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미국채 멜트업, 5월인하베팅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채권 트레이더들이 연준의 완화적 피봇에 대한 베팅을 확대해 내년 5월까지 첫 금리 인하가 단행될 것으로 기대함에 따라 미국채 시장이 소위 ‘멜트업(melt up)’을 이어갔다. 지난달 5.26%까지 치솟았던 미국채 2년물 금리는 현지시간 수요일 장중 한때 13bp 가까이 급락해 7월래 최저치인 4.6%까지 밀리며 3거래일째 하락했다. 스왑시장은 현재 5.25%-5.5%인 연방기금 금리 목표 범위의 25bp 인하 예상 시기를 6월에서 5월로 앞당겼다. 연준 베이지북은 미국 경제활동이 최근 몇주 동안 둔화되었고 소비자들이 재량적 지출에 주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뉴욕증시는 혼조세로 마감했다. 한편 한국은행은 오늘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3.5%로 또다시 매파적 동결을 단행하고, 내년 3분기 쯤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예상했다.

OPEC+는 11월 30일로 예정된 각료회의를 앞두고 산유량 쿼터에 대한 갈등을 해소하고 부진한 유가를 떠받치기 위한 잠재적 조치를 위한 물밑 협상을 지속했다. 내년 공급 과잉을 막기 위해 사우디는 다른 국가들에게 공급 제한 노력에 동참해 줄 것을 설득 중이며, 하루 100만 배럴 이상의 집단적 감산이 검토될 수도 있다고 대표단은 전했다. 한편 북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김여정 부부장은 담화문에서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와 관련해 유엔안보리 논의를 비난하고, 주권국가의 자주권은 그 어떤 경우에도 협상의제가 될 수 없다며 그로 인해 북한이 미국과 마주앉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미국채 멜트업…빌 애크먼 내년 1분기 인하 베팅

연준의 신속한 피봇에 대한 희망이 더욱 커지면서 여러 건의 블록 트레이드가 장기물보다 단기물 금리가 더 가파르게 빠지는 일드커브의 불스티프닝을 지지했다. 이같은 거래는 연준이 금리 인하에 보다 다가설 때 수혜를 받는다. 미국 경제성장률이 3분기 연율 5.2%로 속보치 4.9%에서 상향 조정됐지만, 4분기 들어 성장 속도가 둔화되고 있다는 신호에 연준의 정책 금리 경로에 대한 기대가 아래 쪽을 향하기 시작했다. 억만장자 투자자 빌 애크먼은 연준의 금리 인하가 시장 예상보다 더 빨라질 수 있다는데 베팅하고 있다며 내년 1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하면서 인하 기대를 더욱 부추겼다.

NatAlliance Securities의 Andrew Brenner는 미국채 시장의 ‘멜트업’이 계속되고 있다며, “더 많은 사람들이 연준의 긴축 종료를 믿고 다음 금리 움직임, 즉 인하에 집중하기 시작할 경우 채권금리를 더 끌어내릴 화력이 충분하다”고 진단했다. 다만 최근 몇 주 사이에 너무 가파르게 내려왔다는 점을 감안할 때 채권 금리가 반등할 리스크도 있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채권 시장 역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의 랠리를 펼치는 중이다. 블룸버그 글로벌 국채·회사채 지수는 11월 들어 4.9% 올라 2008년 12월 깊은 불황 속에서 6.2% 급등한 이래 최고의 월간 성적을 향하고 있다. NatWest Markets의 미국 금리 스트래티지스트 Jan Nevruzi는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며, “연준이 일단 충분히 했다는 접근방식을 취하고 나면 숏으로 연준과 싸워 얻을 게 별로 없다”고 주장했다.

메스터 동결 지지 시사 vs 바킨 ‘추가 인상 열어둬야’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총재가 12월 FOMC 회의에서 금리 동결을 지지할 생각임을 시사했다. 그는 “통화정책은 정책위원들이 경제와 금융 여건에 대한 새로 들어오는 정보를 평가하고, 인플레이션을 2%로 시의적절하게 되돌리기 위해 정책이 잘 겨냥되어있는지 판단하는데 좋은 위치에 있다”고 현지시간 수요일 시카고의 한 행사에서 말했다. 또한 물가 압력이 식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에 눈에 띄는 진전이 나타난 반면 전반적인 경제는 여전히 상대적으로 견조하다”고 진단했다. 지난 2년간 통화긴축의 열렬한 지지자였던 메스터는 올해 FOMC 금리 결정 투표권이 없으며, 내년 투표권을 갖지만 6월 임기가 끝난다.

한편 미국의 인플레이션 경로에 대해 내년 FOMC 금리 결정 투표권을 갖는 두 명의 연준 인사들은 각기 다른 견해를 내놓았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총재는 인플레이션이 하락 추세에 있다는 확신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토마스 바킨 리치몬드 연은총재는 아직 확신이 부족하다며, 인플레이션이 끈질길 경우에 대비해 연준이 금리 인상 카드를 버리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바킨은 “인플레이션이 자연스럽고 원활하게 내려온다면 멋진 일이지만 만일 인플레이션이 되살아날 경우 추가 금리 인상 옵션이 있어야 한다”고 CNBC 행사에서 말했다. 특히 주거비와 서비스 비용의 물가 상승 압력이 좀처럼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고 우려했다. 보스틱은 “몇가지 중요한 흐름이 좀더 명확해지고 있다”며, “우리의 리서치와 재계 인사들의 얘기를 토대로 할 때 인플레이션의 하락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수요일 공개된 에세이에서 진단했다. 다만 금리 경로에 대해선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그동안 보스틱은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다른 연준 위원들보다 앞서 금리 인상 중단을 촉구하기도 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억제 위해 이란 투자 제안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란이 대리세력에 의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확전을 막는데 일조한다면 제재에 시달리는 이란 경제에 투자하고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제안했다. 해당 사안에 정통한 아랍권 및 서방세계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달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하고 가자지구에서 교전이 발발한 이래 사우디는 직접적으로 또 다양한 채널을 통해 유화적 제스처를 전달했다. 이달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을 논의하기 위해 이슬람-아랍권 지도자들이 리야드에서 긴급히 모인 가운데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따로 만나 보다 깊은 관계의 가능성을 논의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라이시는 빈살만이 하마스 공격 이후 가장 먼저 대화한 외국 정상 중 한 명이었다.

동시에 사우디는 미국 및 다른 아랍권 동맹국들과 함께 이란이 레바논과 팔레스타인 영토의 무장단체 및 이라크, 시리아, 예멘을 아우르는 소위 ‘저항의 축(axis of resistance)’을 강화하기 위해 이번 분쟁을 ‘무기화’하지 못하도록 압박하고 있다. 이란이 사우디측 제안을 얼마나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일단 보다 확대된 중동전쟁은 피한 모습이다. 사우디를 비롯한 아랍 국가들은 이스라엘이 하마스를 뿌리 뽑기 위해 군사작전을 계속 강행할 경우 확전으로 번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JP모간 다이먼 ‘트럼프 대안으로 헤일리 대선후보 지지 호소’

제이미 다이먼 JP모간 최고경영자(CEO)는 니키 헤일리 공화당 대선후보가 도날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대신할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당신이 매우 진보적인 민주당원이라 할지라도 니키 헤일리도 도와달라”며, “트럼프 보다 나을 수도 있는 공화당측 후보”를 지지하자고 현지시간 수요일 뉴욕타임즈 딜북 서밋에서 호소했다. 다만 다이먼은 트럼프가 대통령이었을 당시 그와 함께 일했고, 다음 대선에서 누가 승리하든지 간에 앞으로도 그럴 생각이라며 “난 무대에서 나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다이먼은 중국에 대해 자신은 중국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며, 미국 은행이 중국에서 전세계 다국적기업과 중국의 발전을 돕는다면 좋겠지만 만일 미국 정부가 요구한다면 중국을 떠나겠다고 덧붙였다.

유엔대사를 지낸 헤일리는 심지어 화요일 보수 성향의 억만장자 찰스 코크가 이끄는 정치단체 ‘번영을 위한 미국인들’(Americans for Prosperity Action, AFP)의 지지까지 얻어내 막강한 조직력과 자금력을 확보했다. AFP는 헤일리가 “현재의 정치 시대를 종식시키고 공화당 경선에서 승리해 내년 11월 대선 본선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을 이길 기회를 미국에 제공한다”고 기대했다. 리얼클리어폴리틱스(RealClearPolitics)의 최신 전국 여론조사 평균에 따르면 트럼프의 지지율는 61.3%,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13.8%, 헤일리는 9.9%로 집계됐다. 헤일리는 2위인 디샌티스와의 격차를 크게 좁히며 최근 트럼프 대항마로 급부상했다. 한편 빌 애크먼은 바이든이 재선 도전을 포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JP모간, S&P 500 지수 내년말 4200포인트 전망

월가에서 내년 미국 증시에 대해 낙관적 전망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JP모간이 예외적으로 우울한 전망을 내놓았다. JP모간의 수석 글로벌 주식 스트래티지스트 Dubravko Lakos-Bujas가 이끄는 팀은 S&P 500 지수가 내년말 4200포인트로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 수준보다 약 8% 아래로, 블룸버그가 추적하는 월가 전망 중 가장 낮은 수치다. “투자자 포지셔닝과 심리가 대부분 반전된 시기에 소비 추세가 약해짐에 따라 내년 주식시장의 거시경제 환경은 보다 도전적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글로벌 성장 둔화와 유동성 축소, 지정학적 위기, 너무 높은 주식 밸류에이션 등을 주요 역풍으로 꼽았다. 이에 따라 GDP 성장률 둔화, 높아진 금리, 기업 실적의 하방 리스크 등을 고려해 방어적 포지셔닝을 취할 것을 재차 권고했다. 연준의 고금리에도 견조한 미국 경제와 인공지능(AI) 열풍 덕분에 S&P 500 지수가 올해 18% 넘게 오르자 내년 말 5000선라는 새역사도 가능하다는 전망이 최근 줄지어 나왔다. 도이체방크와 BMO Capital Markets는 내년말 목표치로 5100포인트를 제시했고, 뱅크오브아메리카는 5000을 내다봤다.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코스틴은 4700을 예상했다. 반면 대표적 약세론자인 모간스탠리의 마이크 윌슨은 현 수준과 비슷한 4500을 전망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