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美10년금리 상단, 유럽에너지난

(블룸버그) — 바이든 행정부는 맨친 상원의원의 반기로 무산 위기에 처한 ‘Build Back Better’ 경제 재건안을 살리기 위해 총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해당 법안이 상원을 통과할 수 있도록 맨친과 “뭔가 하겠다”고 현지시간 화요일 백악관에서 말했다. 이에 더해 저가매수세까지 되살아나며 뉴욕증시는 에너지와 금융, 테크주를 중심으로 4거래일만에 큰 폭으로 반등했다. 오미크론의 확산세는 심각하지만 이로 인한 경기 위축 우려가 지나치다는 지적이 투심을 부추겼다. 전일 배럴당 66달러까지 밀렸던 국제유가(WTI) 역시 4% 넘게 급등해 71달러선을 회복했다.

바이든은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이 되면서 돌파감염 사례가 늘겠지만 대부분 경미한 증상에 그칠 것이라며, 다만 백신 미접종자의 경우 리스크가 크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백신 접종 확대와 부스터샷을 권고하고 학교와 사업장이 계속 문을 열 수 있도록 적극적 대응을 주문했다. 영국의 경우 일단 크리스마스 이전에 방역 규제를 강화하진 않기로 했다. 한편 웰스파고는 사무실 복귀 시한을 무기한 연기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美금리 10년물 상단 2%

전 세계적으로 저축한 현금이 여전히 넘쳐나고 있어 중앙은행이 팬데믹발 부양책을 거둬들인다 하더라도 채권 금리가 오르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너스 실질금리에도 채권 수요가 여전히 강해 내년 미국채 10년물 금리의 경우 2%를 넘기 어려워 보인다. 인플레이션과 연준의 대응에 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높지만 점진적이고 제한적 상승에 그칠 전망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여전히 미국채 장기물을 사들이고 있어 연준은 공격적 금리 인상에 따른 부작용을 크게 신경쓰지 않는 모습이다. Commonwealth Bank of Australia의 Martin Whetton는 유럽과 일본 및 일부 아시아 국가의 막대한 저축액이 채권 수요를 계속해서 뒷받침해 마이너스와 초저 채권 금리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 투자자는 플러스 채권수익률에 항상 이끌리기 떄문에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2% 정도에 이르면 매수 수요가 나올 수 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블룸버그 설문 조사 결과 스트래티지스트들은 가중치 평균 기준 10년물 금리가 내년 말까지 60bp 가량 올라 2%를 약간 상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럽 에너지난

가스 및 전기 비용이 사상최고치로 뛰어오르면서 유럽내 에너지 위기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어 유로존 경제 회복이 위협받고 있다. 러시아가 유럽연합(EU) 국가들과 우크라이나 국경 긴장 등으로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독일로의 가스공급을 제한하면서 가스 선물 가격이 화요일 한때 20% 넘게 급등했다. 평상시 에너지 수출국이었던 프랑스는 일부 원자력발전소 가동 중단 사태까지 겹치며 전력을 수입하고 석유발전소마저 가동하기에 이르렀다. 유로존 인플레이션이 지난달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비용 부담이 늘자 일부 기업은 생산 중단이나 축소를 선택했다. 에너지 위기와 공급망 차질에 오미크론 변이마저 덮치며 유럽 경제 전망은 점점 어두워지는 모습이다. 컬럼비아대학의 Anne-Sophie Corbeau는 “에너지 가격만이 문제가 아니라 공급체인의 이슈”라며, 현재는 많은 이들이 난방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지만 식료품 등 모든 게 비싸지면서 먹는 것조차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유럽의 벤치마크인 네덜란드 천연가스 선물은 메가와트/시 당 180유로를 넘기며 신기록을 경신했고, 독일의 내년 전력 선물 가격은 315유로까지 치솟았다.

CS 주식비중 축소

크레디트스위스(CS)의 글로벌 투자 위원회는 빠르게 확산되는 오미크론 변이에 따른 리스크 확대를 이유로 주식의 자산 배분을 ‘비중확대’에서 ‘중립’으로 조정했다. “미국과 유럽대륙의 많은 지역이 겨울철에 엄격한 봉쇄를 피하지 못할 위험이 상당하다”고 위원회는 향후 3-6개월 전망에 대해 진단했다. 미국과 유럽 증시는 최근 중앙은행의 매파적 태세 전환과 방역 규제가 위험 선호 심리에 찬물을 끼얹음에 따라 사상최고치에서 다소 후퇴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통화당국이 이제 치솟는 인플레이션과 싸우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이전 팬데믹 위기만큼 경기 부진에 강력하게 대응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투자위원회는 “팬데믹 초기처럼 극단적으로 치닫진 않겠지만, 성장 전망이 흐려지고 동시에 중앙은행이 유동성을 축소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중기적으로 견조한 글로벌 성장이 계속될 전망이라며, 향후 12개월 동안 MSCI AC World와 MSCI U.S. 지수가 약 11% 오를 여지가 있다고 낙관했다.

터키 구제책 효과

터키 당국이 추락하는 리라화를 방어하기 위해 월요일 내놓은 구제책은 사실상 금리 인상으로, 덕분에 에르도안 대통령이 2023년 선거를 앞두고 정치적인 시간을 벌었다고 애널리스트들은 분석했다. 연이은 금리 인하로 9월 이래 리라화 가치가 달러 대비 절반 이상 증발하자, 에르도안은 자국 통화 절하가 은행이 약속한 이자율을 초과할 경우 리라화 예금 보유자에게 그 손실분을 보전해주겠다고 약속했다. 개인 투자자들의 달러 수요를 억누르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Bilkent대학의 Refet Gurkaynak 경제학 교수는 “공식적으로 인정하진 않았지만 금리 인상과 다름 없다”며, 이번 조치는 달러-리라 환율이 급등할 경우 국가 재정에 큰 부담을 안겨줄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적자지출을 중앙은행 발권력으로 해결하려 한다면 결국 환율과 물가 상승이라는 악순환으로 되돌아갈 뿐이라고 지적했다.

18리라선을 돌파하며 연일 사상최고치를 경신하던 달러-리라 환율은 해당 조치 발표 후 한때 11리라선까지 빠졌다. 하지만 환율 변동성과 주식시장 불안은 여전한 모습이다. 보르사 이스탄불 국가 100 지수는 화요일 8% 가량 급락하며 또다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리라화의 3개월 및 1년 변동성은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 TD증권은 단기적으로 시장 진정 효과가 있을지 몰라도 터키 당국이 신뢰를 계속 유지하기란 쉽지 않다고 주장했다. 당국의 약속이 너무 과도해 지탱하기 어렵거나 반대로 기대에 못미쳐 효과가 곧 사라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호주 양적완화의 운명

호주중앙은행(RBA)이 내년 첫 정책회의에서 채권 매입 프로그램의 운명을 결정할 전망이다. 블룸버그 설문결과 14명의 이코노미스트 중 8명은 2월 1일 예정된 회의에서 RBA가 양적완화를 종료할 것으로 내다본 반면, 다른 6명은 5월에 끝낼 것으로 예상했다. RBA는 12월 회의 의사록에서 현재로선 테이퍼링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연준 등 일부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 고삐를 죄기 위해 출구전략을 서두르고 있는 반면 오미크론 변이는 경제 성장에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어 판단이 쉽지 않은 모습이다. 한편 호주 광산업체 리오틴토는 아르헨티나의 리튬 광산을 8억2500만 달러에 인수해 배터리 주원료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