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오락가락 무역협상, 美 비상사태

미-중 무역협상이 오락가락하며 험난한 길을 걷고 있다. 주초반 합의 기대에 시장이 환호했지만, 간밤 양측이 가장 근본적인 쟁점인 구조개혁과 관련해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고관세 시한 연기와 관련해 커들로 백악관 고문은 결정된 바 없다고 말해, 오늘 시진핑이 미국측 협상단을 만난 자리에서 어떤 결론이 나올지 주목된다.
뉴욕증시는 12월 미국 소매판매가 9년래 최대폭 하락했다는 소식에 하락 출발했지만, 일부에서 해당 지표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또 정부 셧다운 회피 노력이 진전을 보이면서 낙폭을 거의 되돌렸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의회가 제시한 국경안보 예산 타협안에 서명하고 추가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할 예정이다. 상원 승인에 이어 하원도 표결에 들어간다.
영국 의회는 또다시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계획에 제동을 걸었고 파운드는 약세를 이어갔다. 러시아 에너지장관은 OPEC+ 감산합의를 이행하는데 속도를 내고 있다고 밝혔고, 국제유가(WTI)는 3거래일 연속 올라 배럴당 55달러를 눈앞에 두고 있다. 아마존은 지역 정치인과 단체들의 반대로 뉴욕 제2본사 계획을 결국 철회했다. 한국 작년 12월 경상수지는 48.2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미-중 입장차 아직 크다

미국과 중국은 베이징에서 열린 무역 협상에서 지금까지 거의 진전을 이루지 못했으며, 결국 트럼프 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아직 일정조차 정해지지 않은 회담에서 담판을 지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양측은 비공개 회의에서 3월 1일 대중 고관세 발동 시한을 피하는 방안을 모색하면서도, 미국이 요구한 중국 경제의 구조 개혁을 둘러싸고 입장차를 줄이는데 실패했다고 3명의 미국 및 중국 관료가 밝혔다. 한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은 중국에게 국영기업에 대한 정부 보조금을 축소하고 기업 지배구조 개선하라는 요구를 완강히 고수했다. 이는 중국 지도부 입장에서 처음부터 받아들일 수 없는 극도로 예민한 이슈다. 앞서 블룸버그 통신은 트럼프가 대중 고관세 부과 시한을 60일 연장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보도했다.

美 소매판매 9년래 최대 감소…GDP 전망 하향

12월 미국 소매판매가 예상과 달리 1.2% 감소해 9년래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대부분의 분야에서 광범위한 약세가 나타나 미국 경제성장률이 추정했던 것보다 이전에 비해 냉각되고 있다는 신호를 더했다. 연준이 올해 무역 및 글로벌 성장 우려로 금리 인상을 미룰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기대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재빨리 4분기 GDP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했다. 애틀랜타 연은의 GDPNow 추정치는 2.7%에서 1.5%로 하락했다. 바클레이즈는 전망치를 2.8%에서 2.1%로, JP모간은 2.6%에서 2%로 낮추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 역시 2.9%에서 2.3%로 수정했고, 2018년 연간 성장률 역시 3.2%에서 3.0%로 조정했다. 바클레이즈는 소매판매 수치가 부진해 경제가 모멘텀을 잃고 있다는 우려를 부추길 수 있지만, 고용 등 경제가 견조하다는 모습을 보여주는 지표들도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에선 해당 지표의 신뢰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브레이너드 연준이사 ‘연내 대차대조표 정상화 종료’

브레이너드 연준이사는 중앙은행의 대차대조표 축소 과정을 올해 안에 끝내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또한, 충분한 지불준비금을 원한다면서 변동성을 피하기 위해 상당한 버퍼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최종 적정 규모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그의 발언은 대차대조표 정책과 관련해 연준 내부의 생각을 가장 분명히 보여준다. 대차대조표는 2015년 최고치인 4.5조달러에서 현재 약 4조달러로 줄었다. 12월 소매판매 결과에 대해서는 “확실히 내 눈을 사로잡았다”며 예상을 하회했지만 “한달간의 데이터이기 때문에 너무 많은 의미를 두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하방 리스크임에는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노딜 브렉시트의 경우 BOE 정책 완화…BOC 긴축 끝?

Vlieghe 영란은행(BOE) 통화정책 위원은 노딜 브렉시트 발생시 BOE가 긴축 보다는 완화를 선택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그의 발언은 지금까지 노딜 브렉시트 상황에서 BOE가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해 정책위원으로부터 나온 가장 분명한 의중이다. 그는 설사 브렉시트 합의에 도달한다 하더라도 경기가 부진해 향후 몇년간 금리 인상이 더 느리게 진행될 것이라며, 자신의 연간 금리 인상 전망을 기존 1~2 차례에서 1차례로 낮추었다고 밝혔다.
캐나다 중앙은행(BOC)이 긴축 주기에서 항복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데 베팅하는 투자자들은 절망에 빠질 수도 있다고 몇몇 전문가들이 경고했다.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비둘기파적 기조로 선회하고 있는 가운데 단기물 채권 투자자들은 BOC 역시 이에 동참해 적어도 2020년까지 금리 인상을 포기할 것으로 베팅하고 있다. 그러나 TD Securities와 Scotiabank를 포함해 여러 애널리스트들은 BOC가 캐나다 경제에 자신감을 갖고 있어 아직 중립기조로 선회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트레이더들, 글로벌 EM 채권으로 돌진

신흥시장 투자자들이 경제 성장 전망에 초조해하기 시작하면서 글로벌 채권이 잠재적 경기침체에 보다 탄력적으로 보인다. 개도국이 발행한 글로벌 채권은 10년래 최고의 월간 성적을 기록한데 이어 2월에도 상승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역내채권은 경기 둔화에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하하면서 통화약세를 유발할 수 있다는 판단에 랠리가 힘을 잃고 있다. 연준의 비둘기파적 기조 선회에 전세계 통화정책 긴축 압력이 완화되었고, 심지어 인도는 수요 촉진을 위해 이달 예상을 깨고 금리를 인하했다. 스왑시장에서 트레이더들은 멕시코와 터키의 경우 금리 인하를, 브라질과 말레이시아, 태국, 중국에선 향후 6개월 동안 금리 동결을 예상하고 있다. JP모간 지수에 따르면 EM 딜러채는 지난해 4.3% 하락해 2013년 이후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1월에는 4.4%의 수익을 내며 10년래 최고의 한달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