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무역전쟁 2.0, 美재개의지

(블룸버그) — 펜데믹과 글로벌 불황의 그림자에 이어 코로나19 발원설을 놓고 미-중 무역전쟁 망령마저 되살아나며 투자자들의 발목을 잡는 분위기다. 11월 대선을 앞두고 코로나19 위기로 지지율이 떨어지면서 재선 도전에 적신호가 켜진 트럼프 대통령이 난국 타개를 위해 어떤 압박을 가할지 주목된다. Eurizon SLJ Capital에 따르면 미국은 무역관세나 기술 수출 규제 강화, 금융 제재 등을 통해 중국을 처벌할 수 있다. 또한 중국으로 하여금 코로나19 발병에 대한 국제 조사를 허용하도록 팔을 비틀수도 있다. 중국 주요 매체들은 화요일 미국에 대한 비난을 쏟아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중국의 우한연구소에서 나온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 다른 나라는 물론 미 정보당국 일부에서도 증거가 확실치 않다는 분위기다.
뉴욕증시는 봉쇄 조치 완화와 국제유가 반등에 힘입어 에너지업종과 기술주 중심으로 이틀 연속 상승했다. 전일 20% 넘게 급등한 WTI는 6일 연속 랠리를 향하고 있고, 브렌트유는 배럴당 30달러를 회복했다. 미국의 엑슨모빌과 쉐브론, 코노코필립스 등은 6월말까지 하루 최대 66만 배럴을 감산할 계획이며, 연료 소비가 서서히 되살아나고 있다는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트럼프는 코로나19 환자수가 늘더라도 미국 경제를 당장 재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백악관은 이르면 메모리얼데이에 대통령 산하 코로나19 테스크포스팀 해산을 논의 중이며, 연방재난관리청(FEMA)으로 관련 업무를 이관시킬 수도 있다고 펜스 부통령이 밝혔다. 다음은 시장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무역전쟁 2.0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중국에 보복하기 위해 관세 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며, 다만 미국채 상환 거부라는 극약처방까지 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그는 어려운 게임이 시작되었다며, 달러 가치를 보호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주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트럼프가 코로나19 발발에 대한 중국측 책임을 묻고자 보복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행정명령을 통해 국가안보를 이유로 연방공무원 퇴직연금(TSP)의 중국 주식 투자를 금지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TSP는 당초 올해 중반경에 약 500억 달러 규모의 산하 글로벌펀드가 중국을 포함한 신흥시장 주식까지 담은 MSCI All Country World Index를 추종하도록 할 계획이었다. 한편 나바로 백악관 고문은 미국 보건부와 국방부가 미국산 제품을 위주로 구매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주요 매체는 코로나19 중국 발원설을 제기한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에 대해 ‘사악한’ 정치인라며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미-중간 긴장 조짐에 달러-역외위안화는 지난 금요일 약 0.8% 급등에 이어 이번주초 7.15위안선 돌파를 시도한 후 7.1 수준으로 후퇴했다. 씨티그룹은 추세선 저항이 뚫렸다며, 9월 역사적 고점인 7.1965을 지나 7.27까지 추가 상승한 뒤 결국 7.35까지 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모간스탠리는 미국과 중국 간의 긴장이 고조되며 투자자들에게 또 다른 리스크 요인으로 부각됨에 따라 태국 바트화 대비 역외위안화 매수 권고를 종료했다.

ECB 양적완화 위헌?

독일헌법재판소가 유럽중앙은행(ECB)에게 채권매입은 지속할 수 있지만 3개월 내에 그 정책의 정당성을 입장하라고 판결했다. ECB는 인플레이션을 되살리는데 필요한 모든 조치를 계속 시행하겠다는 약속으로 경기 부양 의지를 분명히 했다. 유로는 예상치 못한 양적완화(QE) 제동에 한때 0.7% 넘게 밀렸고 ECB 성명서에도 별로 효과가 없었다. ECB는 현지시간 화요일 저녁 긴급 컨퍼런스콜을 개최해 독일의 판결을 주지하면서도 이미 유럽사법재판소가 QE의 적법성을 인정했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3월 도입한 7500억 유로 규모의 펜데믹 위기 대응 자산매입은 이번 판결에 영향을 받지 않지만, 시장에서 ECB 통화부양책의 가능한 한계에 대해 의문을 제기할 가능성이 있다. 문제의 핵심은 회원국의 국채를 매입하는 정책이 정부 직접 파이낸싱을 금지한 EU법에 위배되는가이다.

연준 낙관론 vs 신중론

클라리다 연준부의장은 미국 경제가 팬데믹으로 심각한 위축을 겪고 있지만 올 하반기면 회복이 시작될 것으로 본다고 낙관적인 견해를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올해 3분기와 4분기에 플러스 성장이 예상된다고 현지시간 화요일 CNBC 인터뷰에서 밝혔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총재는 2분기에 피해가 집중된 후 과도기를 지나 4분기에 소비자들의 신뢰가 회복되면 경제가 정상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에반스 시카고 연은총재는 셧다운 완화 결정이 과감하긴 하지만 리스크가 꽤 높다고 경고했다. 그는 4월 실업률이 두자리수로 치솟을 수 있다며, 코로나19 2차 대유행시 다시 셧다운에 들어가거나 기업도산이 보다 광범위하게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 3월 수출은 전월비 사상최대폭인 9.6% 감소했고 수입 역시 11년래 최대폭인 6.2% 줄었다. 무역적자는 444억 달러로 확대됐다. ISM 비제조업지수는 3월 52.5에서 4월 41.8로 역사상 가장 큰 폭의 악화를 기록했으며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실제로 대공황 당시보다 충격이 더욱 크다고 진단했다.

세계경제 바닥론

골드만삭스 그룹과 모간스탠리는 세계 경제가 코로나19와 셧다운에서 회복되기 시작하고 있다는 증거가 나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골드만은 선진국 경제가 2분기에 평균 32% 위축된 후 3분기와 4분기에 각각 16%, 13%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모간스탠리는 소비자 기대가 개선되고 이동이 다시 늘어나고 가계지출 위축이 둔화되고 있다며, “중국 경제는 2월에 바닥을 쳤다. 유로존은 4월, 미국은 4월말 쯤 바닥이었던 것 같다”고 평가했다. HSBC는 세계 경제의 급격한 턴어라운드를 기대하지 말라며, 가장 큰 리스크는 현재 경제활동 재개 후 감염률이 다시 높아지는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EM투자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신흥시장(EM) 채권펀드들의 투자 전략은 글로벌 불황 속에 월가 강세론자와 약세론자 간의 간격이 더욱 벌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아르헨티나에서 에콰도르, 레바논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손실을 겪었던 12억 달러 규모의 Ashmore Emerging Markets Total Return Fund는 최근 하이일드 베팅을 늘린 것으로 3월 31일 공시에 나타났다. 반면 7억 달러 규모의 JPMorgan Emerging Markets Debt Fund는 한 머니마켓펀드의 보유분을 146% 늘리고 일부 에너지 민감 종목을 정리했다. 한편 모간스탠리는 미-중간 긴장에도 불구하고 위험 대비 보상이 훌륭해 EM 역내통화표시 채권과 통화에 대해 강세 의견을 제시했다. 한편 피치는 정치 불안과 팬데믹을 이유로 브라질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