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美금리 6%? 인플레 경고

(블룸버그) — 인플레이션 우려와 이로 인한 시장 변동성에 대해 이번주 FOMC가 어떻게 반응할지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어 있다. 연준이 정책 기조를 변경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최근 연준 인사들의 발언은 경제가 개선됨에 따라 어느 정도의 금리 반등은 용인하겠다는 입장으로 해석된다. 뉴욕증시에서 연일 신기록을 경신하던 S&P 500 지수는 6거래일만에 처음으로 하락했다.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1bp 가량 올라 1.62%에 근접했다. 국제유가(WTI)는 투자자들이 유럽을 비롯한 수요 회복이 부진한 지역에 주목하면서 한때 2% 넘게 빠졌다.

바이든 미 대통령은 기업과 부자를 상대로 세금을 인상하는 대신 중산층의 경우 경감해 줄 방침이라고 Bharat Ramamurti 국가경제위원회(NEC) 부위원장이 현지시간 화요일 인터뷰에서 밝혔다. 그는 이번 세제개편을 통해 대기업과 다국적기업의 미국내 투자 확대를 장려하고, 코로나19 위기에서조차 돈을 벌은 부자들에게 세금을 더 내도록 하겠다며 의회의 협조를 당부했다. 바이든은 ‘더 나은 재건(Build Back Better)’ 슬로건을 앞세운 장기 플랜을 올봄 양원 합동의회 연설에서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독일 등 여러 유럽 국가들이 최근 잇따른 혈전 현상 보고에 영국 아스트라제네카(AZ)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일시 중단하자 유럽의약품청(EMA)의 에머 쿡 청장은 AZ 백신 효과가 위험성을 능가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며 “수백만명의 사람들에게 백신을 접종할 때 이같은 상황은 예상치 못한 일이 아니다”라고 백신에 대한 불신을 잠재우기 위해 애썼다. EMA 위원회는 추가 권고를 결정하기 위해 목요일 긴급 회의를 소집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EMA가 안전하다고 권고할 경우 AZ 접종을 재개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한편 미국 첩보당국에 따르면 북한이 바이든 취임 이후 첫 무기 시험을 준비하고 있을 수 있다고 CNN이 복수의 미 당국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북한은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오스틴 국방장관의 아시아 순방 결과를 지켜본 후 무기 시험을 단행할지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CNN은 전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도이치 ‘최악의 경우 美금리 6%’

도이치은행에 따르면 이번주 미국채 시장의 숨고르기는 오래 지속되기 어려워 보인다. 도이치는 기본 시나리오상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2%를 잠시 상회하면서 최근의 채권 매도세가 재개되어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연말까지 2.25%로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만일 물가상승이 예상보다 빨리 현실화될 경우 3%를 시도할 수도 있으며, 최악의 경우 10년물 금리가 6%를 상회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경제 전망이 개선됨에 따라 연준이 12월까지 자산매입의 점진적 축소를 발표해 시장에 추가 부담을 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Francis Yared 등 도이치 이코노미스트와 스트래티지스트들은 “오랜만에 처음으로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상방 쪽으로 기울었다”며, “재정과 통화정책이 인플레이션의 상승 전환을 지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과 연준 입장에서 인플레이션이 올해 말까지 3%로 갈 수 있다고 판단하기엔 너무 이르기 때문에 높은 인플레이션이 금리에 미치는 대부분의 영향은 향후 몇달 보다는 몇년에 걸쳐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브릿지워터 ‘인플레 온다’

세계 최대 헤지펀드인 브릿지워터어소시에이츠의 공동 최고투자책임자 Greg Jensen은 세계가 인플레이션 파도에 휩쓸리기 직전이라며, 연준이 계획보다 일찍 기준금리를 인상해야만 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재정부양책에 있어서 미국의 “극단적” 접근 방식은 소비자물가 상승에 터보엔진을 달아줄 전망이라며, 반면 팬데믹 위기 이후 채권과 주식시장 랠리는 위협받고 있다고 인터뷰에서 말했다. “시장이 인플레이션을 가격에 반영하는 모습은 과잉반응이 아니라 주요한 장기적 변화의 시작”이라며, “경제 여건과 인플레이션이 시장이나 연준의 예상보다 더 빠르게 바뀔 수 있다”고 지적했다. 브릿지워터는 인플레이션 리스크 상승에 작년 All Weather 포트폴리오의 일부를 명목국채에서 물가채와 금으로 전환했다. 한때 채권왕으로 명성을 떨친 빌 그로스 역시 인플레이션을 경고했다. 그는 원자재 상품 가격 상승과 달러 가치 하락, 부양책발 수요가 합쳐져 인플레이션이 3%~4%까지 갈 수 있다며, 선물시장을 통해 미국채 10년물 약세에 베팅하고 숏을 유지하고 있다고 인터뷰에서 밝혔다.

옐런의 이유있는 여유

미국채 금리 상승에 금융시장이 불안을 느끼고 있지만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별로 신경쓰지 않는 모습이다. 정부의 부채 비용 부담이 과거에 비해 많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국채 이자 지급은 작년 3450억 달러로 줄어 GDP의 1.6%에 불과했다. 팬데믹 관련 지출과 미국채 10년물 금리를 일년여래 최고치로 끌어올린 시장 매도세애도 불구하고 올해 이자 부담은 더 줄어들 전망이다. 이는 대출 금리가 훨씬 높았던 수년 또는 수십 년 전에 발행한 채권을 롤오버하고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계산 결과 이같은 추세가 뒤집히려면 미국채 금리가 전 구간에서 지금보다 상당히 높은 평균 2.5%는 되어야 한다. 이처럼 이자 비용 부담이 크지 않기 때문에 바이든 행정부는 1.9조 달러의 팬데믹 구제책을 통과시키자마자 곧바로 수조 달러 규모의 인프라 및 산업 지원 투자를 추진하면서도 대규모 국채 발행을 걱정하지 않고 있다. 옐런은 정부의 이자 지급 규모를 보면 지출 여유가 얼마나 남아있는지 가장 잘 판단할 수 있다고 말한다. 국가 부채는 2007년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었지만 GDP 비중으로 따지면 이자 지급이 그때보다 크지 않다고 그는 현지시간 일요일 ABC 인터뷰에서 지적했다. 미 의회예산처는 GDP 대비 이자 지급 비율이 1.1%까지 내려간 후 2025년쯤 다시 상승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10년물 금리가 1년에 약 20bp씩 점진적으로 상승한다는 가정을 전제로 한 계산이다.

신흥시장 긴장

10여년래 최악의 연초 성적을 기록한 신흥시장(EM) 채권 투자자들은 파월 연준의장이 그들의 긴축발작 공포를 잠재워주길 기대하고 있다. 시장이 글로벌 성장에 대한 보다 낙관적 전망을 가격에 반영하면서 미국채 금리가 2월 초 이후 50bp 가량 상승했고, 그 결과 인도네시아에서 멕시코에 이르기까지 EM의 차입 비용이 높아졌다. 투자자들은 2013년 연준이 자산 매입을 축소할 수 있다는 깜짝 신호에 놀라 달러와 미국채 금리가 상승하면서 EM이 약 6주간 출렁였던 기억을 떠올리고 있다. 따라서 이번 주 FOMC 회의는 모두에게 초미의 관심사다. HSBC Global Asset Management와 Legal & General Group은 EM의 달러 표시 채권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HSBC는 인도네시아와 페루 등을 추천했고, Legal & General은 연초부터 금리 롤러코스터를 피하기 위해 듀레이션에 대해 비중축소-중립 포지션을 취해왔다. HSBC의 EM 채권 책임자인 Bryan Carter는 “연준이 테이퍼링을 논의하거나 시장의 금리 인상 기대를 인정할 경우 추가 리프라이싱이 초래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연준이 테이퍼링 우려를 떨치고 12월 점도표를 그대로 유지할 경우 “매수 시그널”이라고 주장했다. 스왑시장은 2022년 12월까지 한차례 금리가 인상될 확률을 70% 정도로 보고 있다. SEB는 채권 금리가 일주일에 20bp 가량 오르면 시장은 다시 한번 혼란이 예상된다며, 연준이 채권 금리 상승을 그대로 놔두지 않고 질서를 찾기 위해 개입할 의지가 있다는 보다 강한 신호를 보내주기를 사람들이 원한다고 설명했다.

美 2월 소매·생산 타격

미국 2월 소매판매가 악천후로 인해 전월비 3% 감소했다. 블룸버그 설문에서 이코노미스트들은 중앙값 기준 0.5% 감소를 예상했었다. 1월 소매판매는 7개월래 가장 높은 7.6% 증가로 상향 조정됐다. 2월 미국내 여러 도시가 혹한에 떨고 겨울폭풍으로 텍사스와 대평원 지역에서 전기공급이 끊기는 바람에 소매판매가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전체 판매액은 팬데믹 이전 수준을 크게 상회했으며, 연방정부가 재난지원금을 또다시 지급함에 따라 2분기 들어 소매판매는 강해질 전망이다. 국세청 세금 보고가 평소보다 2주 늦게 시작되어 세금 환급이 지연된 점도 영향을 미친듯 보인다. 골드만삭스와 블룸버그 이코노믹스 등은 바이든의 1.9조 부양책이 최종 통과됨에 따라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상향조정했다. 코로나19 규제가 완화되고 백신 접종이 속도를 내면서 소비심리는 추가 탄력이 예상된다. 2월 제조업 생산 역시 날씨 영향으로 3.1% 감소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