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무역전쟁 강약조절, 경기우려

미국이 무역 긴장을 완화하려 하고 있다는 신호에 뉴욕 증시가 월요일 급락을 딛고 이틀 연속 반등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 자동차 관세 부과 결정을 최장 6개월 연기할 것이란 보도가 나오면서 독일 BMW는 물론 미국 자동차업체 역시 주가가 올랐고, S&P 500 지수는 이틀간 1.4% 가량 상승했다.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멕시코와 캐나다산 철강 및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철폐하는 내용의 합의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트럼프는 중국 통신장비업체들의 미국내 판매를 규제할 수 있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의 일부 유화책에 미-중 무역전쟁 격화로 불거진 불안감이 다소 진정되는 분위기지만, 수요일 발표된 중국과 미국 경제지표가 모두 예상보다 약해 양대국간 무역전쟁이 이미 휘청이는 글로벌 경제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하다. 미국채 2년물 금리는 장중 2.14%를 밑돌며 2018년 2월래 최저치를 경신했고, 10년물 금리는 2.36% 하회를 시도했다. 중국은 3월 미국채 보유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 비핵화 협상 결렬 우려 속에 트럼프는 6월말 방한해 문재인 대통령과 만날 예정이라고 백악관이 밝혔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트럼프, 자동차 관세 연기

트럼프는 수입자동차 관세를 연기하는 대신 EU와 일본에게 180일 안에 대미수출을 제한하는 방안에 합의할 것을 요구할 생각이다. 미국은 국가 안보를 이유로 수입 자동차 및 부품에 대해 25% 관세 부과를 위협했고 5월 18일을 최종시한으로 정했었다. 이달말 일본을 방문할 예정인 트럼프가 여전히 와일드카드다. 트럼프와 로스 상무장관 등은 자동차 수입관세를 찬성하고 있지만, 이들조차 그 범위에 대해 의견이 분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EU 및 일본과 협상을 이끌고 있는 미 무역대표부 대표는 결정을 연기하자는 입장이다. 화요일 백악관 회의에서 당국자들은 관세 부과를 180일까지 연기하자는데 마음을 굳혔으며, 이번주 말까지 공식 발표가 예상된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한국은 면제된 것으로 보인다.

흔들리는 글로벌 경제

미-중 무역전쟁이 고조되면서 그토록 기다려왔던 글로벌 경제 회복이 위협받고 있다. 중국 4월 산업생산과 소매 판매는 물론 투자마저 시장 예상보다 더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고, 미국 역시 4월 소매판매가 예상과 달리 감소하고 제조업 생산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독일 경제는 경기침체는 벗어났지만 전망은 여전히 취약한 상태다. 글로벌 성장세는 이미 둔화되고 있으며, 추가 약세시 연준을 비롯한 일부 중앙은행들이 긴축 기조를 포기하고 아예 새로운 부양책으로 전환할 가능성도 있다. 모간스탠리는 “경기 회복이 막 자리잡고 있다는 잠정적 징후가 나타나고 있던 차에 무역 긴장이 재등장하면서 경기주기를 상당히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리치몬드 연은총재는 당분간 동결기조를 선호한다면서도, 글로벌 성장 둔화와 무역 분쟁에 기업 심리가 취약하다고 우려했다.

伊, 2020년 예산안 공백?

2020년 예산안과 관련해 이탈리아 대통령은 누가 이번 가을에 예산안을 편성할지 고민이 늘고 있다. 경제가 둔화되고 비용이 많이 드는 선거 공약을 이행하면서 어떻게 재정 의무를 충족할지에 대해서도 초조해하고 있다. 살비니는 화요일 일자리 창출을 위해 정부 부채를 늘리겠다는 위협으로 시장을 화나게 했다. 오는 5월 26일 유럽의회 선거 후 현재 정권이 지속될지 또는 붕괴될지 아무도 알지 못한다. 최악의 경우 9월에 조기총선이 치뤄질 가능성도 있다. 9월 선거시 예산안을 협상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에 이탈리아는 정부 공백 상태가 될 수도 있다. 작년 선거후 정부 구성에 3개월이 걸렸다. 연정 파트너인 살비니와 디마이오 사이에 최근 불협화음이 감지되면서 현정부가 붕괴될 수 있다는 추측이 제기됐다. 분트채 대비 이탈리아 10년물 국채 금리 스프레드는 285bp로 약 5bp 확대됐다. 트리아 재무장관은 예산안 목표에 대해 이미 작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버림 받는 파운드

여기저기서 파운드를 매도하고, 길트채를 피하고, 브렉시트 진전을 기다리라고 조언한다. 많은 투자자들이 브렉시트 불확실성과 무역 긴장 고조 속에 영국 익스포저를 줄이기로 선택했다. BlueBay Asset Management는 파운드와 길트채를 매도하고 있고, UBS Wealth Management 역시 길트채를 피하고 있다. 오랫동안 파운드 강세론자였던 노무라는 파운드 매수 권고를 종료했다. 메이 총리는 6월 3일 주에 자신의 브렉시트 방안을 영국 의회에 상정해 의회의원들이 휴가가기 전에 통과되도록 할 계획이다. 메이와 수주간 협상을 벌였던 노동당은 현재의 형태로는 메이의 법안을 지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파운드는 1주일간 주요 통화 중 가장 성적이 안좋았으며, 수요일 1.2827달러까지 밀리며 3개월래 저점으로 떨어졌다. CFTC 자료에 따르면 옵션 트레이더들은 이번주 파운드에 대한 약세 베팅을 늘렸다. 자산운용사들은 매도 포지션을 유지했고, 레버리지 펀드는 순매수 포지션을 3월래 최저 수준으로 낮췄다.

터키, 외환거래세 재도입

터키가 일부 외환 거래에 대해 0.1%의 세금을 다시 부과할 예정이다. 10년간 0%로 묶어왔던 거래세를 되살린 것이다. 예산 수입은 늘겠지만 정부의 시장 관리 확대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킬 위험이 있다. 은행간 시장 및 신용 거래는 해당되지 않는다. 터키는 리라 안정을 위해 점점더 강압적 수단에 의존하는 모습이다. 심지어 3월 선거 전에는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유동성을 제공하지 못하도록 막아 통화 경색을 유발하기도 했다. 하지만 당국은 계속해서 자본통제 계획은 없다고 말한다. 크레디아그리콜은 터키가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보내고 있다며 “외국인들이 터키에 투자할 유인을 더욱 저지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리라는 올해 달러 대비 12% 이상 약세를 보여, 아르헨티나 페소 다음으로 EM에서 최악의 성적일 기록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