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꼭 알아야 할 5가지: 中美 갈등고조에 주식↓

(블룸버그) — FOMC 이벤트 경계감에서 벗어난 시장이 숨을 돌릴 겨를도 없이 빠르게 위험자산 차익실현에 나섰다. 트럼프가 예고했던 바 대로 중국에 대한 대대적인 관세 부과안에 서명하고, 시작에 불과할 뿐이라는 입장을 밝히면서 중-미 무역전쟁 우려가 더욱 고조된 영향이다.
위안화와 원화를 필두로 신흥통화에 약세 압력이 강해졌으며, 위험회피 속 미국채 금리 전반이 하락하고 금값은 오름세를 나타냈다. 중국은 오늘 오전 철강 등 미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며, 달러-엔 환율은 2016년래 처음으로 105엔을 하회한 채 거래되고 있다. 한편 영란은행은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동결했으며, 한국은 4월말까지 미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 면제 대상에 포함됐다. 오늘은 일본 CPI 지표가 발표된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오늘 가장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트럼프, 중국에 이제 첫 번째 칼 뽑았을 뿐

트럼프 행정부가 상당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한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15일 내에 관세를 인상할 품목의 명단을 정리해 제안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전략상 중요한 자국 기술을 보호하기 위해 중국 기업들의 미국내 투자를 제한하고 감독 규정을 마련하라고 므누신 재무장관에게 지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중 무역 조치를 승인하는 문서에 서명하면서 “앞으로 있을 많은 조치들 중 이것이 첫번째”라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그는 “오래 전에 했어야 할 일을 우리가 하고 있다”며 자신이 당선된 주된 이유 중 하나라고 주장하면서, 중국측에 대미 무역흑자 규모를 1000억 달러 줄이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추이톈카이 주미 중국대사는 중국이 보복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트럼프 행정부의 조치가 냉전시대에 자국산업을 보호하고자 제정된 법안을 근거로 하고 있는데 이는 1995년 세계무역기구(WTO)가 출범한 이래로는 거의 사문화된 것이라고 보도했다.
어제 달러-역외위안은 0.6% 가량 올라 근 1개월 최대 상승을 나타내며 이달 중순래 박스권 상단인 6.34위안 부근으로 올라섰다.

중-미 무역전쟁 고조 속 리스크-오프 심화

간밤 뉴욕증시 전반이 2%가 넘게 급락했으며, 치솟는 달러-역외위안 환율을 따라 달러-원 1개월 NDF 환율도 1080원 부근으로 치솟았다. 말그대로 전형적인 ‘위험회피’의 장이었다. 이번주 FOMC 결과 확인 후 약세를 보였던 미달러가 하루만에 반등했으며, 미국채 금리 전반은 장기물 중심으로 낙폭을 키우며 커브는 플래트닝됐다. VIX 지수는 31% 가량 급등해 2월 초 이후 최대 상승을 나타냈다. 위험회피 속 국제유가도 이틀간의 급등을 뒤로하고 반락했으며, 구리 및 아연 등 대부분의 원자재 가격 또한 일제히 하락했다. COMEX 금선물 최근월물은 안전선호에 이틀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한편 미 하원은 연방정부의 폐쇄를 방지하고 군대, 국경수비 및 기타 국내 프로그램에 대한 지원을 확대할 1.3조 달러 규모의 지출법안을 통과시켰다. 이 절충안은 이제 상원으로 보내졌고 금요일 승인될 것으로 전망된다. 멀베이니 백악관 예산관리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법안에 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일단 한숨 돌렸지만…영구 면제 위한 노력 계속

미국이 23일 발효되는 철강·알루미늄 수입관세 부과 대상에서 유럽, 호주, 한국,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의 동맹국들을 일단 제외할 것이라고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가 현지시간 목요일 미 상원 재무위원회에서 밝혔다.
한편 연합뉴스는 미국 워싱턴DC에 체류 중인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미국 정부의 철강 232조 조치와 관련해 잠정 유예(temporary exemption)를 4월 말까지 받은 것”이라고 밝히며, “잠정유예를 받은 국가들은 조건 협상을 해야 하는데 한국도 협상을 계속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조건 협상이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철강 관세 면제를 연계한 협상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되며, 김 본부장은 한미FTA와의 연계 여부 등 조건 협상의 대상과 내용 등에 대해선 “협상 중이기 때문에 조건과 내용을 자세히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영란은행, 5월 인상에 무게

영란은행(BOE)이 어제 통화정책회의에서는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이르면 5월에는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BOE 정책위원 중 2인이 즉각적인 금리 인상을 바라면서, 경제의 유휴력이 소진됐고 임금 상승세가 속도를 내고 있다고 주장한 것. 한편 BOE는 다음 변화 시기에 대한 구체적인 약속을 하지는 않았고 다만 인상이 이뤄질 경우 제한적이고 점진적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시장이 BOE의 5월 인상 가능성을 90% 이상 가격에 반영하고 있음을 인지하면서도 이에 대해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은 점에 대해,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리뷰노트에서 “때로는 침묵이 금이다”라며 다음 회의에서 BOE가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평가했다. 파운드-달러 환율은 간밤 0.3% 가량 내렸다. 파운드의 낙폭은 원화 등 신흥통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지만, 영국 국채금리는 10년물이 9bp 가량 급락하는 등 완연한 ‘불플래트닝’을 나타냈다.

단기 자금시장 경색 우려, FOMC 이후 오히려 고조

달러 리보-OIS 스프레드 확대에 따른 단기 자금 시장 및 신용시장 경색 우려가 FOMC를 기점으로 해소될 수 있다는 일각의 희망은 ‘안일한 기대’였을까? 21일 마감 기준달러 리보-OIS 스프레드는 55bp 수준으로 확대돼 2009년래 최고를 경신했고, 간밤에는 57bp 이상 벌어진 것으로 나왔다.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에 위험회피를 자극하는 요인 중 하나다.
이같은 상황에 한-미 기준금리 역전까지 더해져 원화 FX 스왑시장의 하락압력은 재차 심화됐다. 원화 1개월 스왑포인트가 블룸버그 집계 기준 -1.95원까지 급락해 2010년래 최저 수준에 마감하는 등 전구간 내림세를 나타냈다. 시중은행의 한 FX 스왑딜러는 어제 전화통화에서 “원화 FX 스왑시장에 말도 안될 정도로 비드가 없다”며 시장 전체가 죽어있는 것과 다름이 없다고 진단했다. “패닉의 정점에 있는 느낌”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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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이경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