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무역 긴장 소식이 연일 쏟아지고 있지만 중국이 위안화를 평가절하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내놓고 미-중 관세전쟁이 이미 어느정도 반영됐다는 분석이 제기되며 미 증시를 비롯해 글로벌 금융시장은 대체로 상승했다. 일부에선 ‘글로벌 리커플링(global recoupling)’ 얘기도 나으나 섣부른 결론일 수 있다. JP모간은 미 주식 보유를 줄이고 신흥시장 주식을 사라고 조언했다.
달러는 미국과 캐나다가 이번주 NAFTA 개정 협상 합의에 도달하기 어렵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대부분의 주요 통화 대비 하락했다.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3%를 넘어섰지만 달러 강세로 이어지지 않자 신흥국 통화 역시 터키 리라와 남아공 란드를 중심으로 올랐다. 한편, 영국 8월 인플레이션 급등에 파운드가 일시 올랐지만 영란은행 경기판단에 별 영향을 주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남북정상이 ‘9월 평양공동선언 합의문’에 서명한데 이어 문재인 대통령은 미국서 24일 트럼프를 만나며, 미 국무장관은 북한 외무상에게 다음주 뉴욕에서 만나자고 제안했다. 브라질은 기준금리를 6.5%에 동결했다. 오늘 노르웨이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25bp 인상하고, 스위스는 스위스프랑 강세 속 동결을 선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남아공 역시 통화정책을 결정한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미-중 무역전쟁, 다음은 환율조작국?
트럼프 관세 철퇴를 맞은 중국의 대응과 향후 경제에 미칠 충격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 가운데 리커창 중국 총리가 수출 촉진을 목적으로 위안화를 절하하는 일은 없다며, 위안화 환율을 합리적인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유지할 역량이 있다고 강조했다. 8월 들어 위안화는 비교적 제한적 움직임을 보였지만 이미 6월과 7월에 급락했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리커창의 발언은 소잃고 외양간 고친 격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다음달 미 재무부 반기 환율보고서에서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될 경우 파급효과가 더 커질 수 있어 중국당국이 관세전쟁 속 어떻게 미국을 설득시킬지 주목된다. 중국 경제 둔화와 무역전쟁 우려속에 위안화는 지난 5개월간 약 8.5% 하락했다. 한편, 알리바바 그룹 공동 설립자인 잭 마는 미국서 10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그의 이전 약속을 완수할 수 없다며, 미-중간 무역 관계 악화로 그 전제조건이 무너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美 국채금리 상승에도 EM 자산 동요 적어…최악 지났나
미국채 금리 상승에도 신흥시장(EM)이 큰 동요를 보이지 않고 있어 아직 조심스럽긴 하지만 최악은 지난듯 보인다.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3%선을 넘어섰지만 달러가 상승하지 않아 MSCI EM 주식지수가 지난 6거래일 중 5거래일 오르고 터키 리라와 남아공 란드가 EM통화 랠리를 이끌었다. EM 달러채 평균 스프레드 역시 축소되고, 비관론이 줄면서 상당한 숏커버가 나오고 있는데다 EM-美 채권간 상관관계가 2년래 최저치로 하락해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3%를 넘어서도 달러 강세 고삐가 풀리지 않는 한 EM에 큰 부담이 되지 않고 있다.
미-중간 무역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EM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는 사실에 지난 5개월간 인도네시아와 터키, 아르헨티나 등을 강타했던 매도세가 이제 끝이 보인다는 진단이 힘을 얻고 있다. 지난 주 터키와 러시아의 전격 금리 인상 역시 신뢰 회복에 도움이 된듯 하다. Woodman Asset Management는 EM 통화가 현재로선 바닥을 쳤다며 적극적인 통화 정책에 기술적 반등이 좀더 지속될 여지가 있다고 평가했다. 골드만삭스 자산운용 역시 EM 추락이 완화되기 시작했다고 주장했고, 템플턴 역시 EM 혼란이 전환점에 도달했다고 보았다. JP모간은 최근 몇달간 S&P 500 지수는 거의 9%나 오른 반면 나머지 지역은 6% 넘게 하락했다며 이같은 현상이 지속될 수 없다고 보고, 미 주식 보유를 줄이고 신흥시장 주식을 사라고 조언했다.
다음주 FOMC서 2019년 점도표에 주목하라
연준이 다음주 FOMC에서 기준금리를 25bp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시장 전문가들은 2019년 점도표와 성명서의 “완화적(accommodative)” 문구가 어떻게 바뀔지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지시간 수요일 OIS 가격에 따르면 9월 인상후 12월 추가 인상 확률은 80%며, 내년 2차례 추가 인상이 반영되어 있다. 지난 6월 FOMC는 올해 총 4차례에 이어 내년 3차례 추가 인상을 전망했다.
BMO는 FOMC가 금리를 중립수준 이상으로 올릴 준비를 할지가 관건이라며, 2019년말 연방기금금리 수준이 상향조정 될경우 시장이 크게 반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Natixis는 추가 인상 신호는 매파적으로 해석되어 채권금리를 끌어올리고 주식에 부담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씨티그룹은 최근 CPI 둔화가 점도표 상향조정에 걸림돌이라며, 연준이 현재 내년에 원래 계획보다 더 긴축을 해야할 유인이 없다고 지적했다.
브렉시트 합의 노력…‘뜨거운 감자’ 아일랜드 국경문제
유럽연합(EU) 지도자들은 목요일 잘츠부르크에 모여 영국측 합의를 이끌기 위해 브렉시트 이후 영국과 아일랜드 간의 ‘하드보더’를 피하기 위한 EU측 제안을 어떻게 “위장”해야할지 논의할 예정이다. 메이 영국 총리실은 북아일랜드를 별도의 관세 영토로 다루는 제안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EU가 당초 제안했던 북아일랜드를 관세동맹 및 단일시장 하에 두자는 소위 백스톱(backstop) 방안은 사실상 EU가 북아일랜드를 합병하는 것과 같다며 메이 영국총리의 보수당과 연정 파트너인 북아일랜드 민주연합당 의원들로부터 강한 반발을 샀다. 이에 따라 EU는 백스톱 방안을 좀더 수용가능하게 만들기 위해 국경초소 수를 최소화하고 포스트 브렉시트 관계에 대한 정치적 선언문에서 향후 자유무역협정을 통해 국경문제를 해결하자는 생각이다.
아르헨티나 2분기 GDP 성장률 -4.2%…내년까지 마이너스 성장
아르헨티나 GDP 성장률이 1분기 +3.9%에서 2분기 -4.2%로 크게 악화돼 를 기록해 4년래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페소 급락에 맞서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세계 최고 수준인 40%까지 올린데다 기록적 가뭄에 주요 수출품목인 콩 수확이 큰 피해를 입은 영향이다. 아르헨티나 경제장관은 월요일 2019년 예산안을 발표하면서 올해와 내년 GDP 성장률이 각각 -2.4%와 -0.5%로 경기침체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서은경 기자 (송고 2018/09/20)