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5가지 이슈: 무너진 증시, 파월 해고?

트럼프가 연일 연준 때리기에 나서며 추가 긴축에 브레이크를 걸고 있다. 파월 연준의장을 해고하진 않겠다면서도 ‘미쳤다’는 등 험한 발언을 서슴치 않고 있고, 일각에선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베팅을 거둬들이고 있다. 전일 3% 넘게 급락했던 S&P 500 지수는 현지시간 목요일도 크게 밀리며 마감기준 4월래 처음으로 200일 이평선을 하회했다. 글로벌 증시 매도세 주범으로 금리 상승은 물론 무역전쟁이 지목되고 있어 중국이 환율조작국 지정을 피하고 미-중 정상이 11월 G-20 회동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탈리아 의회가 정부 예산안을 승인하면서 EU와의 정면대결 우려에 이탈리아 국채-분트간 10년물 금리 스프레드가 5년래 최고수준으로 확대되고, FTSE MIB 지수는 5월 고점 대비 20% 넘게 빠지며 약세장에 진입했다. MSCI EM 주식지수는 한때 3.6% 가까이 빠져 2년여래 최대폭 급락을 기록했다. 미국채는 30년물 발행 호조에 장기물 금리가 하락했고, 금값은 2.5% 가량 올라 약 2년래 최대폭 상승했다. FT에 따르면 메이 영국총리는 내각에 브렉시트 딜이 임박했다고 보고했다. 오늘 발표될 중국 9월 수출증가율(달러기준)은 더욱 둔화된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트럼프 연일 연준 공격…‘파월 해고하진 않겠다’

트럼프가 미국 증시가 2월래 최악의 매도세를 겪고 있는 이유는 연준의 긴축 정책 때문이라며, 그러나 파월을 해고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자신이 연준 지도자들보다 통화정책을 더 잘 알고 있다고 말하며, 연준 공격을 이어갔다. 전일 연준이 “미쳤다”는 발언을 내놓은데 이어 “연준이 지나치게 빠르고 너무 엄격하다”며 시장 급락은 “연준이 초래한 조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시장 애널리스트들은 시장 급락 원인을 트럼프가 시작한 중국과의 무역 전쟁 격화 우려에서 찾았다.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대통령이 연준의 계획이나 전략을 공격한 적이 없다”며 “그는 연준에 한번도 간섭하지 않았다. 단지 자신의 의견을 밝히는 것이며, 이는 비공식적 의견이다”라고 해명했다. 트럼프는 또한 연준의 금리 인상 때문에 개인적으로 피해를 보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도이치은행에 3억 달러 이상 빚을 지고 있어 연준이 금리를 올릴 경우 이자를 더 내야 하는 상황이다.

증시 급락에 연준 긴축 베팅 줄어

글로벌 증시 급락에 트레이더들이 향후 1년간 연준의 금리 인상 폭에 대한 전망을 낮추고 있다. 일부 투자자들은 12월 이후 인상기조가 중단될 경우 이익을 낼 수 있는 베팅마저 나섰다. OIS에 따르면 머니 마켓은 지난 화요일만해도 내년 말까지 3차례 금리인상을 가격에 모두 반영했으나, 지금은 2차례의 금리 인상만을 완전히 반영하고 3번째 인상 확률은 80% 정도로 보고 있다. 차기 금리 인상이 연내 이루어질 확률은 약 81%에서 77%로 하락했다. 미증시가 하락세를 지속하고 미국 9월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약하게 나오면서 긴축 베팅이 줄어든 모습이다. 유로달러 시장 역시 연준 긴축 전망에 대해 보다 신중해진 분위기다. 2019년 3월 옵션에서 그 때 연준이 쉬어 갈 것이란 베팅이 나타났고, 2020년 12월과 2021년 12월 선물 계약 스프레드에 약세 베팅 수요도 있다.

중국 환율조작국 피할 듯…시장 혼란에도 30억 달러 채권 발행 순항

미 재무부 실무진은 므누신 장관에게 중국이 위안화를 조작하고 있지 않다고 권고해, 그가 이를 받아들일 경우 중국은 환율조작국 지정을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환율보고서 초안에 따르면 중국은 관찰대상국 명단에 남겨지는 대신 더욱 강한 비판을 받게 되고, 다른 여러 국가들 역시 미국의 경쟁력을 잠식하고 있다는 지적이 예상된다. 므누신은 위안화 약세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면서 경쟁적 평가절하로 이용되지 않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또한 IMF에 모든 회원국의 외환시장 개입 및 보유고에 대해 투명성 제고를 촉구했다.
중국 정부는 30억 달러 규모의 달러채 발행에 나서면서 무역 전쟁과 미국 주도의 금리 상승은 어느정도 감안했을 것이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위험회피는 예상치 못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글로벌 증시가 2월래 최대 매도세에 시달리고 크레딧과 신흥시장이 후퇴하는 상황에서도 중국 달러채에 대한 수요가 거의 흔들리지 않으면서 중국은 글로벌 채권시장에서 더욱 영향력을 과시하는 분위기다. 현재까지 30억 달러 발행에 170억 달러 이상의 수요가 몰려들었다.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은 15억 달러의 5년만기 달러채를 미국채 금리 대비 30bp에, 10억 달러 규모의 10년물은 45bp에 발행한다. 처음 발행하는 30년물의 경우 5억 달러 규모로 가산금리는 70bp 수준이다.

모간스탠리 ‘美증시 하락은 EM 약세장 마지막 단계 신호’

미국 증시의 최근 매도세는 올해 지속된 신흥시장(EM) 약세장이 막바지에 이르렀음을 시사하는 신호일 수도 있다. 모간스탠리는 미국 자산에 대한 약세 전망이 확산될 경우 세계 최대 경제가 다른 시장으로부터 빨아들였던 투자 자본이 줄면서 달러 지지 기반이 약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주가가 충분히 빠진다면 연준이 금리인상 속도를 조절하면서 미국채 금리 상승 압력이 약해져 달러 약세로 돌아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상황은 글로벌 무역 긴장 완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미국 자산 약세는 우리를 EM 약세장의 마지막 단계로 이끌 것”이라며 “좀더 약세가 나타나야 연준이 덜 매파적으로 바뀌고 무역 긴장이 진정될 수 있다. 따라서 단기적으로 EM에 추가 압력이 있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ECB 의사록서 글로벌 리스크 확대 지적

9월 정책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유럽​중앙은행(ECB)은 유로존 전망에 있어서 글로벌 리스크가 확대되었다고 판단했지만 경고 버튼은 누르지 않기로 했다. 당시 ECB 정책위원회는 무역보호주의의 영향에 초점을 맞추고 심지어 “확실히 널리 퍼진 글로벌 하방 리스크를 고려할 때 리스크가 하방쪽으로 기울었다”고 진단할 만한 근거가 있다고 지적했으나, 결국 역내 경제 활력에 리스크가 “대체로 균형적”이란 표현을 고수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해당 논의는 ECB가 글로벌 무역 분쟁 및 신흥시장 혼란, 이탈리아 예산 관련 채권시장 불안 등에 주목하면서 동시에 부양책을 축소해 나가야 하는 어려운 상황을 보여준다. 그 후 드라기 ECB 총재는 유로존 경제가 글로벌 긴장에 대처할만큼 충분히 강하다고 말해왔다.

서은경 기자 (송고 2018/1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