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과 아르헨티나 등 지정학적 불안 속에 간밤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됐다. 홍콩의 반정부 시위로 홍콩국제공항의 운영이 월요일 전면 중단됐고 중국의 홍콩 및 마카오 판공실 대변인은 홍콩의 급진적인 시위대 행동에서 일부 테러리즘 징후까지 나타났다고 비난했다. 아르헨티나에서는 대통령선거 예비선거에서 친(親)기업 성향의 마크리 대통령이 좌파 후보에게 큰 격차로 뒤지면서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홍콩과 아르헨티나 발 우려로 안전자산 선호가 가중되며 미국채 30년물 금리는 사상 최저 수준에 근접했다. 중국의 7월 신규 위안화 대출과 사회융자총액이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밑돌며 중국인민은행(PBOC)으로의 통화정책 완화 압력은 점차 커지고 있다.
한편, 미래에셋금융그룹이 중국 안방보험이 매물로 내놓은 미국의 고급 호텔 15곳에 대한 유력 인수 후보로 떠오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브라질 GDP의 ‘프록시’인 경제활동지수가 4~6월 기간 동안 전분기대비 0.13%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며 2분기 브라질 경제가 침체 국면으로 진입했을 것임을 시사했다. 오늘 밤에는 미국의 7월 CPI(전년대비) 지표가 발표되는데, 전문가들의 예상치는 1.7%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장기화되는 홍콩 정치적 갈등..경제 후폭풍 우려 커져
시위대 진입으로 월요일 홍콩국제공항의 운영이 전면 중단된 가운데 10주째 진행된 반정부 시위에 따른 경제적 후폭풍에 대해 투자자들과 기업가들이 점점 우려하기 시작하는 모습이다. 시위가 진행되는 와중에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격화되며 소매판매가 급락하고 부동산 시장이 압박받는 등 홍콩 경제가 침체 국면으로 접어들 수 있다는 것이 단기적인 우려지만, 더 큰 우려는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상업 허브로서의 홍콩의 위상이 회복될 수 없는 손상을 입을 것이라는 점이다. 한편, 오늘 홍콩국제공항 측은 현재로서는 공항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전일 취소됐던 항공편 일정을 재조정 중이라고 밝혔다. 미국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홍콩 상황을 모니터링 중이라고 밝히는 한편 중국의 홍콩 및 마카오 판공실 대변인은 홍콩의 급진적인 시위대들이 “중대 범죄”를 저질렀고 행동에서 일부 테러리즘 징후까지 나타났다고 비난했다.
아르헨티나 금융시장 ‘요동’
아르헨티나의 대통령선거 예비선거에서 친(親)기업 및 시장 성향의 마크리 대통령이 좌파 후보에게 15%p 격차로 크게 뒤지면서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실제 대선이 10월에 진행되지만, 정책 변화에 대한 우려 속에 CDS 시장에서는 향후 5년내 아르헨티나 디폴트 가능성을 75%로 반영하고 있고 달러 표시 국채는 평균 25% 가량 급락했으며 단기물 국채 금리가 35%를 넘어서는 급등세를 보였다. 아르헨티나 페소화 역시 한때 33%까지 절하됐고 주가지수인 Merval 지수는 장중 38% 폭락하며 장중 기준 사상 최대 낙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Cinkciarz.pl 애널리스트 Marcin Lipka는 “아르헨티나 자산에 있어 극도로 힘든 기간이 될 것”이라면서 국제통화기금과 또 한차례의 다툼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좌파 후보 페르난데스 측이 어느 정도 온건한 기조를 보이지 않는다면 달러-페소 환율이 향후 12개월내 100 수준까지 치솟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트레이더들은 아르헨티나가 자본 통제와 같은 과거 정책으로 돌아갈 수 있음을 우려하고 있다. 페르난데스 후보 측은 자본 통제 조치를 다시 도입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그동안 반복해 왔지만 경제 정책에 대한 세부사항은 지금까지 거의 제시한 바가 없다.
사상 최저 수준 다가가는 美 30년물 금리
홍콩과 아르헨티나 우려 등 글로벌 지정학적 불안 고조 속에 미국채 30년물 금리가 월요일 장중 한때 14bp 가량 하락한 2.1179%를 기록하며 사상 최저 수준에 근접했다. 30년물 금리의 사상 최저점은 지난 2016년 7월 기록한 2.0882%다. 미국채 10년물 금리 역시 장중 11bp 이상 하락해 한때 1.63%을 밑돌았고 2년-10년 금리차는 한때 5bp 수준으로 축소되며 2007년래 최소 수준을 나타내기도 했다. Seaport Global의 Tom di Galoma는 미국의 성장이나 인플레이션이 단기간내 개선되지 않는다면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1%-1.25% 수준을 향해 급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伊 상원, 내각 불신임투표 실시일 합의 못해
현지시간 월요일 이탈리아 상원 지도부가 내각 불신임 투표 일정에 대해 합의하지 못하며 조기총선 실시를 주장해 온 극우 정당 ‘동맹’의 살비니 부총리의 정권 장악 계획 역시 잠시 미뤄지게 됐다. 상원 지도부는 화요일 다시 회동해 일정 조율에 나설 예정이며, Ansa 통신은 콘테 총리가 8월 20일 상원에서 연설할 가능성이 높으며 여기에서 그의 거취가 결정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콘테 총리의 정부는 ‘동맹’과 ‘오성운동’ 간의 연정으로 형성됐는데, 그동안 정책에 대한 연이은 의견 불일치로 분열 조짐이 나타났다. 오성운동의 당수는 월요일 페이스북 비디오를 통해 정부를 끌어내리려는 살비니 부총리의 노력이 “터무니없다”며 살비니와 다른 동맹당 소속 장관들이 사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中 7월 사회융자총액 둔화…‘PBOC 추가 완화 단행 압박 ↑’
중국의 7월 사회융자총액이 둔화되며 중국인민은행(PBOC)의 통화정책 완화에 대한 압력이 점차 커지는 모습이다. PBOC가 발표한 지난달 사회융자총액은 1.01조 위안으로 전문가들의 예상치 1.63조 위안을 하회했다. 신규 위안화 대출도 1.06조 위안으로 예상치(1.28조 위안)를 하회했다. 이같은 신용 증가 둔화는 일부 계절적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되지만 미국과의 무역갈등이 고조되고 대외 수요 약화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중국에는 추가적인 악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부채 증가 및 금융 안정 관련 우려가 남아있는 상황이라 정책 당국이 지금까지는 보다 공격적인 통화 정책을 고려하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지 않고 있다. 소시에테제네랄의 중화권 이코노미스트 Michelle Lam은 이에 대해 “지방은행들의 신용 이벤트 이후의 취약한 대출 수요와 타이트한 신용 여건을 반영한 것”이라며 “이같은 신용지표 약화를 고려할때 정책당국이 추가 완화를 단행해야 한다는 압박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사 관련 문의: 엄재현 기자 (jeom2@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