 일각에선 그러기엔 그가 대단한 야심가라고 말한다. 그의 부상은 유럽연합은 물론 중국 및 러시아에 반가운 소식이다. 그는 경제와 외교 정책 분야에서 메르켈의 중도적 노선을 지지해 왔으며,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도 친분이 있다. 중국 통신사 화웨이와 러시아 가스송유관 노드스트림2 건설 프로젝트에 대한 메르켈의 개방적 입장에도 동조하고 있어 애널리스트들은 별다른 변화를 기대하지 않는 모습이다. Berenberg의 Holger Schmieding은 라셰트가 외교정책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메르켈의 외교 정책을 그대로 답습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라셰트는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의 승리 당시 독일 정치인 중 가장 먼저 축하 인사를 보낸 인물로 미국과의 무역협정을 추진할 의사가 있음을 시사해, 트럼프 시절 소원해졌던 양국간의 관계를 바이든과 더불어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