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지뢰밭 미국채, 달리오 경고

(블룸버그) — 억만장자 투자자인 레이 달리오는 전일 미국 CPI 충격에 대해 인플레이션 급등은 구매력에 타격을 입혀 개인의 재산을 갉아먹는다며, 현금을 들고 있는 사람이 가장 피해가 크다고 경고했다. 중앙은행이 돈을 찍어내고 있는 상황에서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지 않을 경우 진정한 부가 창출되지 않는다고 강조하면서, 미국이 현재 잘못된 길을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일 인플레이션과 통화정책 긴축 공포에 급락했던 뉴욕 증시는 소재주와 에너지, 기술주를 중심으로 반등을 시도했다. 현지시간 목요일 미국채 현물시장이 재향군인의 날로 휴장한 가운데 미국채와 유로달러 선물 가격이 하락해 금요일 거래가 재개되면 미국채 금리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공산당 19기 6중 전회가 11일 40년래 첫 결의를 통해 시진핑 국가주석의 업적과 역사적 지위를 강조함으로써 시진핑 종신 통치의 길을 열었다. 한편 중국 정부의 인터넷 규제 속에 최대 온라인 쇼핑몰인 알리바바의 광군절 쇼핑축제 거래액이 5403억 위안(845억 달러)로 신기록을 세웠다. 다음주 발표될 중국 10월 소매판매와 광공업생산 지표 등은 경기 둔화가 지속되고 있음을 시사할 것으로 보여 정책 당국의 대응이 주목된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지뢰밭 미국채 시장 

지난 한 달 동안 미국채 시장은 지뢰밭이 되었다. 전 세계적으로 채권 트레이더들이 인플레이션 상승에 대응하도록 통화당국을 압박하는 가운데 채권 가격이 급변동했다. 이에 시장 참가자들이 주춤하면서 유동성이 줄어들어 가격 변동성이 더 커지는 악순환의 징후가 나타났다. 블룸버그의 미국 정부 증권 유동성 지수에 따르면 미국채 트레이딩 여건은 팬데믹 발발로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대규모 개입에 나섰던 2020년 3월 이후 최악이다. 변동성을 보여주는 ICE BofA MOVE 지수는 미국채의 경우 2020년 4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 부근이다.

연준은 11월 3일 국채 매입을 월 800억 달러에서 내년 중반까지 점진적으로 축소해 나갈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파월 연준의장은 테이퍼링이 금리 인상 시기를 시사하지 않는다면서도 필요시 인플레이션 대응에 주저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전일 소비자물가지수 쇼크에 미국채 시장은 2월래 최악의 매도세를 경험했다. Bleakley Advisory Group의 최고투자책임자인 Peter Boockvar는 연준이 6%대 인플레이션을 앞에 두고도 향후 8개월에 걸쳐 대차대조표를 5000억 달러 확대하고 기준금리를 제로 부근에 유지할 생각이라며, 현재로선 신뢰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시장과 지표의 현실이 연준의 팔을 비틀어 보다 공격적으로 움직이게 만들지 지켜봐야겠지만 이는 시장 밸류에이션과 경제에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골드 랠리

올해 대부분의 기간 동안 인플레이션 상승은 금 투자자들에게 나쁜 소식이었지만 이제 상황이 바뀌고 있다. 금은 소비자물가 상승시 재산 보호 수단으로 주목을 받곤 했지만 올해의 경우 연준이 대규모 부양책을 축소할 수도 있다는 우려 속에 외면당해 왔다. 그러나 높은 실업률이 지속되는 한 금리를 낮게 유지하겠다며 연준이 완화적 스탠스를 강조하자 통제 불능의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금의 매력을 높이는 분위기다. 지난 8월 온스당 1700달러를 하회했던 금 현물 가격은 6거래일 연속 올라 1860달러를 넘어서 6월래 최고 수준 부근에서 거래되었다. 어제는 미국 CPI 쇼크에 한때 2% 급등하기도 했다. MKS의 Nicky Shiels는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지 않다며, 금 시장에 “약간의 강세 모멘텀이 주입되었다”고 진단했다. Heraeus Metals Germany의 Alexander Zumpfe는 독일의 경우 개인 투자자들이 이미 최근의 인플레이션 상승에 반응하면서 골드바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었다고 전했다.

유럽 인플레이션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은 에너지 비용이 안정되고 현재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공급망 차질이 사라지는 2023년이면 유로존 인플레이션이 급격히 둔화될 전망이라고 목요일 진단했다. 유럽연합(EU) 집행위는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올해 2.4%, 내년 2.2%, 2023년 1.4%로 제시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물가안정 목표는 2%다. 에너지 가격은 향후 몇 달 안에 정점에 도달하고 임금의 경우 노동시장 잉여 능력으로 인해 큰 폭으로 증가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판단했다.

“상당 부분 팬데믹 이후 리오프닝과 계속되는 경제 조정으로 인해 발생한 현재의 높아진 물가 압력은 여전히 대체로 일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공급 제약이 더 오래 가고 생산성을 추월한 임금 상승이 소비자 가격에 전가될 경우 인플레이션은 예상보다 더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망은 물가 급등세가 내년이면 진정되기 때문에 당장 금리 인상이 필요하지 않다는 ECB 정책위원들의 주장을 뒷받침한다. 그렇다 해도 19개국으로 이루어진 유로존의 인플레이션은 2008년 이래 최고치로 코로나19발 부양책의 출구 전략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러시아 지정학적 긴장

미국은 유럽연합(EU)에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듯 보인다고 경고했다. 지정학적 긴장 고조 속에 달러는 거의 모든 G-10 통화 대비 강세를 나타냈다. EU와 러시아는 이민자와 에너지 공급 문제를 놓고 이미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는 상태다. 다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은 우크라이나 국경 근처에서 러시아군의 움직임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첩보를 토대로 러시아의 군사 작전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EU 국가들에게 브리핑했다. 러시아는 자국 영토 내에서의 군사 배치는 내부 문제라며 어떠한 공격 의도도 없다고 부인하면서 이번 주 자국 영토 근처인 흑해에 미국 군함이 진입한데 대해 강력 비난했다.

멕시코 금리 인상

멕시코 중앙은행이 4차례 연속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4월부터 6% 부근에 머물고 있는 인플레이션을 목표치인 3%±1%p로 끌어내리기 위해 기준금리를 5%로 25bp 인상했다. 블룸버그 사전설문에서 26명의 이코노미스트 중 18명이 25bp 인상을 예견했고, 8명은 50bp를 전망했다. 3분기 GDP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브라질 등 다른 남미 중앙은행들처럼 보다 공격적인 긴축은 무리라고 판단한 듯 보인다. 영란은행이나 연준과 달리 신흥국 중앙은행들은 기대 인플레이션 악화를 막기 위해 올해 과감한 긴축에 나서고 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