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5가지 이슈: 美금리 3.2%, 中 사면초가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7년래 처음으로 장중 3.2%를 돌파하고, 중국 해킹칩 보도에 기술주 매도가 쏟아지며 나스닥 지수가 2.4% 가까이 하락하면서 시장 변동성은 더욱 확대되었다. 비록 단기물 금리는 소폭 하락했지만 전일 미국채 금리 스파이크에 놀라 MSCI EM 주가지수는 최대 2.7% 급락하며 2월래 최대폭 밀렸고, 유럽 국채와 원유를 비롯한 주요 원자재가 약세를 보였다.
달러(BBDXY) 강세가 6거래일 연속 이어진 가운데 터키리라와 러시아루블이 각각 인플레이션 우려 및 해킹 의혹으로 집중 타격을 받은 반면, 유로와 파운드는 이탈리아브렉시트 관련 진전 기미에 반등했다.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달러가 “꾸준하고 안정적이며 믿을만 하다”며 므누신 재무장관 역시 같은 견해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 중앙은행은 오늘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 금리인상 압박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 9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동월비 1.9% 상승해 시장예상치를 상회했다.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인플레이션 없는 미국채 금리 상승 얼마나 갈까?

연준이 통화 긴축을 지속하는 가운데 미국채 금리가 드디어 수년래 고점으로 급등했다.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 가속 신호보다는 성장 전망 개선이 최근 미국채 금리의 고점 경신을 부추기고 있다고 진단했다. 과거 채권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했던 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2% 목표를 크게 뛰어 넘을 것이란 투자자들의 두려움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 8월 중순 이후 유가가 거의 15% 급등하면서 일부 단기적 물가 압력이 쌓이고 있지만 향후 수년간 기대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안정적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10년물 BEI의 경우 2.17%로 올랐지만 여전히 5월에 도달했던 4년래 고점엔 미치지 못한다.
JP모간은 금리 하락 전망에 잘못 베팅했던 투자자들이 매도로 돌아섰다고 설명했다. Wells Capital은 “금리가 크게 오르려면 단순히 좋은 경제지표만으로는 충분치 않을 수도 있다. 인플레이션 역시 어느 정도 올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웰스파고는 2년물과 10년물 금리가 각각 3%, 3.35%까지 올라 2년-10년간 금리 스프레드가 35bp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채 공급 물량 부담, 중앙은행들의 수요 감소, 연준의 미국채 보유 듀레이션 축소 가능성 우려 등이 스티프닝을 이끌겠지만, 최근 움직임이 너무 빠르고 격렬한데다 경제 펀더멘털에 의해 주도된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전술적 전망에 그칠 것으로 진단했다.

伊 우려에 미국채 매도까지 겹치며 유로채 발행 철회

미국채 금리 상승에 이미 이탈리아의 예산안과 브렉시트 관련 우려로 이미 억눌렸던 시장이 요동치자 약 일주일만에 4건의 유로채 발행이 취소되었다. Bloomberg Barclay 지수에 따르면 미국채 금리 급등에 글로벌 투자등급 기업의 자본조달 비용은 2012년래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독일 유지보수업체인 Bilfinger SE와 오스트리아 은행인 Volksbank Wien AG는 현지시간 목요일 시장에 나왔던 딜을 포기했다. Volksbank Wien은 투자자들이 “더욱 조심스러워졌다”며, 당초 1억 5000만 유로 규모의 AT1 채권 발행을 위해 최종 쿠폰금리까지 정했다가 철수했다. Bilfinger 역시 채권 발행 규모를 2억 5000만 유로로 축소했다가 결국 딜을 포기했다. 전자지불 기술 개발업체인 Ingenico와 프랑스 은행 My Money Bank도 최근 채권 발행을 철회한 바 있다. 바레인 소재 Gulf International Bank BSC는 달러채 발행 계획을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美공세에 中 사면초가…홍콩증시와 역외위안화 직격타

미-중간 긴장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Supermicro Computer가 판매한 마더보드에 중국군 요원들이해킹 칩을 삽입했으며, 아마존과 애플등 거의 30개의 기업들이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중국의 사이버 위협을 지적하며 강경 대응 방침을 강조했다. 게다가 펜스 미 부통령이 중국의 미국 선거 개입 의혹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서 곧 다가올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 더욱 날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그는 중국이 미국의 여론을 흔들기 위해 간첩, 관세, 강압 조치, 선전 등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정부 전체가 나서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 본토 금융시장이 이번주 내내 휴장인 가운데, 홍콩 증시와 역외위안화가 고스란히 타격을 받았다. 항셍지수는 목요일 1.7% 하락해 3거래일 간 낙폭을 4.2%로 확대하며 2월래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달러-역외위안화 환율은 한때 주요 저항선인 6.9위안선을 넘어섰다. 연준 금리 인상으로 자금이 신흥시장에서 미국으로 몰리고 있는데다, 무역전쟁까지 겹쳐 중국 자산은 이중고를 겪고 있다. JP모간은 내년 “무역전쟁 전면전”을 경고하며 중국 증시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확대’에서 ‘중립’으로 하향조정했다. BofAML는 내년 1분기 달러-위안 전망을 7.05위안로 올렸고, JP모간은 중국이 성장을 위해 통화정책을 완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연말 환율을 7.01위안으로 전망했다.

BIS 총재 ‘위기 대비해 금리 계속 올려라’…ECB, BOJ 대응

카르스텐스 국제결제은행(BIS) 총재는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금융 위기전 수준으로 정책 금리를 끌어 올려 미래의 경기 침체 충격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책 당국이 “보다 정상적인 상황으로 금리를 되돌려야만 한다”며 “그래야 향후 경기 침체시 중앙은행이 행동해야 할 경우 충분한 여유공간이 생긴다”고 말했다. 동시에 중앙은행은 신중해야 한다며, 너무 급하게 긴축을 취할 경우 금융 불안정을 야기할 수 있고, 반대로 너무 완화적으로 유지할 경우 물가 안정을 해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같은 정책 과정을 “좁은 길”로 표현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내년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 포트폴리오의 재투자와 관련해 일종의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를 통해 듀레이션을 확대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도 있다고 MNI가 보도했다. 연준이 했던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형식은 아니지만, 재투자 채권 종류에 대한 제한이 보다 완화될 수 있다고. 일본은행(BOJ)은 10년물 일본 국채 금리가 BOJ의 목표치인 0%를 크게 상회하지 않는 한 초장기물 금리의 추가 상승을 용인할 듯 보인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JP모간 ‘6개월래 EM 주식 랠리 15%까지 가능할 듯’

JP모간은 신흥시장(EM) 주식이 미국을 따라잡으면서 향후 6개월에 걸쳐 15%까지 랠리를 펼칠 것으로 전망했다. 무역전쟁과 같은 주요 거시경제 리스크가 이미 대부분 가격에 반영된 반면 신흥국 성장이 내년 선진국 수준에 수렴할 수 있어, 이를 근거로 EM 증시가 향후 3-6개월에 걸쳐 10%-15% 가량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UBS Group AG와 모간스탠리 역시 EM의 투자 가치를 부각시켰다. 반면 골드만삭스와 알리안츠는 추가 고통을 경고했다. S&P 500 지수의 성적은 올해 MSCI EM 지수를 21%p 상회했다.

서은경 기자 (송고 2018/1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