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美-EU 무역전쟁, 4大이벤트

글로벌 성장 둔화와 무역 긴장 고조에 대한 우려가 다시 부각되면서 뉴욕 증시와 미국채 금리가 하락했다. 트럼프 행정부와 유럽연합(EU)이 항공기 산업 보조금을 두고 서로 보복조치를 예고하고, 국제통화기금(IMF)이 금융위기후 가장 낮은 글로벌 성장률 전망을 내놓으며 S&P 500 지수는 9거래일만에 후퇴했다.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2.50%를 하회했고, 파운드는 브렉시트 시한 연장을 기대하며 비교적 조용했다. 사우디 아람코의 채권 발행이 대성공을 거두면서 카슈끄지 암살로 얼룩졌던 사우디가 글로벌 투자자들의 신임을 재확인했다.
수요일은 글로벌 이벤트로 가득하다. 미국 3월 CPI와 연준 의사록, 유럽중앙은행(ECB) 정책 결정, 브렉시트 정상회의 등이 예정되어 있다. ‘인플레가 없다’며 금리 인하와 양적완화를 외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요구를 이번 물가지표가 뒷받침할지 주목된다. ECB의 경기 및 마이너스 금리 부작용에 대한 진단 역시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번주 진행되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핵 돌파구가 마련될지도 관심사다. 한국 3월 계절조정 실업률은 3.8%로 예상치를 하회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트럼프의 무역칼날, 이번엔 EU

미 행정부가 EU의 에어버스 지원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지 몇시간 후 유럽연합(EU)이 바로 맞대응에 나서며 미국의 보잉 보조금을 상대로 보복 관세를 예고했다. 양측은 이미 지난 14년간 서로의 항공산업 지원 정책을 불법이라고 주장하며 세계무역기구(WTO)에서 충돌해왔다. 미국은 월요일 유럽의 원조를 근거로 110억 달러 상당의 EU산 수입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EU가 수년에 걸쳐 무역 분야에서 미국을 이용해왔다. 이같은 관행은 곧 멈출 것이다!”고 말했다. 미무역대표부(USTR)는 EU의 에어버스 지원이 미국에 부정적 영향을 초래했다며, 제트여객기와 치즈, 와인, 오토바이 등 유럽산 제품을 겨냥한 새로운 조치를 발표했다. EU는 USTR이 말한 금액이 “크게 과장됐다”며 맞대응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확한 보복 규모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에어버스는 EU가 “미국에 대해 훨씬 더 큰 대응”을 단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U, 브렉시트 장기 연장 추진…IMF 경고

브렉시트 시한이 최대 1년간 연장될 것으로 보여 메이 영국 총리에게 정치적 타격이 예상된다. 터스크 EU 상임의장은 메이 총리의 단기 연장 요청을 거부하면서, “연속적인 단기 연장과 긴급 정상회담으로 새로운 절벽만 계속 생겨날 뿐”이라고 주장했다. 유럽 지도자들은 수요일 정상회담에서 브렉시트 시한 연장 기간을 최종 결정한다. 터스크는 최대 1년 연장을 제안하고 있으며, 회원국 외교관들은 올해 12월이나 내년 3월이 유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초안 결론에 따르면 EU 지도자들은 영국내 교착상태가 해결될 경우 조기 탈퇴를 허용할 계획이다. 한편 IMF는 이번 분기에 노딜 브렉시트가 현실화될 경우 영국 GDP는 합의에 따른 질서정연한 탈퇴라는 기본 시나리오 대비 첫 1년간 1.4% 낮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 충격은 2021년이면 3.5%로 확대되며, 국경 혼란이 심화되고 금융 여건이 더 타이트해지면서 혼란이 지속될 경우 보다 심각한 타격이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이탈리아 리스크

블룸버그가 입수한 이탈리아 정부의 새로운 경제·재정전망 초안에 따르면, 올해 GDP 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1%에서 0.1%로 낮아졌다. 2019년 예산적자 전망치는 GDP의 2.5%이며, 계획된 정책 조치를 감안한 재정적자 목표치는 2.4%이다.작년 수개월에 걸쳐 EU 집행위와 마찰을 빚어온 이탈리아 정부는 예산적자를 GDP의 2.04%로 지키겠다는 약속으로 겨우 분란을 잠재웠으나, 다시 적자 확대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긴장이 되살아날 수 있다. 성장률이 예상보다 훨씬 낮아질 경우 재정 건전성 약속을 지키는데 필요한 세수가 부족하다. 게다가 이탈리아 정부는 성장을 가속화할 수 있는 조치에 전력을 다하지 않고 있다. 해당 보도가 나온 후 이탈리아 주가는 낙폭을 확대해, FTSE Mib 지수가 최대 0.7% 하락했다. 이탈리아와 독일 국채 10년만기 금리 스프레드는 4bp 확대됐다.

유가 랠리 제동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올해 유가 랠리를 이끈 감산에 대한 전망을 흐리면서 국제유가가 브렌트유 기준 한때 1% 넘게 하락했다. 브렌트유는 리비아 내전 우려 등 지정학적 리스크에 배럴당 71달러를 돌파했으나, 러시아의 감산 연장 불확실성과 IMF의 암울한 글로벌 성장 전망으로 수요 위축 우려가 제기되며 하락세로 돌아섰다. 푸틴은 현재의 유가 수준이 “다소 균형적”으로 만족한다면서, 산유량 동결이나 감축이 나올지 현재로선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IMF는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3.3%로 기존 3.5% 전망에서 낮췄다. WTI 최근월물 가격 역시 올해 41% 상승으로 기술분석상 “과매수” 영역에 진입하면서 최대 1.1% 하락했다. 한편, 구겐하임파트너스는 24개월래 경기침체가 발생할 확률이 올해 들어 두배 이상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이번 침체는 지난번 만큼 심각하진 않겠지만 정책 대응 여력이 제한적인 상태에서 오래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우디 아람코 역사적 데뷔 대성공

사우디 국영기업이 전례없는 투자자 수요로 120억 달러 규모의 채권 발행에 대성공을 거두면서 사우디 아라비아는 왕세자의 야심찬 계획을 위한 글로벌 자금 조달 시장에 중요한 첫발을 디뎠다. 수요가 워낙 강해 아람코는 심지어 사우디 정부보다 더 낮은 금리에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보기 드문 현상으로, 글로벌 수익률 사냥을 대변한다. “아람코 채권은 많은 다양한 지수에서 중요한 종목이 될 것이다. 따라서 지수에 민감한 사람이라면 이를 피해갈 수 없다”고 Loomis Sayles는 설명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만기 5종류로 구성된 이번 발행에 투자자 수요가 1000억 달러를 넘어섰다. 30억 달러 규모의 10년 만기 채권은 미국채 유사만기 금리에 105bp를 더한 수준으로, 사우디 정부 채권 가산금리보다 12.5bp 낮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