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무역전쟁 갈림길, 이란 압박

미국과 중국이 자존심을 내세워 다시 무역전쟁으로 치달아 세계 경제를 침체로 몰아갈지, 아니면 실리를 찾아 막판 타협에 성공할지 갈림길에 서 있다. 양국이 관세 보복 위협을 주고 받으면서도 협상의 끈을 완전히 놓지 않아 최악은 피할 것이란 막연한 기대도 남아 있다. 이란을 둘러싼 국제정세 역시 불투명하다. 미국은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저지하기 위해 이란산 원유 금수 조치 강화에 이어 철강과 알루미늄 등 금속 거래도 금지시켰다. 이란은 60일 안으로 유럽과의 무역 협상 실패시 2015년 핵합의를 깨고 우라늄 농축을 시작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사우디는 이란산 원유 수입이 막힌 국가들의 6월분 수요를 모두 충족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뉴욕 증시는 목요일 고위급 미-중 무역협상 재개를 앞두고 백악관이 합의 가능성이 살아있음을 시사하면서 이틀 간의 급락세를 접고 반등을 시도했지만 S&P 500 지수는 결국 약세 마감했다. 달러(BBDXY)는 3거래일째 강세를 보였고, 미국채 금리는 저조한 10년물 입찰 결과와 200억 달러 규모의 IBM 채권 발행에 영향을 받아 전구간 상승했다. 뮬러 특검 보고서를 놓고 트럼프는 무삭제본 공개 요구에 행정 특권을 발동했고, 하원법사위는 법무장관을 상대로 의회 모독을 선고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정면충돌 vs 합의모색

미 행정부는 오는 금요일부터 중국산 수입품 2000억 달러에 대한 관세를 기존 10%에서 25%로 인상할 계획임을 관보에 공지했다. 이에 중국 상무부는 미국이 계획대로 관세를 인상할 경우 필요한 대응조치를 취하겠다며 보복을 예고했다. 그러나 지난 주말부터 강공을 날리던 트럼프가 중국측이 합의를 원하고 있음을 시사했다며 다시 기대를 살렸다. 중국 류허 부총리가 워싱턴에서 목요일과 금요일 무역 협상에 나설 예정인 가운데 미국 관료들에 따르면 중국은 미국이 해결되었다고 생각했던 합의문 초안의 조항에 대해 지난주 말을 바꿨다. JP모간 최고경영자 제이미 다이먼은 합의에 이를 확률이 80% 정도라며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위안화는 중국 수출이 4월 예상과 달리 감소하면서 약세를 지속했다.

엔화 급등에 헤지펀드 숏포지션 불안

최근 달러-엔 환율이 하락하면서 기술적 지지선이 무너질 경우 추가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생겨났다. 달러-엔이 3월 25일 저점인 109.71선을 하회할 경우 투자자들은 엔화에 대한 숏포지션을 정리해야할 수도 있다. 달러-엔 환율은 손절성 매도가 촉발될 경우 약세 모멘텀에 밀려 다음 지지선인 1월 31일 저점인 108.50선을 테스트할 수도 있다. 주말 미-중 무역 긴장이 격화되면서 안전자산 수요가 강해지며 엔화는 지난 금요일 이후 1% 가량 강세를 더했다. 투자자들이 조기 무역합의 기대를 낮추면서 전 세계적으로 위험자산이 하락했다. CFTC 자료에 따르면 헤지펀드와 자산운용사는 4월말 기준 엔화 순매도 포지션이 9만 9741계약으로 1년여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들은 2월말경 엔화에 대해 약세 베팅으로 돌아섰다.

무역 긴장에도 이상하게 고요한 외환시장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 무역합의 기대가 흔들렸지만 JP모간 글로벌 FX 변동성 지수는 소폭 오르는데 그쳤다. 대부분의 움직임은 위안화에 집중되었고, 전통적인 안전자산 통화 역시 크게 움직이지 않았다. 증시와 금리 변동성이 급등한 모습과 대비된다. 매크로발 충격에도 외환 변동성 시장이 이상할 정도로 고요함을 유지하는 모습은 보다 보편화되고 있다. 일부는 구조적 변화를 지적하며, 외환시장이 특정한 유동성 갭 때문에 플래시 변동성 이벤트에 더 민감해졌다고 설명했다. 포지션닝 다이내믹스와 개별적 요인들 역시 변동성 확대를 막고 있다. CS는 미-중 무역 협상이 결렬될 경우 글로벌 경제 및 위험선호에 미칠 충격을 감안할 때 이같은 고요가 오래 지속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경고하며, 고객들에게 통화 변동성 확대 베팅을 권고했다. 모간스탠리는 외환 변동성이 확대되려면 보다 분명한 글로벌 통화정책 차별화가 필요하다며, 무역 불확실성 확대에 헤지하기를 원하는 투자자들에게 역사적으로 여전히 낮은 원화 3개월 내재변동성 매수를 추천했다.

브렉시트 협상 실망에 파운드 랠리 반납

영국 정부와 야당이 브렉시트 교착상태를 돌파할 수 있을 것이란 낙관론이 퇴색하면서 파운드는 3월래 최대 랠리를 빠르게 되돌렸다. 파운드는 반빅 넘게 밀리며 3거래일 연속 하락해 1.30달러 선마저 흔들렸고, 지난주 2% 급등분의 절반 이상을 반납했다. 영국 정부가 브렉시트 합의안 모색 노력에도 5월 EU 의회선거 참여를 피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시인한 영향이다. 지난주 만해도 부진한 지방선거 성적에 압박을 느낀 보수당과 노동당이 브렉시트 타협안을 내놓을 것이란 기대에 파운드가 랠리를 펼쳤다. SG는 파운드가 EU 선거를 2주 정도 남긴 상황에서 약세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며, 4월 저점인 1.2866달러로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메이 총리실은 양측이 진지하게 협상에 임하고 있다고 밝혔고, 노동당은 협상단이 합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JP모간 ‘미국채 금리 4%도 나쁘지 않아’…터키 채권 손실

제이미 다이먼 JP모간 CEO는 채권 금리 상승에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지난 8월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5%를 넘어설 수 있다고 경고했지만 그 후 금리는 하향세를 보였다. “사람들은 약간의 변화는 예상하지만 때로 거대한 변곡점은 놓치는 경향이 있다”며, 미국채 10년물 금리의 연말 전망치를 정확히 내놓진 않았지만 “4%면 상당히 견조한 성장세를 감안시 나쁜 숫자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2.4%~2.5%인 현재의 수준은 “비정상적으로 낮다”고 진단했다.
한편 터키 리라 채권이 아르헨티나를 제치고 EM에서 가장 큰 손실을 기록했다. 개도국 채권을 추적하는 블룸버그 바클레이즈 지수에 따르면 올해 리라화 표시 채권을 산 투자자들은 5월 7일 현재 20.7%를 잃었다. 아르헨티나의 경우 16.5% 하락했다. 2월만해도 리라화 채권은 주요 신흥국 중 높은 금리 덕분에 선두에 서 있었다. 그러나 리라화가 이번 분기에 거의 10% 하락하며 7개월래 저점으로 밀리면서 터키 역내 채권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식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