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5가지 이슈: 中 환율조작국, IMF 하향

미국과 중국이 다시 환율전쟁에 뛰어들 분위기다. 양국간 긴장이 한층 고조된 가운데 미국은 다음주 환율보고서에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공공연히 거론하고 있다. 달러는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 사임 소식과 트럼프 미 대통령의 연준 긴축 비판 재개 등에 하락했다. IMF가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하면서 미국채 금리는 장기물 중심으로 조정을 보였고, 기술주가 4거래일만에 반등했지만 미증시 전반을 이끌진 못했다.
브렉시트 협상 진척에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조건이 월요일까지 합의를 이룰 수 있다는 보도가 전해지며 파운드는 0.4% 가량 반등했다. 브라질은 보우소나루 대선후보의 1차 투표 승리에 헤알화가 2개월래 고점을 경신했고, 남아공 란드화도 전 중앙은행 총재가 재무장관에 임명되면서 최대 2% 가까이 강세로 돌아섰다. 인도 루피화가 6일째 사상 최저치를 경신하는 가운데 인도 정부는 해외 거주민들의 외화자산을 유치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북한을 다녀온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비핵화 목표를 향한 길이 보인다고 말했고, 트럼프는 2차 북미정상회담이 미 중간선거 이후가 될 것으로 밝혔다. 김동연 부총리는 빠르면 내주 고용 관련 중·단기 대책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中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나

다음주 발표될 재무부 반기 환율보고서에 중국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미 행정부 고위 관료는 현지시간 월요일 미국이 최근 중국의 통화 가치 절하에 대해 우려하고 있으며, 위안화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위안화가 지난 6개월간 달러 대비 9% 가량 하락해 무역전쟁 악화 속에 중국이 인위적으로 자국 통화를 약세로 몰고 가고 있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PBOC)은 화요일 달러-위안화 기준환율을 6.9019위안으로 2017년 5월 이후 가장 높게 고시했다.
중국은 경쟁적 통화 절하를 통해 수출을 촉진할 의도가 없다고 강조하면서 아무리 관세를 높인다 하더라도 미국의 요구에 굴복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중국이 합의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말했고, 폼페이오는 그동안 중국이 취해온 행동에 우려를 표명하고 중국과 “근본적 의견 충돌”이 있다고 밝혔다. 한 미국 통신회사가 Super Micro의 조작된 하드웨어를 적발한 것으로 알려져 중국 해킹칩 증거가 추가되었다. Aberdeen은 양국 충돌이 무역 및 지적재산권 범위를 넘어서고 있다며, 미-중간 갈등이 더욱 고조될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셋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은 중국과 긍정적 합의를 이루기를 기대한다고 말하면서, 또한 트럼프가 곧 연방정부 재정적자 해소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며, 내년 GDP 성장률이 3%를 상회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중국 위안화 약세 베팅 늘어…7위안선 방어할까

중국정부가 무역전쟁으로부터 자국 경제를 보호하기 위해 애쓰고 있는 가운데 위안화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래 최약세로 갈 것이라는 베팅이 늘고 있다. 달러-위안화 환율이 심리적 주요 장벽인 7위안선을 넘어설 것이라는 추측에 베팅한 신규옵션의 약정금액이 6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주 위안화 약세 베팅은 위안화가 19개월래 저점으로 밀려 당국이 구두개입에 나섰던 8월 중순 당시보다 더 많이 늘었다. 선물환 시장에서도 약세 베팅이 활발해, 달러-역외위안 12개월 선물환 환율이 1년여 만에 처음으로 7위안선을 상향 돌파했다.
BofA와 JP모간 등은 달러-위안화 환율이 6개월래 7위안선에 도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동안 중국은 자본 유출 우려에 7위안선을 10년 넘게 방어해왔다. OCB는 PBOC가 환율보다 유동성 완화에 중점을 두고 있어 이번엔 7위안선을 허용할 수도 있지만, 7위안선이 무너질 경우 위안화 약세가 가속화되어 증시에 타격을 준다면 당국이 보다 적극적 개입에 나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IMF, 무역 전쟁에 세계 경제성장 전망 하향…한국도 내려

국제통화기금(IMF)이 무역 긴장 고조와 신흥시장 불안을 이유로 세계경제 전망치를 2년래여 처음으로 하향조정했다. 올해와 내년 글로벌 경제성장률을 지난 7월 전망했던 3.9%에서 3.7%로 낮추었다. 이는 2016년 7월래 첫 하향조정이다. 미국의 경우 올해 전망치는 2.9%로 유지했지만 내년의 경우 무역 갈등 영향을 반영해 2.7%에서 2.5%로 내렸다. 내년 중국 성장률은 6.4%에서 6.2%로 조정됐다.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치 역시 올해와 내년 각각 2.8%와 2.6%로 내렸다.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성장이 기대했던 것보다 균형적이지 못했다”며 “지난 전망에서 지적했던 하방위험이 일부 현실화되었을 뿐만 아니라 성장 전망에 대한 추가 부정적 충격 가능성 역시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트럼프의 모든 무역 위협이 현실화될 경우 글로벌 아웃풋이 2020년 0.8% 이상 하락하고 장기적으로 추세선을 0.4% 하회한 수준에서 머물 수 있다고 IMF는 추정했다. 내년 중국과 미국의 생산은 각각 1.6%, 0.9% 이상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살비니 ‘유럽의 진짜 적은 융커와 EU 긴축 체제’…트리아 시장 우려 인정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는 유럽의 진짜 적은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예산 긴축 및 국경 개방을 요구하는 EU 체제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지난 몇년 간의 재정긴축 정치 때문에 이탈리아 부채가 늘었다며, “투기 세력들은 시간과 돈을 낭비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뒤로 돌아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탈리아 국채 10년물 금리는 월요일 2014년 이후 처음으로 3.5%선을 넘어섰고, FTSE MIB 주가 지수는 장중 최대 2.6% 밀리며 2017년 4월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트리아 이탈리아 재무장관은 스프레드 확대에 우려하고 있음을 인정했다. 이탈리아 국채 10년물과 유사만기 분트간 금리 스프레드는 300bp 넘게 벌어져 5년여래 최고치 수준을 향하고 있다. 그는 이탈리아 예산안을 둘러싸고 자국 정부와 유럽연합(EU) 당국간의 설전이 벌어지자 시장을 진정시키기 위해 애썼지만, 지출안을 수정하겠다는 신호는 보내지 않았다. 사보나 유럽문제 담당장관은 금리 스프레드가 통제 범위를 벗어날 경우 이탈리아는 내년도 예산안 초안을 수정해야 한다면서도, ECB가 이탈리아 채권 매수를 통해 스프레드 축소를 도울 수 있다고 주장했다.

11월 중간선거, 미국채 시장엔 악재…MS 플래트너 포기

11월 미국 중간선거는 미국 채권시장에 악재가 될 공산이 크다.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할 경우 의회 지도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이 당초 제안했던 1.5조 달러와 유사한 규모의 인프라 지출 법안을 추진할 확률이 높아진다. 반대로 공화당이 예상을 뒤엎고 하원 수성에 성공할 경우 감세정책 2.0이 시행될 가능성이 있다. 두 시나리오 모두 결과는 부채 증가로 이어진다.
모간스탠리(MS)는 미국채 금리가 이전 연중 고점에 상단이 제한될 것이란 자사 전망이 틀렸다며, 일드커브 플래트너 대신 듀레이션과 일드커브에 대해 “중립” 의견을 제시했다. 연준의 2019년 및 2020년 점도표 중앙값이 12월에 더 높아질 여지가 있어, 바로 스티프닝 추세로 가기엔 시기상조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 투자자들에게 더 높은 정책금리에 대비하라며, ECB와 BOJ에서 풀린 자금이 2013년부터 미국채 금리 상승을 억눌러왔다는 점에서, 갑자기 방향이 바뀔 경우 미국채 매도세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노트 ECB 정책위원은 유로존 경제가 예상 경로를 따라 갈 경우 이례적 부양책을 더 빠르게 거둬들이는 방안을 고려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서은경 기자 (송고 2018/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