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FTA 재협상 타결에 유가 상승과 대규모 에너지 투자딜까지 겹치며 캐나다달러가 5월 후반 이후 고점을 경신했다. 파운드는 영국이 아일랜드 국경 관련 타협안을 마련 중이라는 소식에 최대 0.7% 상승한 반면 유로화는 이탈리아 불안이 그리스식 위기로 번질 수 있다는 경고까지 나오면서 낙폭을 확대했다. 브렌트유는 한때 3% 넘게 오르며 85달러를 뛰어 넘어 2014년 11월래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미 증시는 다우지수가 0.7% 올랐지만 기술주가 밀리며 혼조세를 보였다. 미국채는 10년물 금리가 장중 3.09%까지 오르는 등 크레딧물 발행을 앞두고 베어 스티프닝을 보였다. 카시카리 연은총재는 채권 시장이 미국 경제 성장 전망에 대해 경고등을 깜빡이고 있다는 진단을 내놓은 반면, 로젠그렌은 연준이 기준금리가 “약간 제한적(mildly restrictive)”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 현재 속도로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늘 호주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1.5%에 동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10월 제조업 BSI(기업경기실사지수)는 78로 전월비 1p 상승했고, 8월 광공업생산은 전년동월비 +2.5%로 예상치 +1.3%를 상회했다. 북한은 조선중앙통신 논평을 통해 종전은 비핵화와 바꿀 흥정물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이탈리아, 그리스식 위기로 번지나?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이탈리아 문제가 유로존을 9년 전 그리스 위기에 의해 촉발됐던 시장 혼란으로 다시 끌어들일 위험이 있다며, 이탈리아가 또 다른 그리스 위기로 전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엄격하고 공정한” 원칙을 약속했다. 이탈리아 재무장관이 자국 예산안에 대한 유로존의 우려를 진정시키려 애썼지만, 프랑스는 누구든 EU 규칙을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네덜란드 역시 “지금까지 나온 신호들은 그다지 안심이 되지 않는데다가 많은 부분이 아직 불명확하다”고 지적했다.
이탈리아가 내년도 재정적자 규모를 GDP의 2.4%로 책정하면서 재정건전성 우려가 불거지며 이탈리아 국채 10년물 금리는 월요일 15bp 가량 오른 3.3%로, 3거래일째 상승했다. 이탈리아는 유럽대륙에서 명목 부채가 가장 높아 투자자들이 채무 상환 능력에 의문을 제기할 경우 유로존 전체에 위협이 될 수 있다. 골드만삭스는 현재 채권 금리가 이미 한계선을 약간 넘어 GDP 대비 부채 비율이 더이상 안정적 수준을 유지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채권 금리가 추가 상승하거나 경제성장이 악화되거나 기초재정수지가 줄어들 경우 GDP 대비 부채 비율이 확대되어 결국 시장이 혼란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NAFTA 선물…캐나다 금리 올리나?
NAFTA 개정 협상이 오랜 난항을 끝내고 캐나다까지 합류해 완전체가 되면서 올해 들어 세계 최고 성적을 기록한 멕시코 페소화(MXN)가 주목을 받았다. 캐나다달러도 최대 1% 오르며 활짝 웃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USMCA으로 다시 태어난 이번 무역 협정이 “역사적”이라고 평가하면서 관세 위협이 통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미 의회가 수월하게 승인해 11월 말까지 서명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Rabobank는 근본적으로 기존 협정과 크게 바뀌지 않았지만 ‘노딜’에 대한 우려가 사라졌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BBVA는 MXN와 멕시코 일드커브에 호재라며 달러당 18.5페소선이 무너질 경우 18페소까지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Citigroup은 관련 호재가 대부분 가격에 반영되어 일부 이익실현이 나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JP모간은 NAFTA 합의에 멕시코페소와 캐나다달러 모두 랠리가 예상되지만, 캐나다달러에 더 호재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과의 무역 긴장이 진화되며 캐나다 중앙은행이 10월 기준금리를 인상할 확률은 약 90%에서 95%로 높아졌다.
영국, 아일랜드 국경 관련 새 타협안 마련 중
메이 영국 총리가 유럽연합(EU)측에 브렉시트 합의를 위해 상당히 새로운 제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영국 정부 고위 관리가 밝혔다. 해당 소식이 전해지며 파운드는 최대 0.7% 상승했다. 브렉시트 협상은 영국과 아일랜드간 국경에서 경찰 및 세관 검사를 어떻게 피할지에 대한 방식을 두고 교착상태에 빠져 있었으나, 이제 영국측이 합의에 도달하기 위한 길을 찾았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영국은 본토와 북아일랜드간 교역품 검사에 대한 기존 반대를 철회하고 대신 EU측에게 영국 전체가 관세동맹에 남을 수 있도록 양보를 요구할 계획이다. EU는 북아일랜드만 EU 관세 동맹에 남기를 원하고 있다.
한편, 러시아 중앙은행은 3월 말 기준 외환보유고에서 달러 비중을 줄이고 위안화 자산을 늘렸다. 위안화 비중은 작년말 2.8%에서 5%로 증가해 3%를 차지한 캐나다달러를 추월한 반면, 달러 비중은 45.8%에서 43.7%로 하락했다. IMF에 따르면 글로벌 외환보유고에서 위안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2분기 현재 1.8%에 불과했다.
아르헨티나, ‘지옥’ 탈출 시도…터키 경제 리밸런싱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은 월요일 새로운 통화 정책을 선보였다. 먼저 물가를 잡기 위해 최근 매달 2%씩 늘어났던 통화유통량을 2019년 6월까지 동결하기로 하고 시중 통화량을 크게 줄이는 조치를 단행했다. 또한 60%인 기준금리 운영에 도움이 될 Leliqs의 입찰을 매일 실시해 시중 잉여 현금을 흡수할 예정이다. 아르헨티나 페소는 5거래일 연속 약세 행진을 멈추고 4% 넘게 강세를 보였다.
투자자들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이번 조치가 경기 침체를 악화시킬지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정책 입안자들은 IMF와의 구제금융 수정안에 따라 광범위한 개혁을 통해 금융 및 경제 위기를 막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 문제는 이번 개혁이 경기를 더욱 얼어붙게 만들 위험이 있어 얼마나 오래 지속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는 사실이다. 골드만삭스는 아르헨티나가 “이미 지옥에 있으며 가장 덜 고통스러운 탈출구를 찾아야 한다”면서 “그러나 통화긴축이 지나치게 극단적이다. 이는 오래 갈 수 없다”고 진단했다.
한편, 터키 경제가 수개월간의 과열 끝에 조정의 조짐을 보이면서 리라화가 8월 중순래 고점을 경신했다. 9월 무역수지 적자가 수출확대와 수입감소에 힘입어 19억 달러로 전년동월비 77% 줄어들면서 경상수지 적자에 대한 우려를 덜었다. 또한 서방세계와의 화해 기대감에 낙관론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IMF 총재, 세계 경제전망 하향 시사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무역 전쟁과 신용 긴축으로 전망이 어두워지고 있다며, IMF의 세계 경제전망을 낮출 예정임을 시사했다. 7월 당시 올해와 내년 글로벌 성장률을 3.9%로 전망했으나 그후 전망이 덜 낙관적으로 바뀌었다며 다음주 IMF의 수정 전망에서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6개월전 리스크의 암운이 다가오고 있다고 경고했는데, 이중 일부 위험이 현실화되기 시작했다며, 글로벌 성장이 정체되고 있다는 조짐이 있다고 지적했다. 무역 분쟁은 중국의 성장 둔화를 더욱 악화시키고, 무역 분쟁의 격화는 신흥시장에 타격을 줄 수 있으며, 이제 수사학이 실제 무역 장벽이라는 새로운 현실로 변형되고 있어 무역은 물론 불확실성 증가로 투자와 생산에도 피해를 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서은경 기자 (송고 2018/1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