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시장을 뒤흔들만한 굵직한 이벤트들이 줄지어 있어 투자자들의 긴장이 최고조에 달할 전망이다. 워싱턴에서 현지시간 수요일과 목요일 류허 중국 부총리와 라이트하이저 미무역대표부 대표가 무역이슈를 놓고 담판을 벌인다. 동시에 FOMC 정책결정과 파월 연준의장의 기자회견도 예정되어 있다. 브렉시트 역시 시한 연장 등 수정안 의회 표결이 화요일에 진행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금요일 사상최장기 정부 셧다운을 우선 3주간 중단하기로 의회와 타협했다. 그러나 국경장벽 예산을 둘러싼 갈등이 여전히 남아 있어 추가 셧다운이나 국가비상사태 선언 가능성도 아직 살아있는 상태다. 게다가 대선기간 그의 ‘비선참모’ 역할을 했던 로저 스톤이 클린턴 진영 정보 해킹과 관련해 뮬러 특검팀에 체포되면서 정치리스크는 한층 높아진 모습이다. 미 증시는 기업 실적 호조와 셧다운 중단 합의에 힘입어 금요일 상승했으며, 특히 나스닥은 1% 넘게 올랐다. 미국채 금리는 일제히 상승한 반면, 달러는 주요 통화 대비 약세를 보였다.
사우디 에너지 장관은 대개 1분기에 수요가 감소하는 경향이 있어 원유시장이 소프트패치를 거치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사우디가 감산 목표를 크게 뛰어넘어 시장 안정에 힘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베네수엘라가 미국과의 외교단절 결정을 철회했지만 여전히 정권교체 압력을 둘러싸고 국제대리전으로 번지는 양상이라 지정학적 리스크는 쉽게 해소되지 않을 전망이다. 미 재무부는 러시아 알루미늄 재벌 데리파스카가 소유한 루살 등 3개 기업에 대한 제재조치를 조건부로 해제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셧다운 일단 고비 넘겨…미-중 무역협상
백악관과 의회가 35일이라는 기록적 정부 셧다운을 중단하고 임시예산안을 마련해 정부 운영을 재개하기로 했다. 뉴욕 일부 공항이 마비되고 수많은 공무원이 보수 미지급으로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등 사태가 심각해지자 잠정적으로 2월 15일까지 정부 기능을 정상 운영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S&P는 미국 경제가 이번 셧다운으로 최소 60억 달러의 피해를 본 것으로 추정했다.
이번주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이 합의에 이른다 해도 지난번 베이징 협상 때처럼 모호한 성명서가 나올 확률이 높다. 너무 지나친 기대는 실망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중국은 기껏해야 수입확대 정도에 그칠 뿐 아마도 지적재산권 도용 금지 등 미국이 요구하는 보다 근본적 문제 해결에 동의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첨예한 입장차를 감안할 때 극적인 타협보다는 추가 협상을 통해 논의하거나 3월 1일로 정해진 휴전 시항을 연장할 가능성도 있다.
연준 가이던스 바뀔까?…긴축 후퇴에 베팅하라
연준은 이번 정책 회의에서 6월 이전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1분기는 쉬어가면서 보유자산 축소와 미정부 셧다운, 불확실한 글로벌 전망 영향 등을 꼼꼼히 따지며 향후 긴축 경로를 재검토할 것으로 시장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특히 포워드가이던스가 크게 바뀌어 FOMC가 향후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해 “인내심”을 가질 수 있다는 문구를 더할 수도 있다. 올해 2차례 인상을 점쳤던 기존 점도표에서 횟수나 시기에 변화를 줄지 주목된다.
올해 좋은 성적을 내는 방법은 간단하다며, 연준의 긴축 계획 후퇴에 베팅하라고 일부 자산운용사들이 조언했다. 비둘기파적 통화정책 전망 베팅으로 무장한 이들은 전세계 모든 종류의 위험 자산을 누비고 있다. 단 유럽은 정치적 리스크와 ECB 총재 교체 등을 이유로 투자를 피하고 있다. Northern Trust Asset Management는 연준이 시장을 따를 것이라며, 투자등급 채권 대신 미국과 신흥시장 주식에 대해 리스크 포지션을 다시 높였다고 밝혔다.
유럽 경제 우려 더하는 독일
독일 기업 심리가 거의 3년래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무역 불확실성과 중국 경기 둔화로 유럽 최대 경제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는 모습이다. IFO 기업환경지수는 1월 99.1로 작년 12월 101.0에서 하락했다. 5개월 연속 추락으로 작년 하반기 정체를 겪은 독일 경제의 회복 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높아질 듯 보인다. 이미 독일 제조업은 1월 예상과 달리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 총재는 목요일 경기침체 가능성이 낮다고 일축했지만, 부양책 중단을 단행했던 6주전보다 훨씬 어두운 경제 진단을 내놓았다. 그는 보호주의와 신흥시장 및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지적하면서 전망에 대한 리스크가 “하방쪽으로 움직였다”고 밝혔다.
브렉시트 다시 의회 표결
메이 영국 총리가 이번주 의회에서 브렉시트 합의안 수정안 표결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영국 정계는 치킨게임으로 치닫고 있다. 영국 정부는 노딜 브렉시트 대신 차라리 탈퇴 시기를 연기하자는 의회 의원들의 움직임을 반대하고 있다. 시한 연기 수정안을 발의한 쿠퍼 노동당 의원은 해당안이 유일하게 적절한 길이라고 주장했다. 코빈 노동당 대표는 쿠퍼의 제안을 지지하는 대신 EU 관세동맹에 잔류하거나 2차 국민투표를 하자는 수정안을 발의했다. 레이너 노동당 의원은 노동당은 노딜 시나리오를 막기 위해 무엇이든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해몬드 영국 재무장관은 영국이 3월말 결국 아무런 합의 없이 유럽연합을 탈퇴하는 상황이 벌어진다면 이에 항의해 사임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메이 정부에서 무질서한 EU 탈퇴를 피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면서도, 노딜 브렉시트가 발생할 위험이 “매우 실질적”이라고 경고했다.
BofA ‘美채권시장의 모순’
BofA는 지난 2개월간 글로벌 시장을 뒤흔든 회오리에 미국 단기물 채권시장이 비정상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자율 트레이더들은 심각한 경기둔화가 다가오고 있다고 보고 향후 2년간 연준의 금리 인하 확률이 추가 인상 확률보다 높다는데 베팅하고 있다. 그러나 암울한 전망이 모든 구간에 공평히 반영되지 않고 있어 많은 거래 기회를 제공한다며, 2019년 3월물-2020년 12월물 유로달러 스티프너와 OIS 대비 5년물 미국채 매수를 추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