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美10년 2%...`증시 이번엔 달라'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이번주 발표될 미국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비 7.3%로 1980년대 초 이래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시장은 올해 연준이 25bp씩 5차례 넘게 금리를 올릴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하며 1990년대 이래 가장 가파른 긴축 사이클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뉴욕증시는 등락을 거듭하다 장 막판 메타플랫폼스 등 대형 테크주가 밀리면서 약세로 마감했다.

중국이 트럼프 행정부 시절 체결했던 무역합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으면서 미국의 인내심이 바닥나고 있다고 미정부 관계자들이 전했다. 미국은 지난 몇달간 중국측이 구체적 행동을 보이지 않아 중국에 협정 준수를 압박하고 있지만 지금까지의 경험은 소위 1단계 무역합의의 한계를 드러내줄 뿐이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과 에너지, 제품 등의 수입을 2021년 말까지 2년 동안 2017년 수준 대비 2000억 달러 늘리겠다고 약속했지만 지난 11월까지 수치를 보면 구매 약속분의 60%도 채우지 못했다. 다음은 시장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美10년물 금리 2%?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현지시간 월요일 한때 1.94% 부근까지 오르며 2019년 8월래 처음으로 2%선 터치를 노리는 모습이다. 스트래티지스트들은 1.95% 도달시 소위 컨벡시티 헤징(convexity hedging)이 촉발되어 모기지채권 투자자들이 만기가 긴 미국채를 팔거나 파생상품 포지션을 조정해 금리 상승 충격에 맞서 포트폴리오 방어에 나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씨티그룹은 미국 1월 고용 서프라이즈로 미국채 금리가 급등한 지난 금요일 컨벡시티와 관련된 강한 거래는 관측되지 않았지만 만일 10년물 금리가 1.95%를 돌파할 경우 일부 매도가 나올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주 예정된 미국채 입찰이 그 기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트레이더들이 대개 미국채 발행에 앞서서 커브 스티프닝이나 숏 포지션을 취하기 때문이다.

BofA ‘美증시 이번엔 다르다’

BofA는 주식시장이 연준의 긴축 사이클을 이번에도 잘 이겨낼 수 있다고 믿는 낙관론자들이 한가지 중요한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증시가 과거 금리 인상기에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하긴 했지만 이번의 경우 시장이 고평가된 상황에서 연준의 긴축이 시작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S&P 500 지수가 1999년을 제외하고 리프트오프에 앞서 그 어느 떄보다 PER 밸류에이션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BofA는 S&P 500 지수의 연말 목표치를 현 수준보다 2% 정도 높은 4600포인트로 제시했다. 현재 전망이 닷컴버블 붕괴로 이어진 1999년 통화긴축과 가장 유사하다며, “슈퍼 비둘기에서 매파적 정책 기조로의 피봇은 현재 유동성이 피크에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고 진단했다. 반면 JP모간은 글로벌 증시가 올해 험난한 출발을 보였지만 이제 리스크 요인들이 대부분 가격에 반영되었다며, 주식이 여전히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골드만 ‘슈퍼 백워데이션’ 

골드만삭스의 상품 리서치 글로벌 헤드인 Jeff Currie는 원자재 상품 시장이 지금처럼 공급 부족을 가격에 반영한 모습은 처음 본다고 말했다. “30년 동안 이 일을 해왔는데 지금과 같은 시장은 본 적이 없다”며, “이는 분자 위기다. 석유, 가스, 석탄, 구리, 알루미늄이든 상관 없이 모든 게 부족하다”고 블룸버그 TV 인터뷰에서 경고했다. 여러 상품 시장에서 선물 곡선은 ‘슈퍼 백워데이션’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는 트레이더들이 재고 물량 감소를 우려해 즉각적인 공급분에 대해 엄청난 프리미엄을 지불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백워데이션은 현물이나 근월물이 원월물보다 높은 것으로 현재 공급 부족을 보여준다.

23종류의 에너지와 금속, 농작물 선물을 추적하는 블룸버그 상품 현물 지수는 올해 신고점을 기록했다. 유가가 2014년 이래 최고치를 경신하며 급등한 영향이 크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데이터에 따르면 디젤 선물은 만기일을 제외하고 2008년 이후 가장 강한 백워데이션을 보이고 있다. 원유시장 구조도 백워데이션 상태다. 런던금속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주요 산업용 금속은 6종류 모두 작년 말 백워데이션으로 전환됐다. 이같은 동시적 움직임은 2007년 이래 처음이다.

라가르드 ‘점진적’ 조정

유로존이 10년여만에 첫 금리 인상을 단행할지를 놓고 논쟁이 뜨거워지고 있는 가운데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통화 정책 조정시 “점진적” 접근방식을 약속했다. 그는 경제가 코로나19 팬데믹 충격에서 벗어나고 있고 정책위원들은 “그 어느 때보다” 유연성과 선택성을 지켜야 하기 때문에 “데이터 의존적” 기조를 견지해야 할 필요성이 훨씬 커졌다고 지적했다. “우리는 새로운 데이터에 계속 주의를 기울이고 중기 인플레이션 전망에 미치는 영향을 신중하게 평가할 것”이라며, “우리 정책에 대한 조정은 점진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현지시간 월요일 유럽의회에서 말했다.

또한 단기적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임금 상승으로 이어지거나 경제가 보다 빠르게 동력을 회복할 경우 물가상승 속도가 가팔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목요일 ECB내 가장 매파적 인사인 Robert Holzmann 오스트리아 중앙은행총재는 ECB가 채권 매입 중단 전에라도 금리 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는 견해를 재차 강조했다. Klaas Knot ECB 정책위원은 일요일 이르면 4분기에 금리 인상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라가르드는 순자산매입이 끝나기 전에 금리 인상은 없을 것이라며 긴축 순서를 분명히 했다.

미-일 무역합의

미국과 일본이 트럼프 행정부 시절 부과했던 일본산 철강에 대한 관세를 종료하기로 합의했다. 미국은 4월 1일부터 일본산 철강 제품에 대해 125만 메트릭톤까지 25%의 관세를 면제할 예정이다. 10%의 관세가 부과되는 알루미늄의 경우 이번 합의에서 제외되었다. 지난 12월 미국측은 일본에 분쟁을 해결하자고 제안했지만, 일본 측이 관세의 완전 철폐를 주장하며 더 나은 조건을 원해 협상을 끌고 있다고 당시 한 소식통이 전한 바 있다. 작년 10월 미국은 유럽연합(EU)과 유사한 합의를 타결한 바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8년 국가 안보 위험을 이유로 EU와 아시아 등지에서 수입하는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해 관세를 부과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