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中무역합의약속, 트럼프위협

(블룸버그) — 중국이 1단계 미-중 무역합의를 모두 이행하겠다는 약속을 재확인했다고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밝혔다. 그는 양제츠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이 자신과 만난 자리에서 양국간 무역합의에서 정한 모든 의무를 지키겠다는 약속을 했다며, 팬데믹과 유가급락으로 인해 1월 15일 체결된 무역합의가 공중분해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진화하려 애썼다. 중국은 2년에 걸쳐 미국산 제품을 추가 2000억 달러 구매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중국과 “완전한 디커플링”을 추구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중국 전인대 상무위원회는 이번주 홍콩 국가보안법을 심의한다.
뉴욕증시는 간밤 등락을 거듭하다 혼조세로 마감했다. S&P 500 지수는 0.06% 상승한 반면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15% 하락했다. 미국 주간 신규실업수당 신청자수가 13주 연속 100만명을 상회하며 최근 경기 낙관론에 제동을 걸었고 텍사스와 캘리포니아 등 일부 지역에서 코로나19 재확산세도 심상치 않다. 국제유가(WTI)는 이라크가 이달 감산 약속을 100% 이행하고 지난달 미진했던 부분을 보완하겠다고 말하면서 2% 넘게 급등했다. 홍남기 부총리는 올해 순성장 목표 0.1%를 꼭 이루도록 총력 경주하겠다며, 올 하반기 부터 추경예산 사업이 본격 집행될 수 있도록 국회에게 이달 중 3차 추경안 확정을 요청했다.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미국 실업사태

미국 신규실업수당 신청자수가 13주 연속 100만명을 상회했다. 봉쇄가 풀리고는 있지만 팬데믹발 대량 해고 사태는 매우 점진적으로 개선되는 분위기다. 6월 13일 마감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는 150만8000명으로 예상치 129만명을 넘어섰다. 이전치는 156만6000명으로 상향 수정되었다. 주간기준 5만8000명이 줄었지만 4월초 감소가 시작된 이래 최소폭이다. 실업보험 연속수급 신청자수는 6월 6일 마감 주간에 2054만4000명으로 예상치를 상회했다. 제프리스의 수석 금융 이코노미스트인 Aneta Markowska는 “고용이 경기회복과 궤를 같이 하지 않으면 시장을 뒷받침하는 소비지출이 지속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편 필라델피아 연준 경기전망은 6월 27.5로 예상치 -21.4와 이전치 -43.1을 크게 뛰어넘었다. 한달 사이에 70.6포인트가 올라 기록이 시작된 1968년래 최대폭 급등을 기록했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총재는 아직 미국 경제가 터널을 빠져나오진 않았지만 최악은 지난듯 보인다고 진단했다. 메스터클리블랜드 연은총재는 경제가 예전 상태를 회복하려면 상당기간 동안 매우 완화적인 통화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美 1.5조 달러 인프라 지출

미국 민주당 하원 의원들은 인프라 재건을 위해 1.5조 달러의 지출안을 제시하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즉시 협상하자고 촉구했다. 하원은 7월 4일 휴회 전에 해당 법안을 표결로 결정할 계획이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무너져가고 있는 도로와 교량 등 인프라시설의 재건을 위해 정치적 무기력을 딛고 초당적 관심이 모아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펠로시는 “우리가 이해하기로 대통령은 정말로 인프라 지출 법안을 원하고 있다”며, “그동안 여기에 대해 꽤 많은 발언을 해왔다. 이제 그 의미를 얘기해야 할 때다”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코로나19 사태에 일자리 창출을 위해 1조 달러 규모의 인프라 지출 방안을 물밑에서 진행해 왔다. 하지만 유류세 인상 등 인프라 패키지의 자금 조달 방법에 대해 구체적인 약속을 내놓지 못했다. 이제 대선이 5개월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비록 휘발유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라 하더라도 세금 인상을 논의한다는 아이디어 자체가 설득력을 얻기 힘들 수도 있다. Richard Neal 하원 세입위원회 위원장은 민주당이 자금 조달을 위해 새로운 채권 발행과 일부 차입을 활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번 법안은 미국 재건채권(BAB) 등의 영원한 부활과 사적사업채권 발행 확대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BOE 양적완화 확대

영란은행(BOE)이 시장 예상대로 채권매입 프로그램을 1000억 파운드 증액하고 기준금리를 사상최저인 0.1%로 동결했다. Andy Haldane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양적완화를 그대로 유지하자고 주장했다. 이번 결정은 재무부가 막대한 경기부양책의 자금 조달을 위해 채권 발행을 늘리고 있는 가운데 국채 금리의 상승을 막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BOE는 양적완화 속도를 늦추겠다고 말해 투자자들을 놀라게 했다. 이에 길트 30년물 금리가 한때 12bp 넘게 오르고 파운드는 1% 이상 급락했다. 베일리 BOE 총재는 전반적인 생산이 5월에 예상했던 것보다 잘 버티고 있다면서도 고용은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크게 늘고 정부의 임시해고 지원 프로그램에 의존하는 사람들이 BOE가 당초 추정했던 것보다 많다고 지적헀다. 경제활동이 되살아나고 있다는 신호가 나오고 있지만 노동시장은 꽤 혼조세를 보이고 있어 주목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배일리는 주장했다. 이번 조치로 양적완화는 올해말 7450억 파운드에 달할 전망이다. 한편 Ian Harper 호주중앙은행(RBA) 정책위원은 갑작스러운 지원 단절로 경기회복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며 정부에 부양책 테이퍼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주식시장의 ‘잃어버린 10년’

미국 기업들이 그동안 달성했던 이익률 고공행진이 이제 뒤바뀌면서 주식 투자자들에게 “잃어버린 10년”이 될 수 있다고 레이 달리오가 이끄는 헤지펀드 브릿지워터어소시에이츠가 경고했다. 그동안 현금 대비 주식의 초과 수익률을 창출하는데 크게 기여했던 기업의 높은 이익률은 현재의 주기적 하강을 뛰어 넘는 반전에 직면할 수 있다고 브릿지워터 애널리스트들이 6월 16일자 투자자노트에서 주장했다. “아마도 지난 수십 년간 선진국 수익성의 가장 큰 동인을 제공했던 세계화는 이미 정점에 도달한듯 보인다”며, “미-중 갈등과 글로벌 팬데믹으로 인해 단순한 비용 최적화 대신 신뢰성에 초점을 두고 다국적 기업들의 공급망 리쇼어링과 중복화 움직임이 가속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팬데믹으로 인한 수요 붕괴는 이미 단기적으로 이익률의 급락을 초래했다고 이들은 덧붙였다. 인텔과 TSMC가 더 높은 비용에도 불구하고 미국내 생산시설 구축 계획을 발표한 대표적 사례로 인용되었다. “전반적인 이익이 회복되더라도 일부 기업은 사라지거나 주식이 가치를 잃게 될 것이다. 이익률 저하와 현금 부족으로 기업들은 코로나19 이후 부채 의존도가 훨씬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위험자산 운명 결정할 1조달러 현금

투자자들이 팬데믹발 시장 혼란 속에 모은 1조 달러 규모의 현금이 리스크자산 랠리의 운명을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머니마켓펀드(MMF)가 사상최대치에서 줄어들기 시작해 3주간 약 720억 달러가 빠져나갔다. 동시에 경기회복 조짐이 나타나며 S&P 500 지수가 2월래 고점을 경신했다. 연준의 지원사격에 채권 ETF로의 자금 유입도 역사적 규모를 자랑했다. 이같은 추세가 지속된다면 이미 시작된 위험자산의 반등에 추가 모멘텀을 제공할 수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어 대규모 자금유출을 기대하기란 시기상조일 수도 있다. 도이치은행 분석에 따르면 팬데믹 불안에 떠는 투자자들은 과거 시장 위기 때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현금 보유 스탠스를 더욱 고집하고 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