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5가지 이슈: 달러 매도할때? 美증시 신기록

S&P 500과 다우존스 지수 모두 신고점을 경신했다. 투자자들은 무역전쟁과 미 금리인상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기업 실적 개선과 글로벌 성장세에 희망을 거는 모습이다. 앞서 중국이 이르면 다음달 주요 교역국에 대한 관세율을 낮출 계획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며 대부분의 아시아와 유럽 증시가 상승했다. 미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48년래 저점을 다시 쓰고 미국채 금리가 단기물 중심으로 올랐지만 달러 약세 분위기를 바꾸진 못했다. 파운드는 영국 8월 소매판매가 예상보다 좋게 나오면서 원빅가량 올랐다. 남아공 란드와 아르헨티나 페소 등의 호재에 MSCI EM 통화지수는 이달래 고점으로 올라섰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OPEC 독점세력은 지금 당장 유가를 낮춰라!”고 트위터를 날리면서 브렌트유가 1% 가량 하락했지만 사우디의 용인속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주목된다. 예산안 갈등에 이탈리아 연정이 붕괴될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일면서 이탈리아 국채금리가 상승했다. 북 비핵화 협상 돌파구 기대와 신흥시장 반등세에 힘입어 달러-원 1개월 NDF 환율은 하락을 이어갔다. 기재부는 10월 국고채 5.1조원을 경쟁입찰 방식으로 발행한다고 밝혔다. 김동연 부총리는 고용이 단기에 호전되기 힘들지만 2.9% 경제성장률 달성을 위해 정책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달러 트레이더들 ‘연준 금리 인상은 대량 매도 신호’

중앙은행 금리인상은 종종 통화 강세 신호지만, 미국의 경우 연준이 다음주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오히려 달러 매도 신호가 깜빡이고 있다. BNP 파리바 자산운용은 달러가 대체로 향후 6~9개월 안에 10% 가량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고, 인베스코는 연말까지 달러가 유로 대비 약 2%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두 기관 모두 연준이 9월 26일 정책 결정시 무역 긴장 고조의 영향에 대한 언급을 주목하고 있다. 게다가 다른 나라의 중앙은행들이 통화 긴축에 한걸음 더 다가서고 있어 달러 약세를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BNP는 “이제 달러가 약세로 돌아설 전환점에 서 있다”며 6~9개월 안에 유로-달러 환율이 1.25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엔화 대비 달러를 매도할 좋은 시점이라고 말했다. 인베스코는 글로벌 경제가 회복되고 시장 참여자들이 유럽과 일본 등 다른 나라 중앙은행들의 정책 변경 가능성에 베팅하기 시작하면서 그동안 달러를 지지했던 연준 금리 인상과 무역 긴장 효과가 사라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현재 1.17달러대에서 연말 1.2달러로 오르고, 달러-엔 환율은 현재 112엔 수준에서 104엔으로 하락을 전망했다.
한편, 도이치은행은 FOMC가 다음주 회의에서 일각에서 제기된 미국 경기 침체 가능성을 일축할 것으로 예상했다.

EU 정상회의 성과 없이 종료…메이 英총리 새로운 제안 약속

메이 영국 총리는 유럽​​연합(EU) 지도자들이 자신의 브렉시트 청사진을 거부하고 합의할 시간이 얼마 없다며 압박에 나서자 협상 교착상태를 돌파할 새로운 대안을 내놓겠다고 약속했다. 잘츠부르크에서 이틀간 진행된 EU 정상회담은 진전없이 끝났다. EU 정상들은 영국측이 다음달 더 많은 양보를 한다면 11월 특별 정상회의를 열어 브렉시트 협정에 서명하기로 했다. 가장 큰 걸림돌은 아일랜드 국경 처리와 영국-EU간 미래 관계 설정이다. 메이 총리는 “해야할 일이 많이 남아 있다”며 “합의에 대한 의지는 있다고 믿지만 어느 누구도 의심하지 말아야 할 것은 우리가 노딜 상황도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아르헨티나 페소, 희망의 빛이 보인다…IMF 지원 규모 늘릴 듯

투자심리가 신흥시장에 유리하게 바뀌고 있는데다 국제통화기금(IMF)이 구제금융 규모를 700억 달러로 최대 40% 증액할 수도 있다는 보도가 전해지며 달러-아르헨티나 페소 환율이 3% 가까이 하락했다. Merval 주가 지수는 4% 넘게 오르며 7거래일째 올라 5월래 최장기 상승세를 기록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IMF와의 합의에서 기존 구제금융 프로그램에 추가 지원이 더해진다면 향후 몇년간 자금 문제에 대한 우려가 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Standish는 올해 내내 아르헨티나 포지션을 꾸준히 줄여왔으나, 페소가 작년말 대비 53% 급락한 후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해 아르헨티나 시장에 다시 뛰어들 생각이라고 밝혔다.
채권시장에서도 희망의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아르헨티나와 미국채 금리간 스프레드가 최근 신흥시장 고통 속에 2주 전만 해도 784bp까지 확대되었으나, 원자재 상품 가격이 반등하고 일부 영향력 있는 투자자들이 EM 바닥론을 제기하면서 이달 들어 150bp 가량 축소됐다.

러시아, 외화 매입 재개 놓고 이례적 충돌

러시아 재정부가 연말 전 외환시장에서 당국이 외화 매입을 재개할 가능성을 시사한데 대해 러시아 중앙은행 부총재는 “중앙은행은 그같은 단호한 약속을 좀처럼 하지 않지만 그런 약속을 한다면 이를 꼭 지킨다”며, “연말까지 우리가 중단하겠다고 보도자료에서 밝혔다면 연말까지 그렇게 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지난 금요일 정부 입김을 무시하고 2014년 이후 처음으로 전격 금리인상을 단행한 동시에 루블 약세 압력이 지속될 것을 우려해 외환 매입 개입 중단을 올해 말까지 연장했다. 그 후 루블화가 거의 3% 반등하면서 Anton Siluanov 러시아 재무장관은 목요일 “외환시장 상황이 지금과 같은 방향으로 계속 간다면, 또 환율이 계속 개선된다면, 내 생각에 중앙은행이 이 문제를 다시 들여다볼 수 있다고 본다”며 최종 결정은 중앙은행의 몫이라고 말했다.

남아공 금리 동결+매파 신호…노르웨이 인상, 스위스 환율

남아공 중앙은행(SARB)은 기준금리를 2년래 최저 수준인 6.5%에 동결했다. 그러나 7명의 금통위원 중 3명이 25bp 인상을 주장한데다 정책 성명서가 매파적으로 나오면서 남아공 란드화는 2% 넘게 올랐다. SARB 총재는 인플레이션 전망에 상방 리스크가 있다며, 자체 분기 전망 모델에 따르면 정책금리 내재 경로가 2020년말까지 25bp씩 5차례 인상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노르웨이 중앙은행은 7년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0.75%로 25bp 인상하면서 내년초에 다시 금리를 올리겠다는 신호를 보냈지만 내년 말까지의 금리 경로 전망은 낮췄다. 이에 유로-크로네 환율이 장중 1% 가량 급등했다. 스위스 중앙은행은 예상대로 금리를 동결하고 스위스프랑에 대해 기존의 “고평가(highly value)” 표현에 더해 “현저하게 절상되었다(appreciated noticeably)”고 진단했다. SNB는 “외환시장 상황이 여전히 취약하다”며 개입 가능성을 재차 밝혔지만 보다 강경한 스탠스는 나오지 않았다.

서은경 기자 (송고 2018/0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