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5가지 이슈: R의 공포, FOMC 선택은?

경기침체(Recession) 공포가 모든 호재를 뒤덮었다. 중국과 유로존 지표 악화에 글로벌 경제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며 금요일 미증시 주요지수는 2% 가량 급락했고 S&P 500 지수는 4월래 최저 수준에 마감했다. 중국은 자동차 관세 인하와 옥수수 수입 재개 등 미국에 연달아 선물보따리를 풀었지만, 화웨이 CFO 체포와 중국의 캐나다인 억류로 관계가 꼬이고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까지 외교전에 가세하면서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이다.
핌코는 홀로 잘나가던 미국 경제가 시장 변동성과 달러 강세, 재정부양책 쇠퇴 등으로 이제 글로벌 경기 둔화에 동조화되면서, 연준이 이번주 FOMC 회의에서 ‘비둘기파적 인상’을 단행하고 내년 점도표를 기존 3차례 인상 전망에서 2차례로 낮출 것으로 내다봤다. 일부 시장에선 1차례도 어려울 것으로 베팅하고 있다. 미국채 10년물은 5거래일만에 밀려 2.9%를 재차 하회했다.
프랑스 ‘노란조끼’ 시위 등으로 마킷 유로존 종합 PMI가 수년래 최저 수준으로 후퇴해 ECB의 하방 리스크 우려를 더하면서 유로는 달러 대비 최대 0.8% 밀렸다. 유럽 지도자들이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도움 요청을 거부하는 등 강경한 입장을 보이며 노딜 브렉시트 준비를 가속화하면서 파운드 역시 한때 원빅가량 급락했다. 유가는 미국 셰일에너지 생산 증가세 우려에 전일 급등분을 거의 내줬다. 이번주엔 영란은행과 일본은행 정책회의까지 예정되어 있어 시장변동성이 더욱 확대될 수 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중국, 자동차와 옥수수로 무역전쟁 진화 모색

중국은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보복관세를 일시 철회하고 미국산 옥수수 구입을 재개하는 등 미국과의 무역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추가 조치에 나섰다. 중국 재정부는 1월 1일부터 3개월간 미국산 자동차와 부품에 대한 25%의 보복관세를 부과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수입관세는 현행 40%에서 다른 나라와 같은 15%로 낮아진다. 중국은 또한 대두에 이어 최소 300만 톤의 미국산 옥수수를 구입할 수도 있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최근의 양보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양국간 갈등의 근본 원인인 미국 경제 추월 목표를 후퇴할 의사가 있는지에 대해 의구심 남아 있다. 한편 중국의 11월 신규 주택 가격이 전월대비 0.98%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10월 상승률 1.02% 대비 둔화된 것. 10월까지 5개월 연속 1% 이상의 상승률을 기록했으나 1% 아래로 내려왔다.

유로존 경제 불확실성 확대 우려

프랑스 ‘노란조끼’ 시위에 심리가 위축되며 마킷 유로존 종합 PMI는 12월 51.3으로 예상을 하회하며 수년래 저점을 경신했다. 유럽중앙은행(ECB) 위원들은 유로존 전망에 있어서 불확실성이 깊어지고 있음을 인정했다. ECB가 지난 목요일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2.7조 유로의 채권 매입 프로그램 종료를 결정한 후 여러 정책위원들이 금요일 공개적 발언을 내놓았다. 투자자들은 올해초 만해도 내년 후반에 금리가 오르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제는 첫 금리인상 시기를 2020년 1분기로 보고 있다. 이같은 시장 인식에 노보트니 정책위원은 “걱정스런 시각”이라며 데이터는 경제 상황이 현재보다 더 약해질 것이라는 견해를 뒷받침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바실리아우스카스 ECB 정책위원은 상대적으로 암울한 전망을 그리며, 유로존에서 부정적 리스크가 긍정적 요인을 뒤덮기 시작한듯 보인다고 진단했다.
한편 노란조끼 시위 참가자가 줄며 마크롱 대통령의 양보가 시위 모멘텀을 약화시켰음을 시사했다. 다만 마크롱 대통령의 지지율은 12월 하락세를 지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美 11월 소매판매 예상 상회

미국 11월 소매판매는 전월비 0.2% 증가해 예상치 0.1%를 상회했다. 기저 소비자 수요를 보여주는 소위 관리그룹 소매판매는 0.9% 늘어 1년여래 최대폭 증가를 기록했다. 10월 소매판매 증가율은 1.1%로 상향조정되었다. 소비자들이 이번 분기 경제성장에 예상보다 더 큰 기여를 하고 있다는 판단이 가능한 부분이다. 한편, 미국 11월 광공업생산은 전월비 0.6% 증가해 예상치 0.3%를 상회했지만, 제조업생산은 보합으로 예상을 하회했다.
소매판매 지표는 성장세가 크게 약화되고 있다는 일부 우려를 진정시켜줄 수도 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최근 유가 하락에 연말연시 소비가 더욱 힘을 받을 수 있다며, 성장률이 잠재력을 상회하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면서 내년 3차례 금리 인상이 가능해보인다고 진단했다.

러시아 서프라이즈 금리인상…외환매입 재개

러시아 중앙은행이 금요일 시장 예상을 뒤엎고 기준금리를 7.75%로 25bp 인상했다. 올해 두번째 긴축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면서 추가 인상 가능성도 시사했다. “현 상황에서 리스크 평가와 통화정책 수행에 있어서 보수적 접근방식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중앙은행 총재는 밝혔다. 다만 긴축 주기는 아니라며, 현재의 금리인상은 내년 말이나 2020년 초에 계획된 완화를 재개하기 위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루블은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약세를 키웠다. 러시아 중앙은행이 1월 15일부터 수십억 달러의 외환 매입을 본격적으로 재개하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지난 8월 미국의 러시아 제재 조치 우려에 루블화가 급락하자 당국은 외환 매입을 중단했다. Nordea Bank는 “이번 금리 인상이 외환 매입 재개가 시장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제한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진단했다. 달러-러시아루블 환율은 0.9% 급등했다.

브렉시트 또 국민투표? 메이 호소에도 EU 회의적

몇몇 장관들이 브렉시트 교착상태를 벗어나기 위해 또다시 국민투표를 실시하자는 의견을 비공개적으로 제기했다. 일부 야당 인사들 역시 정부에 국민투표 재실시를 컨틴전시 플랜으로 고려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메이 총리 측은 2차 국민투표 실시 가능성을 일축했다.
메이 총리는 EU 정상들이 회의적인 모습을 보이자, 결국 메르켈 독일 총리와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게 직접적으로 양보를 하지 않는다면 브렉시트 합의안은 죽은 것이나 다름 없다고 경고했다. 영국은 백스톱에 대해 12개월 일몰조항을 추가하고 새로운 무역 협정 등을 제안했다. EU 관료들은 처음엔 이를 받아들일 의향이 있는듯 보였으나, 메이와 다른 정상들간의 대화가 틀어지면서 협상은 결국 제자리로 돌아왔다. EU는 재협상 불가 입장을 고수했다. 만약 EU가 며칠 내에 아무런 새로운 시도도 하지 않는다면 메이 총리는 결국 가망성 없는 브렉시트 합의안을 의회에 제출할 수 밖에 없고, 영국 의회는 이를 거부하는 수순을 밟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제 EU 탈퇴까지 16주가 남은 상태에서 영국이 완충장치 없이 브렉시트로 달려갈 위험이 있다.

서은경 기자 (송고 2018/1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