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동안 ‘트럼프 리스크’는 지속됐다. 미 연방정부는 결국 셧다운에 들어갔고 트럼프의 파월 미 연준의장 해임 고려 보도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이 부인하며 진화에 나섰다.
지난 금요일 뉴욕 증시는 미국 정치 불안 속 급락세를 지속했다. S&P500지수 모든 섹터가 하락세를 나타냈으며 기술주 매도세가 특히 거센 가운데 나스닥지수는 결국 약세장에 진입했다. FOMC에 대한 매파적 해석, 글로벌 성장 둔화 우려 등에 지난주 증시는 이미 약세를 나타내고 있었는데 매티스 미 국방장관의 전격 사퇴 및 연방정부 부분폐쇄 우려 등이 연휴를 앞두고 투심을 꽁꽁 얼어붙게 했다.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의 비둘기파적 발언이 전해지며 S&P500지수는 장초반 오름세를 보였으나 매도세가 재개되며 결국 2% 넘게 하락 마감했다. FANG(페이스북·아마존·넷플릭스·구글)의 모든 주식이 2.5% 넘게 빠졌고 트위터는 6% 넘게 급락했다. 공포지수로 알려진 VIX지수는 30을 상회하며 10개월래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미 국채금리는 단기 구간 주도로 전구간 일제히 하락했으며 달러지수는 3거래일만에 반등하며 목요일의 급락분을 거의 만회했다.
국제유가는 하락을 지속했다. 유가 하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OPEC+의 감산 합의 이행이 시작되기도 전에 회원국들 사이에서 감산 기간 연장 및 추가 감산 가능성 등이 제기되고 있다. 오늘 밤에는 미국의 11월 시카고 연방 국가활동 지수가 발표될 예정이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므누신, 트럼프의 파월 해임 고려 보도 부인
므누신 미 재무장관이 파월 미 연준의장 해임설에 대해 부인하며 진화에 나섰다. 금요일 늦은 시각 블룸버그 뉴스는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주 미 연준의 금리인상 및 수개월간의 증시 부진 이후 파월 연준의장에 대한 좌절감이 커져 그를 해임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4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트럼프의 측근들은 그가 실제로 행동에 나설지에 대해 아직 확신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며 연휴 기간 동안 트럼프의 분노가 잦아들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일부 측근들은 파월 해임은 대참사와 같을 것이라고 경고했지만 트럼프가 지난 며칠간 여러 차례 파월 해임에 대해 개인적으로 언급했다는 것. 다만 대통령이 연준 의장을 해임하는데 있어 어느 정도의 법적 권한이 있는지 분명하지 않다.
므누신은 파월 의장이 해임되지 않을 것이라며 금융시장 달래기에 나섰다. 므누신 장관은 토요일 저녁 트윗을 통해 해당 이슈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를 나눴는데 대통령은 자신이 파월 해임을 제안한 적이 결코 없으며 그럴 권한이 있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다만 트럼프는 그에게 파월의 연준의장 지명을 설득한 므누신에 대해서도 일부 분노를 느끼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가운데 므누신의 이러한 진화에 시장이 안심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한편 트럼프 보좌진이 트럼프와 파월 간 회동을 주선하는 방안을 논의했고 앞으로 수 주내 회동이 열릴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美 연방정부 결국 셧다운…‘해 넘길 듯’
미 연방정부가 결국 셧다운에 들어갔다. 현지시간 일요일 믹 멀베이니 백악관 예산관리국장은 국경장벽 건설 예산을 둘러싼 교착상태에 정부 부분폐쇄가 해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민주당 측이 트럼프 행정부와 협상에서 의견차가 여전히 크다고 밝힌 가운데, 다음 상하원 표결이 27일 실시될 가능성이 있기는 하다. 의회 지도부는 워싱턴을 떠난 상태고,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성탄절을 보낼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경장벽 예산으로 당초 50억 달러를 원했지만, 멀베이니 국장은 공화당이 민주당이 당초 국경 보안과 관련해 제시한 약 13억 달러에 대한 수정 제안을 제시했고 이에 대한 회신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수정 제안은 16억 달러 이상이라고 밝혔고 이는 상원 민주당 의원들이 올해 앞서 국경 안보와 관련해 합의했던 규모이다.
中, 내년 추가 부양책 발표될 것
중국 당국이 내년 추가 통화 및 재정 부양책이 발표될 것임을 확인했다. 연례 중앙경제공작회의가 폐막된 뒤 발표된 성명에서 중국 당국은 내년 세금과 수수료의 “상당한’’ 인하가 있을 것이고 통화정책은 계속해서 “신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국은 긴축과 완화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맞출 것이라고. 이번 성명은 중국이 올해 실시했던 제한적이고 선별적인 부양책 기조를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것을 시사한다. 이번 성명에서는 2015년래 처음으로 “부동산 통제’’라는 문구가 사라졌고 작년 성명의 경우 금융리스크, 공해 및 빈곤에 대한 “대단히 중요한 투쟁’’에 대해 자세히 제시한 바 있는데 이번 성명에서는 해당 투쟁에서 초기 성과를 달성했다고 밝히며 이 세가지 투쟁 모두가 내년 최우선순위에 머물지는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또한 수출시장 다변화를 추진하고 중국내 외국기업들의 지적재산권 등 법적 권리를 보호할 것임을 약속하는 등 미중 무역분쟁에서 미국의 주요 우려 사항들을 다루려는 모습이었다. 맥쿼리증권의 Larry Hu는 거시 정책의 초점이 장기 리스크를 낮추는 것에서 단기 수요를 진작하는 것으로 옮겨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美 경제지표…윌리엄스 ‘시장 신호 경청할 것’
미국의 11월 개인소비지수가 전월대비 0.4% 올라 예상(+0.3%)을 상회했고 이전치도 0.8% 상승으로 상향 조정됐다. 11월 개인소득은 0.2% 증가해 예상치(+0.3%)를 하회했다. 12월 미시간대학교 소비자신뢰지수는 98.3으로 상승, 블룸버그 설문의 모든 예상치를 상회했다. 기업투자를 가늠할 수 있는 11월 비방위산업 자본재 수주 (항공기제외)는 전월대비 0.6% 감소했지만 이전치는 0.5% 증가로 상향 조정됐다. 12월 캔자스시티 제조업활동지수는 3으로 하락했다. 미국 경제가 전분기 보다는 둔화된 속도 일지라도 견조한 연휴 소비, 임금을 지지하는 타이트한 고용시장 및 억제된 인플레이션 속에 여전히 괜찮은 속도로 확장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기업들은 무역전쟁, 차입비용 상승 및 감세 효과 약화 등 역풍에 직면하고 있다. 바클레이즈 이코노미스트 Michael Gapen은 “금융시장 심리와 실제 펀더멘털 지표간 양분이 나타나고 있다”며 소비는 이어지고 있지만 “추가 부양 여력이 없기 때문에 미국의 성장이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컨센서스다”고 진단했다. 한편 금요일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는 연준이 금리를 결정하는데 있어 금융시장의 신호를 경청할 것이라며, 내년 일부 추가 점진적 금리인상 전망은 가이던스이지 약속이 아니라고 강조하면서 투자자들을 안심시키려했다.
美증시 밸류에이션 ‘펀더멘털이 지지하는 수준까지 내려와’
골드만삭스 그룹의 선임 투자 스트래티지스트 애비 조셉 코헨은 S&P500지수가 2950 부근까지 갔을 때 밸류에이션이 다소 과도해 보였으나 이제는 펀더멘털에 의해 지지받는 수준까지 내려왔다고 진단했다. 1990년대 미국내 가장 유명한 주식 스트래티지스트였던 조셉 코헨은 투자자들이 미 연방정부 셧다운 이슈와 백악관 개각 등을 “매우 큰 사건’’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하며 “모두가 크게 심호흡하고 숫자들을 다시 점검하고 싶어하는 것 같다. 불과 6주전만해도 많은 이들이 확실성을 가진 것 같았으나 지금은 더 이상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편 웰스파고는 연준의 정책실수가 경제 성장을 둔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 속에 내년말 S&P500지수 전망치를 기존 3079에서 2665로 하향했다. 해당 레벨은 현 수준대비 10% 가량 높은 수준이지만 블룸버그가 모니터하는 스트래티지스트들 가운데 가장 비관적인 전망이다. 한편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지난주 증시 급락 이후 주말 동안 미국 6대 대형은행 경영진과 콜을 진행했다고 트위터에서 밝혔다.
신새로미, 이경하 기자 (송고 2018/1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