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5가지 이슈: 伊굴복, 美금리 스파이크

미국 고용 및 서비스업 지표 서프라이즈에 미국채 시장에 손절매 주문이 쏟아지며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3.18%을 뚫고 2011년래 고점을 경신했다. 2년물 금리는 2008년래 고점이다. 캐나다 등 주요국 국채금리도 크게 올랐다. 파월 연준의장은 낙관적 경기진단을 연일 이어가며 긴축 기조를 재확인했고, 다우존스 지수는 사상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탈리아는 재정적자 타협안을 내놓으며 2년물 금리가 약 27bp 하락했다. 이탈리아 우려 완화에 유로화는 반등했으나 달러 강세에 밀렸고, 파운드 역시 브렉시트 장관이 11월 EU와의 합의 기대를 되살리며 상승했지만 결국 후퇴했다. 메이 총리는 브렉시트 입장을 고수하면서 재정 긴축을 끝내겠다고 약속했다. 중국이 국경절로 이번주 휴장인 가운데 JP모간은 무역전쟁 전면전을 경고하며 중국증시에 대한 투자의견을 하향조정했다.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방북일정을 확정했고, 김현미 장관은 저금리 지속이 유동성 과잉의 근본적 문제로 “전향적 고민이 있어야 한다”며 한은을 추가 압박했다. 9월 말 기준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4030억 달러로 전월말 대비 18.7억 달러 증가했다.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美 경제지표 서프라이즈에 미국채 10년물 금리 3.18% 돌파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연고점을 넘어 2011년래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다음 목표점은 3.25%선이다. 30년물 금리 역시 12bp 올라 4년래 고점을 경신했고, 달러(BBDXY)는 0.4% 상승했다. 미국 경제지표가 예상을 상회하면서 낙관적 전망을 더욱 부추겼고, 이탈리아 재정 위기 우려 역시 진정되는 분위기에 위험선호 심리가 개선되었다.
9월 ADP 민간부문 고용 증가는 23만 명으로 7개월래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이는 예상치 18만 4000명, 전기 수정치 16만 8000명을 크게 상회한 수치다. 미국 경제의 약 90%를 차지하는 서비스업의 주요 척도인 ISM 비제조업 지수는 9월 61.6으로 시장 예상치 58을 상회해 사상최고 부근으로 올랐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민간 고용 확대가 최근 추세보다 강하게 나왔지만 허리케인 ‘플로렌스’ 영향에 금요일 발표될 정부 고용지표는 덜 낙관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머니마켓 트레이더들은 내년 2차례 이상의 연준 금리 인상을 가격에 반영해, 3차례 인상을 전망한 연준 점도표에 더 가까이 다가갔다. 두달 전만 해도 시장은 1차례 정도 예상에 그쳤었다. 올해 대부분 기간 플래트닝을 보여왔던 일드커브는 장기물 금리가 튀면서 급격히 스티프닝으로 돌아섰다.

이탈리아 한발 양보

이탈리아 정부가 유럽연합(EU) 압력에 굴복해 예산적자 목표를 낮추기로 했다. 콘테 총리는 GDP 대비 재정적자 목표를 2019년 2.4%, 2020년 2.1%, 2021년 1.8%로 발표했다. 기존 3년간 2.4%에서 한발 물러선 것이다. 융커 EU ​​집행위원장이 그리스식 위기를 경고한데 이어 보르기 이탈리아 하원 예산위원회 위원장이 자체 통화가 있다면 부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하면서 이탈리아 국채 10년물 금리는 4년여래 최고치를 경신했으나, 당국자들의 진정 노력에 수요일 10bp 넘게 하락했다. FTSE MIB 지수 역시 6거래일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유로화는 아시아장에서 0.4%까지 반등했으나 결국 달러강세에 1.15선 아래로 밀렸다. EU 경제 담당 집행위원은 이탈리아의 타협안이 “긍정적 시그널”이라며 이탈리아 정부와 건설적 대화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에반스 ‘12월 금리인상 찬성’ vs 하커 ‘금리인상 속도 늦춰야’

에반스 시카고 연은총재는 12월 추가 금리 인상 전망에 대해 “상당히 편안하다”고 밝혔다. 지난 10여년간 보다 비둘기파적 인사로 손꼽혔던 에반스 총재는 인플레이션 지표가 상당히 개선되었다며, 시장 내재 금리와 최근 FOMC 점조표에서 예상하는 금리 인상 경로에 대해 찬성 입장을 보였다. 반면,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총재는 일드커브 역전 위험 등을 지적하며 연준이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기를 선호한다고 밝혔다. 그는 인플레이션 가속 신호가 보이지 않는다며 긴축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지적하면서, 만약 인플레이션이 12월 이전에 상승한다면 12월 금리 인상을 지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파월 연준의장은 낙관적 경기진단을 연일 이어가며 금리가 “여전히 완화적”이라면서, 긴축 경로에서 중립수준 지나칠수도 있다고 말했다.

터키 인플레이션 24.5%로 예상 상회…리라 약세

터키의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4.5%로 2003년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시장예상치 중앙값 21.1%은 물론 전문가 전망치 상단마저 모두 뛰어 넘었다. 해당 지표가 발표된 후 리라는 최대 1.6% 약세를 기록했다. 재무장관은 사재기와 투기를 탓하며 10월에는 인플레이션 가속이 멈출 것으로 전망했다. 터키 중앙은행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거의 20년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렸지만 물가는 아직 잡히지 않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긴축에 반대하는 데다가 경기가 둔화되고 있어 중앙은행의 운신의 폭은 훨씬 좁아진 상황이다. 그러나 리라가 연초부터 달러 대비 최대 40%나 급락한 사실을 감안할 때 최악은 아직 끝나지 않았을 수도 있다. 터키 중앙은행의 물가 목표치는 5%이다.

유가 상승, 일부 EM에겐 오히려 상처..BI 선제적 조치 강조

오랫동안 유가 상승은 신흥시장(EM) 통화 절상을 부추겨왔으나, 현재 브렌트유가 4년래 고점으로 오르면서 에너지를 수입해야 하는 EM의 경우 상처가 되고 있다. EM은 러시아와 사우디, 멕시코 등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도 포함되어 있지만 인도와 터키 같은 수입국도 있다. 유가 랠리는 대개 EM에 긍정적 영향을 미쳐왔으나, 최근 EM 자산 매도세에 그 상관관계가 약해지고 있다. WTI선물 역시 76달러를 넘어 약 4년래 고점을 경신했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BI)은 루피아 매도 압력이 내년엔 완화될 전망이라면서도, 추가 시장 개입을 약속했다. BI 총재는 미국의 금리 상승과 글로벌 무역 전쟁 격화 등으로 인한 글로벌 역풍에 맞서 통화정책을 “선제적으로” 운영하겠다고 수요일 밝혔다. 이번주 달러-루피아 환율이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5,000선을 돌파하는 등 인도네시아는 아직 EM 혼란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BI는 5월부터 5차례에 걸쳐 금리 인상을 단행했고, 통화 방어를 위한 시장 개입에 나서면서 외환보유고가 올해 약 10% 줄었다.

서은경 기자 (송고 2018/1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