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G2무역합의 무효? 골드만비관

(블룸버그) — 중국의 무역협상 고문들이 미-중 무역합의 무효화 가능성을 다시 검토할 것을 중국 당국에 건의했다고 환구시보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국이 코로나19 책임론을 놓고 중국을 비난하자 중국 무역당국 내부에서 분노가 확산되었다며, 중국측에 보다 유리하도록 새로 협상틀을 짜는 등 불가항력 조항에 따라 이같은 절차를 시도할 수 있다고 환구시보는 전했다. 앞서 미-중 무역협상 대표들이 금요일 전화통화에서 양자간 무역합의 이행을 위한 우호적인 여건을 마련하고 경제와 공중보건 분야 협력을 약속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1단계 무역합의의 미래에 의문을 던졌다. 11월 재선을 노리며 미-중 무역합의를 최대 치적으로 내세웠던 트럼프는 재협상엔 관심 없다며 중국측의 합의 준수 여부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뉴욕증시는 기술주 선전 속에 혼조세로 마감했다. 골드만은 최근 증시 랠리에 대해 시장이 너무 앞서 나갔다며 곧 비관론이 우세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달러(BBDXY)는 연준 인사들이 마이너스 기준금리 가능성을 일축하며 한때 0.6% 상승했고, 미국채 금리는 사상최대 규모의 분기 리펀딩 입찰이 진행되는 가운데 장기물을 중심으로 올랐다. 사우디 추가 감산 소식에 반등을 시도했던 국제유가(WTI)는 사우디의 약속이 현실적으로 무리하다는 지적이 일며 반락했다. 미국 민주당 하원의원들은 2조 달러가 넘을 수 있는 추가 부양책의 초안을작성하고 있지만 금요일 전까지 표결은 어려워 보인다. 3월부터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실시됐던 뉴욕시 봉쇄가 6월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빌 더블라지오 시장이 밝혔다. 테슬라는 지역당국 경고에도 불구하고 캘리포니아 공장 재개 방침을 밝혔다. 미국 최대 자동차 딜러망을 자랑하는 오토네이션은 4월말부터 자동차 수요가 되살아나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다음은 시장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사우디 추가감산사우디 아라비아가 자발적으로 하루 100만 배럴을 추가 감산하기로 결정하면서 이에 WTI가 한때 3.4% 상승했다. 6월의 일일 생산량을 750만 배럴에 약간 못미치는 수준으로 줄여 OPEC+ 합의에서 약속했던 목표치 849만 배럴보다 더 적극적으로 유가 약세에 대응하기로 했다. 이를 이행할 경우 블룸버그 집계 자료에 따르면 사우디의 산유량은 18년래 최저 수준으로 낮아진다. 이번 감산은 상징적 의미가 크다. 많은 컨설턴트와 트레이더들은 그동안 하루 800만 배럴을 사우디가 절대로 넘지 않을 마지노선으로 여겨왔기 때문이다. 유가 붕괴로 정부지출을 삭감하고 세금을 인상하는 등 재정 긴축에 돌입해야 할 정도로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자 시장 안정 조치가 불가피한 모습이다. 사우디 에너지부의 한 관료는 “이번 추가 감산을 통해 OPEC+ 등 산유국들이 감산 약속을 준수하고 자발적으로 추가 감산을 단행해 글로벌 석유시장의 안정을 지탱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사우디 정부는 또한 사우디 아람코에게 고객의 동의를 얻어 5월 생산량도 줄이도록 당부했다.

골드만의 비관론

주식 시장에서 자신이 흐름을 놓치거나 소외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는 소위 ‘포모(FOMO)’ 증상이 현재 경제의 모든 문제를 뒤덮고 있는 양상이지만, 골드만삭스는 비관론이 곧 우위를 점해 S&P 500 지수가 향후 3개월 안에 거의 20%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코로나19 팬데믹 발발 후 지난 몇 주 동안 쏟아진 각종 재정 및 통화 정책 지원 덕분에 간신히 금융위기는 모면했지만, 경제의 정상화는 아직 갈 길이 먼데다 투자자들은 너무 앞서나갔다고 골드만의 수석 미국 주식 스트래티지스트 데이비드 코스틴이 보고서에 주장했다. 골드만은 금융, 경제 및 정치 위험으로 인해 미국 주식에 대한 전망이 어두워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뉴욕을 제외하면 미국의 감염율은 아직 평탄화에 못미쳐 경제가 재가동 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게다가 2020년 자사주 매입이 50%나 타격을 입고 법인세가 인상될 위험이 있으며, 또 미-중 무역긴장이 다시 고조될 경우 사실상 소비세도 오르게 된다고 지적했다. 코스틴은 “하나의 재료가 증시 후퇴를 초래하진 않겠지만 많은 우려와 리스크가 남아있다고 본다. 우리 고객과 얘기를 나눈 결과 투자자들은 이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S&P 500 지수가 향후 3개월에 걸쳐 2400포인트로 하락한뒤 연말까지 3000선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준의 기대조절

2명의 연준 인사들은 미국의 기준금리가 유럽이나 일본처럼 마이너스로 갈 수도 있다는 일각의 견해에 맞서며 시장 기대 조절에 나서는 분위기다. 에반스 시카고 연은총재는 “기껏해야 연구를 더 해볼 수는 있겠지만 미국에서 우리가 사용하게 될 정책수단이 될 거라고 예상치 않는다”고 말했다.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총재 역시 “난 마이너스 금리의 열혈팬이 아니다”며, 현재로선 자신이 검토하는 정책 범위 안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연준이 주식을 매입할 수도 있다는 일부 투자자들의 기대 역시 반박했다. 연방기금선물 트레이더들은 연준이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 아래로 끌어내릴 가능성에 대해 베팅하였고, 그 결과 2년물 미국채 금리가 사상최저를 경신했다. 파월 연준의장은 마이너스 금리를 일관되게 일축해왔다. 퀄스 연준 규제감독 담당 부의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초래된 금융 경색이 다소 완화되었지만 “폭풍”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팬데믹으로부터 미국 경제를 보호하기 위한 추가 조치가 필요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파월은 현지시간 수요일 경제현안에 대해 연설할 예정이다.

파운드 급락

이미 영국과 유럽 간의 무역 협상에 대한 우려 및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파장으로 눌려 있던 파운드에 존슨 영국 총리가 또다른 압박을 가했다. 존슨이 현지시간 일요일 발표한 전국적 봉쇄조치 완화 계획에 혼선이 일며 파운드는 달러 대비 한때 1% 넘게 급락했다. 존슨은 집에서 일을 할 수 없는 사람들은 직장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서도 이동시 대중교통을 피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하며 실내에서는 얼굴을 가리라고 지시했다. 재계단체와 노조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일부는 안전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집에 머물라고 권고했다. 코로나19로 거의 3만2000명이 영국에서 사망한 가운데 영국-EU간 무역 협상의 앞날마저불투명해 브렉시트의 결말이 지저분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를 반영해 5월 들어 파운드의 1개월 내재변동성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편에 속한다. Rabobank는 “투자자들이 지지부진한 포스트 브렉시트 협상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영국 정부의 팬데믹 위기 대응이 느린데다 최근엔 애매모호하다는 비판이 널리 퍼져있다”고 설명했다. Nomura International은 “낮은 위험 선호는 파운드 약세”로 이어지곤 한다고 지적했다. 영국은 일자리 보호를 위한 근로자 임금 지원 프로그램을 9월 말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헌재-ECB 진화나선 메르켈

메르켈 독일 총리는 최근 독일 헌법재판소가 유럽중앙은행(ECB)의 시장운영에 대한 판결에 EU측이 발끈하며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위협하자 갈등 진화에 나섰다. 5월 5일 독일헌재는 ECB에게 양적완화 정책의 오류를 주장하며 3개월 안에 이를 시정하라고 판결했다. 또한 독일 입법부와 행정부에게 ECB의 진전상황을 모니터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이미 유럽사법재판소가 QE의 적법성을 인정한 상황에서 독일 법원이 EU 기관의 독립성을 무너뜨리려 한다는 비판이 일었다. ECB가 법정 공방 위기에 휩쓸리며 유로는 약세를 보였다. 메르켈은 현지시간 월요일 기민당 지도부와 비공개로 만나 해결책을 제안했다. ECB가 독일의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에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설명하도록 하고 분데스방크는 독일의회의 중재자 역할을 담당하도록 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한편 메르켈의 대변인은 독일 정부가 현재의 판결에 대해 유럽사법재판소의 권한을 침해한다고 보지 않는다는 견해를 밝혔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