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운명의 시간, 환율불안

트럼프 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제 운명의 시간을 맞이했다. 미국이 관세 인상을 위협하자 중국은 보복을 경고했다. 트럼프는 중국이 딜을 깼다고 주장하면서도 합의 가능성은 열어두었다. 미국이 워싱턴 시간 10일 오전 12시 1분을 기해 2000억 달러 상당의 중국산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표한 상황에서 류허 중국 부총리는 워싱턴서 무역 담판에 들어갔다. 양국 정상이 전화통화로 막판 타결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간밤 S&P 500 지수는 1.5% 가까이 급락했으나, 트럼프가 중국과의 무역 합의가 여전히 가능하다고 말하면서 희망의 불씨를 되살려 상당부분 낙폭을 만회했다. 하지만 4거래일 연속 하락을 이어가며 50일 이평선을 하회하는 등 시장 불안은 여전한 모습이다. 달러-역외위안화는 6.86선을 넘어서기도 했으나 이후 상승폭을 일부 줄였다.

북한이 일주일도 안돼 또 군사적 도발을 단행하자 트럼프는 불편함을 감추지 않았지만 대화로 풀겠다는 입장은 견지했다. 이미 미-중 무역 우려에 달러-원 환율이 가파르게 올라 1180원마저 위험해 보이는 상황에서 지정학적 긴장 고조가 추가 상승을 부추길지 주목된다. 달러-원 1개월물은 한때 1180원대 중반까지 치솟기도 했다. 문재인대통령은 KBS 대담에서 올해 하반기 잠재성장률인 2% 중후반 수준 회복을 전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트럼프 정부가 조만간 발표할 재무부 환율 보고서에서 환율 조작에 대한 검토 기준을 조정하면서 더 많은 국가들이 환율조작 여부를 조사하는 대상에 포함될 것이라고 해당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이 전했다. 아울러 베트남은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될 수도 있다는 것. 이번 보고서에서 또한 한국과 인도가 관찰대상국 리스트에서 제외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트럼프-시진핑 운명의 시간

트럼프는 시진핑으로부터 “멋진(beautiful)” 서한을 받았으며, 양국 정상이 전화통화를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시진핑은 서한에서 낙관적 견해를 보였고, 무역협상 재개를 위해 워싱턴을 방문하는 것은 중국측 아이디어였다고 말했다. 반면 Futures International은 미-중 무역합의 분위기가 바뀌었다며, “내일까지 합의될 가능성은 0%다. 지난 주만해도 거의 100%였다”고 지적했다. 무역협상 결렬 가능성에 9개의 곡물 가격을 추적하는 블룸버그 농산물 현물지수는 2009년 7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국 농산물은 대중 수출 의존도가 높아 대두 등의 가격이 크게 내렸다. 유가(WTI) 역시 한때 2% 가까이 급락했다. 한편 무역 비관론에 금값은 상승 분위기다. 미국의 대중 무역 적자는 3월 283억 달러로 약 3년래 최저 수준으로 축소됐다. 전체 무역적자는 예상치에 가까운 500억 달러로 확대됐다. 한편 류허 중국 부총리는 관세 인상은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아니며 중국과 미국, 전세계에 유해하다고 말했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위안화, 1월래 최약세…당국 개입 경계

위안화가 1월래 최약세로 추락했다. 투자자들이 무역전쟁 긴장 고조와 중국 경제 취약성 신호에 불안을 느끼는 모습이다. USD-CNY는 6.82위안을 넘어 0.6% 올랐으며, 6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역외위안화 3개월 리스크 리버설은 11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급등해 위안화 약세 베팅 수요 역시 늘었다. 설상가상 중국 지표마저 부담을 더했다. 중국 신용 증가세가 4월 예상보다 더 둔화되어 경제 회복의 취약성을 부각시킨 것이다. 스코샤은행은 협상 결렬시 환율이 6.9위안까지 가고, 합의시에는 6.7위안으로 안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6.9선 위협시 당국은 통화 약세가 증시 하락을 압박하고 금융시스템에 리스크를 촉발할 수 있기 때문에 역외에서 위안화 조달금리를 높일 수도 있다. 미즈호은행은 관세 인상 가능성이 50% 이상이라며, 중국이 보복에 나설경우 달러-위안화 환율이 6.9로 오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DBS는 미국이 2000억 달러 상당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할 경우 달러당 7.2위안까지 갈 수 있으며, 나머지 3250억 달러 상당의 수입마저 관세를 추가할 경우 8.1위안까지도 가능하다고 경고했다.

최악의 경우 증시 랠리 반납

미-중간 무역전쟁이 전면전으로 번질 경우 일부 월가의 최악의 시나리오에 따르면 올해 나타났던 랠리가 모두 사라질 수도 있다. 월가는 자정 이후 발동될 관세 인상 가능성을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Ameriprise Financial은 S&P 500 지수가 2900포인트면 현재의 기업 실적과 경제 상태를 감안시 적정하다고 평가한다. 무역 불안에 이미 해당 지수는 2850선 이하로 내려섰고, 추가 관세 위협시 더 하락할 수도 있다. 상황 악화시 “시장은 손쉽게 5%~10%를 매우 빠르게 내줄 수도 있다”며, 최악의 경우 “지난 4개월간 즐겼던 랠리가 빠르게 사라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UBS Group는 관세 인상과 협상 붕괴로 미국 기업의 이익이 5% 가량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애널리스트들이 올해 예상하는 이익 증가율 4.6%가 모두 사라질 수 있는 셈이다. UBS Global Wealth Management는 주가가 최대 15% 하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채 일드커드 다시 역전

미국채 일드커브 일부 구간이 다시 역전되면서 경기 침체 가능성을 예고했다. 3월래 처음으로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3개월물을 하회했다. 대개 인플레이션 리스크 때문에 해당 스프레드는 플러스를 보이지만, 마이너스로 돌아설 경우 경기 침체를 예고할 수도 있다. 해당 스프레드는 올 3월에 역전되어 약 일주일 정도 마이너스에서 머문 후 플러스로 돌아섰다. 미국이 대중관세를 인상할 경우 전문가들과 재계는 경제가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증시가 한때 크게 밀리자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최대 6bp 밀리며 2.42%까지 물러섰다. 3개월물은 약 2.42%에서 거래됐다. 뉴욕 오전장에서 잠시 역전된 후 다시 해당 스프레드는 약 +3bp로 올라섰다.

터키 리라 방어

터키 중앙은행이 자국 통화 방어를 위해 결국 리라화 공급을 타이트하게 만드는 조치를 단행했다. 통화당국은 금융시장 변동성을 이유로 1주일 레포 입찰을 중단해 24%인 가장 낮은 금리의 유동성 공급 창구를 닫았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를 인상하지 않고도 조달 금리가 사실상 150bp 상승했다. 또한 시중은행 지급준비금 관련 규정을 바꿔 남아도는 리라를 흡수하기로 했다. 라보뱅크는 이번 조치가 “달러-리라 환율의 급격한 상승을 늦추려는 시도”라면서도, 정치적 리스크 때문에 기저적인 상승 추세를 바꾸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중앙은행 발표에 달러-리라 환율은 상승폭을 축소했지만, 여전히 5거래일 연속 상승을 향하고 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