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5가지 이슈: 관세 핑퐁, 트럼프-아베 밀월

“내가 가진 유일한 질문은 누가 우리의 더 큰 적이냐는 것이다. 파월 아니면 시진핑?.” 트럼프 미 대통령의 트윗이다. 주말새 중국은 미국에 대한 보복 관세를 위협했고 잭슨홀 심포지엄에서의 파월 연준 의장 발언은 트럼프를 만족시키지 못한 모습이다. 이에 트럼프는 중국에 대한 관세율을 올리며 반격에 나섰다. 미중간 무역갈등 속에서도 “친구”라고 지칭하던 시 주석을 파월 의장과 함께 “적(enemy)” 범주에 넣으며 미국 기업들에게 중국을 대체할 생산 기지를 즉각 찾으라고 촉구하는 등 무역전쟁이 악화일로로 치닫는 모습이다.

오늘 달러-엔 환율은 한때 0.9% 내린 104.46엔까지 하락, 2016년 11월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고 미국 주요 주가지수 선물은 일제히 1% 넘게 하락중이다. 달러-역외위안 환율도 오늘 장초반 0.9% 오른 7.1926위안까지 급등, 장중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중. 애널리스트들과 미 행정부 측근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거듭되는 중국에 대한 무역 공격에도 눈에 띄는 진전이 없고 경제는 둔화되고 있는 상황에 점점 좌절감을 느끼며 이 두사람에 대한 분노의 트윗을 게재했다며 그의 어조에 뚜렷한 변화가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미중간 무역전쟁이 이제 “눈 앞이 핑핑 돌 정도의 속도”로 악화되고 있어 이에 시장 변동성은 추가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으며 연준의 보다 공격적인 통화 완화 기대를 촉발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무역전의 끝이 어디일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점이 더 큰 문제라는 것.

미중 무역전만큼이나 투자자들의 골칫거리로 떠오른 홍콩에서는 다시 시위가 폭력 사태로 번졌다. 비록 하늘을 향한 것이기는 했지만 홍콩 경찰이 ‘실탄’을 발포하는 등 분위기가 더욱 험악해지는 양상이다. 주말 유럽에서는 주요7개국(G7) 정상회의가 열렸다. 프랑스 비아리츠에서 열린 이번 G7 정상회의장 인근에서는 미국과 대립하고 있는 이란의 외무장관이 프랑스 정부의 초대로 등장하는 깜짝 이벤트가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침묵했고 대신 내년 회의때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을 초대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한반도도 잠잠하지 않았다. 북한은 24일 동해상으로 발사한 발사체가 새로 연구개발한 ‘초대형 방사포’라고 공개했다. 지난주 우리 정부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ㆍ지소미아)를 연장하지 않겠다고 결정한데 이어 군은 25일 오전부터 그동안 미뤄왔던 올해 독도방어훈련에 전격 돌입했다. 오늘 오후에는 독일 8월 IFO 기업환경/현재평가 지표가, 밤에는 미국의 7월 내구재 주문 및 시카고 연방 국가활동 지수 그리고 8월 댈러스 연준 제조업 활동지수가 발표될 예정이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美-中 관세 ‘핑퐁’…트럼프 “美기업들, 中대체 생산 기지 찾으라!”

먼저 포문을 연 것은 중국이었다. 중국은 대두, 자동차, 원유 등 750억 달러 규모 미국산 제품에 대해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다. 미국산 대두와 원유에 대해서는 다음달부터 추가로 5% 관세가 부과되고 미국산 자동차에 대해서는 12월15일부터 그동안 중단했던 25% 추가 관세 부과가 재개될 것이라고. 또 일부 차량에 대해서는 추가로 10%를 부과, 자동차에 대한 기존 일반 관세까지 감안시, 미국산 자동차에 부과되는 총 관세가 최고 50%가 될 수 있는 상황이다. 중국의 이러한 위협은 미국 경제가 둔화 신호를 보이는 상황에서 미 중서부와 남부의 공장 및 농장 등 트럼프의 정치적 지지 기반의 핵심을 겨냥한 것이다. 이에 트럼프 미 대통령은 즉각 반격에 나섰다. 트럼프는 2500억 달러 규모 중국산 제품에 대한 기존 25% 관세를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70주년’인 10월1일부터 30%로 올리고, 추가 3000억 달러 규모 중국산 제품 일부에 대해 9월1일부터 1차로 계획했던 10% 관세를 15%로 상향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는 시 주석을 파월 의장과 함께 “적(enemy)” 범주에 넣어 노골적으로 적대감을 드러내며 미국기업들에게 중국이 아닌 미국에서 제품을 만드는 등 중국을 대체할 생산 기지를 즉각 찾으라고 촉구했다.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국제긴급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기업들의 중국 철수를 강제할 권한이 있을 것이라고 발언했고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또한 이에 동의하면서도 당장 지금은 그렇게 할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과의 무역전을 악화시킨 것과 관련해 다시 생각해보니 마음이 바뀌었다는 트럼프의 발언이 언론에서는 후회한다는 의미로 전해졌으나 백악관 대변인이 이는 언론이 잘못해석한 것으로 더 많이 올리지 않은 것을 후회한다는 의미였다고 해명하는 해프닝이 있었다.

무역전에 스포트라이트 빼앗긴 파월…“美경제, 상당한 리스크에 직면”

파월 연준 의장은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미국 경제가 우호적인 상태에 있지만 “상당한” 리스크에 직면해 있다고 밝히며 내달 추가 금리인하 베팅에 힘을 보탰다. 다만 이러한 발언이 트럼프 대통령을 달래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 같다. 파월 의장은 연설에서 “무역 정책 불확실성이 글로벌 성장 둔화 및 미국의 제조업과 자본 지출 부진에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는 강한 노동시장과 2% 목표 부근의 인플레이션을 수반하는 경기 확장세를 지속시키기 위해 적절하게 행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지난 7월 말 FOMC 당시 금리인하가 “중간 주기 조정”이라고 묘사하며 장기적이고 연쇄적인 인하의 시작이 아님을 시사했는데 이번 잭슨홀 연설에서는 그러한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으며 해당 회의 이후의 상황들이 독일 및 중국 등 경제 둔화, 하드 브렉시트 가능성 확대, 홍콩 사태 등 다사다난 했음에 주목했다. 한편 연준이 무역전쟁 악화로부터 기인한 불확실성 역풍을 완충하는데 있어 그 능력이 제한적임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연설 직후 “늘 그렇듯 연준은 (이번에도)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며 또 다시 파월을 비난했다. 한편 지난주 일부 연준 인사들의 매파적 발언이 나온 가운데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잭슨홀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50bp 인하에 대한 활발한 논의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는 등 연준 의원들간 갑론을박이 예상된다.

美-日, 무역협상 원칙적 합의…트럼프-아베 밀월

트럼프 미 대통령이 미국과 일본이 무역 협상에서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중국과는 또다시 관세 폭탄을 주고받으며 무역전쟁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지만 일본과는 무역 협상을 단기에 타결해 밀월 관계를 과시하는 모습이다. 일본은 미국산 소고기, 돼지고기 및 기타 농산품에 대한 관세를 인하하는 한편 계속해서 자동차 수출에 대한 관세는 부과받을 것으로 보인다. 일요일 합의 사실을 발표하며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이 미국산 밀과 옥수수를 대규모로 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측은 그 대가로 일본 자동차 업체들이 트럼프의 추가 고율관세 위협으로부터 안전할 것이라는 약속만 받아낼 수 있다면 이번 합의를 ‘굿 딜’ 이라고 평가할 것 같다. 아베 일본 총리는 미일 양국이 “핵심 사안”에 대해 의견일치에 도달했으며 9월 말 UN회의 기간 중 서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폭력 사태 재발한 홍콩…中정부, “개입해야할 책임 있다”

주말 홍콩에서는 범죄인 인도 법안에 반대하는 시위가 12주째 이어진 가운데 시위대와 경찰간 충돌로 긴장이 고조됐다. 홍콩 경찰의 물대포가 배치됐고 최루탄 등이 발포됐다. 시위 진압 과정에서 경찰은 최소 29명을 체포했다. 아울러 이날 시위대와 홍콩 경찰간 무력 충돌 과정에서 비록 공중을 향하긴 했지만 실탄이 발사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홍콩 경찰측은 쇠막대기 등을 든 수 백명의 시위대들이 쓰러진 경찰관을 향해 돌격했다면서 이같은 발포 결정을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옹호했다. 신화통신은 홍콩 상황이 “색깔 혁명”이 되어가고 있으며 중국 정부가 개입해야할 책임이 있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이에 앞서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대화 플랫폼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이어갔고 중국은 억류됐던 영국 영사관 직원을 석방했다. 한편 블룸버그 설문에서는 오늘 발표될 홍콩의 7월 수출이 전년동월대비 9.4% 감소했을 것으로 전망됐다.

프랑스에 깜짝 등장한 이란 외무장관…트럼프는 푸틴에 손 내밀어

이란 외무장관이 G7(주요 7개국) 정상회담이 열린 프랑스의 휴양도시 비아리츠에 깜짝 도착했다. 미국과 극한 대립 상황에 놓여있는 이란의 자바드 자리프 외무장관은 프랑스를 방문해 G7 정상회의 장소 인근에서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30분 가량 양자 회담을 가졌다. 프랑스 정부 관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해 다른 정상들에게 이란 외무장관의 도착 소식을 사전에 통보했다고 밝혔으며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놀랍게도 조용했다. 트럼프는 대신 이번 G7 정상회의에서 러시아 푸틴 대통령에 손을 내밀었다. 그는 내년 미국에서 열리는 정상회의에 푸틴 대통령을 초대하는 것이 “분명 가능하다”고 말했다. G7은 크림반도 병합을 이유로 러시아를 G8에서 제명한 바 있다.

기사 관련 문의: 이경호 기자 (klee1072@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